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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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지난해 시월 중순쯤)에 우연히 신카이 마코토 소설이 나왔다는 걸 알았다. 인터넷 책방 외국도서를 보았더니 오른쪽 위에 있었다. 소설은 《네 이름은 君の名は》이고 2016년 유월에 나왔다. 유월에 나온 것을 이제야 알리다니 하는 생각을 나중에 했다. 일본에서는 팔월에 영화가 했고 한국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알렸나 보다. 영화관에서는 2017년에 볼 수 있다고 한다. 《네 이름은》은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진 뒤 시골에 사는 여자아이(미쓰하)와 도쿄에 사는 남자아이(타키) 혼이 꿈속에서 바뀐다. 둘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꿈속에서 바뀌지만, 그건 실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꿈인지 알았는데 나중에 현실이라는 걸 안다고 한다). 그런 일도 있겠지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건 이 정도만 말하고, 내가 그것을 봤을 때 생각한 건 신카이 마코토가 예전에 만든 만화영화 <별의 목소리>다. 그걸 봤을 때는 신카이 마코토는 몰랐다. 그건 30뿐쯤밖에 안 되는데 영화라 해도 될지. 신카이 마코토가 만든 걸 다 본 건 아닌데 우주선 같은 게 나오는 게 또 있다. <초속 5센티미터>다. 다른 데도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별의 목소리>는 중학생 여자아이가 우주에 나가서 친하게 지내던 남자아이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거다. 여자아이가 우주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지만, 갈수록 지구에서 멀어지고 문자메시지가 지구에 가는 시간도 더 걸렸다. 나중에 우주에서 사고가 일어났던 것 같다. 여자아이가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는 몇해가 흘러서야 왔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어쩐지 아련하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우주에 가는 걸 말리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연락해’ 했을까. 시간이 흐르고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이야기는 소설에서 볼 수 있을까. <별의 목소리>도 소설로 썼는지 모르겠지만(찾아보니 소설도 나왔다). 김중혁 소설을 보고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여기에 우주로 가고 사고가 나서 다시 지구에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나와서다. 이일영이 우주비행선을 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때는 <우주형제>라는 만화영화가 생각났다(만화가 원작이다). <우주형제>는 어릴 때 UFO 같은 것을 보고는 우주로 나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애쓰는 이야기다. 동생이 먼저 나사NASA(만화에도 이렇게 나왔는지 잊어버렸지만)에 들어가고 형은 나중에 들어가려 한다. 시험 보는 데까지밖에 못 봐서 그다음에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꿈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소설 시작은 우주선 사고가 난 뒤 이일영이 관제센터에 연락하려는 거다. 우주에 혼자 남으면 어떤 기분일까. 무서울 것 같다. 지구에 있는 송우영은 낮에는 컴퓨터 A/S 기사로 밤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일을 한다. 송우영과 이일영 이름을 보고 성은 다르지만 이름 끝자가 같아서 상관있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은 아버지가 다른 형제지만 함께 살지 않았다. 어머니는 전남편이 죽고 아이는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말은 안 했다 해도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가고 싶지 않았을까. 그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송우영은 어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다니, 이 모습 어쩐지 우주에 홀로 있는 이일영 모습 같기도 하다. 지구와 우주에서 비슷하게 있었다니. 우주에 있는 사람이 더 쓸쓸했겠다. 이일영은 자기 목소리를 남기는 것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송우영은 어머니가 형한테 쓴 편지 열두 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일영한테 전해주려고 이일영을 찾았지만 일영은 지구가 아닌 우주에 있었다.

 

어머니와 일영이 헤어지고 한번도 만나지 않은 건 아니다. 일영이 우주로 가기 전에 몇번 만났다. 어머니는 안 좋은 꿈을 꿨다고 일영한테 우주에 가지 마라 했지만, 일영은 그동안 애쓴 것을 헛되이 할 수 없다 하고 우주로 간다. 어머니와 일영이 함께 살았다 해도 아쉬움은 있었을 거다. 그래도 더 빨리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다면 좋았겠지. 사람은 언제나 늦는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어머니가 일영이 사고가 난 뒤 일영한테 쓴 편지를 송우영과 같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세미가 읽고 녹음한 것을 우주로 보낸다. 어머니 편지를 일영이 받았을까, 받았기를 바란다. 일영이 영혼이 되어 우주에서 그것을 들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아니 어머니와 일영 둘 다 영혼이라면 우주에서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구나.

 

 

 

희선

 

 

 

 

☆―

 

“난 다른 사람 마음을 잘 이해하기 힘들어요.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기쁠까, 대체 얼마나 아플까.”

 

“당연하지, 바보야. 당연한 거야. 그걸 이해할 수 있다고 떠드는 놈들이 사기꾼이야. 감정은 절대 전달 못 해. 누군가 ‘슬프다’고 얘기해도, 그게 전달되겠어?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진짜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픈 걸 10퍼센트도 말 못해. 우린 그냥……, 뭐라 해야 하나, 그냥 저마다 알아서들 버티는 거야. 이해 못해 준다고 섭섭할 일도 없어. 어차피 우린 그래. 어차피 우린 이해 못하니까 속이지는 말아야지. 위한답시고 거짓말하는 것도 안 되고, 상처받을까봐 숨기는 것도 안 돼. 그건 다 위선이야.”  (190~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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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1-16 0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원하네요. ㅎㅎㅎ 그걸 안다고 떠드는게 사기야! ㅎㅎㅎ 이해한 늘 양말 뒤집기 같다고...

희선 2017-01-17 02:02   좋아요 1 | URL
안다고 말하기보다 알려고 하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은 알 수 없죠 자기 마음도 다 모르는데...


희선

[그장소] 2017-01-17 15:36   좋아요 1 | URL
딱 ㅡ그렇죠? 알려고 하는자세 , 그리고 타이밍~ 이게 관건이 아닐까 해요 .. 몇 번의 생을 다시 살 수 없으니 적시에 적절한 헹동이나 말이 늘 필요한데..인생은 신기한 모험길 인지라 ㅡ 가봐야 안다는 ㅎㅎㅎ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