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은 죽어서도 편하지 않구나

 

  무덤 수난사 :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한 유명한 위인들

  Rest in Pieces (2013)

  베스 러브조이   장호연 옮김

  뮤진트리  2015년 09월 10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 죽음이 끝이 아닌 사람도 있다니, 이건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니 언젠가 텔레비전 방송에서 죽은 사람 시신 손이 잘린 이야기 본 것 같기도 하다. 그 사람은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이다. 손이 잘린 사람은 한 사람 더 있다. 쿠바에서 혁명을 이룬 체 게바라다. 체 게바라는 다른 곳에서 혁명을 하려고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아서 그곳에서 잡히고 죽임 당했다.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손만 잘라서 여러 사람과 함께 묻었다. 나중에 시신이 쿠바로 돌아갔다고 한다. 죽고 나서 자신의 나라나 자신의 바람대로 된 사람도 있지만 바람을 이루지 못한 사람도 많다.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은 살아서도 이런저런 일에 시달리고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구나. 재미있게 볼 수도 있지만, 죽은 다음에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죽은 사람은 그걸 모르겠지만, 산 사람이 죽은 사람까지 이용하려 하는 게 느껴진다. 모두 안 좋은 건 아니었지만 거의 돈을 노리고 무덤을 파고 그곳에서 뼈를 가져가거나 팔았다. 오래전에는 보물과 함께 시신을 묻기도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종교에서는 죽은 사람도 성물로 여기기도 했다. 성인이라고 여긴 사람을 교회에 묻고 시신을 미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것도 텔레비전 방송에서 본 것 같다. 어떤 사람 시신에서 나오는 피나 액체가 병든 사람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 진짜 그런 일 일어났을까. 그 사람 시신은 한 곳도 아니고 두 곳으로 나뉘었다.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그런 일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니. 어떤 사람은 18세기 말 런던에서 해부학교수한테 팔렸다. 그때 런던에서는 해부할 시체가 많이 필요했다. 어떤 사람은 무덤을 파서 시체를 팔았다. 나라에서 해부하는 걸 허용하지 않고 죄인을 해부하라고 해서 그러기는 했다. 그때 제대로 잠들지 못한 사람 많겠다. 제레미 벤담은 18세기에 공리주의를 말한 사람으로 시체를 과학에 기증하는 법을 합법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그 일은 제레미 벤담이 죽은 다음에 이루어졌다. 제레미 벤담도 자신의 시체를 공개해부 요청했다. 이런 사람이 있어서 그때 의학은 더 발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무덤을 파는 사람은 줄어들었을까. 그건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 뒤에도 무덤에서 시체를 훔쳐간 사람 있지 않았을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죽으면 유골을 숭배하지 않도록 화장하기를 바랐다.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가 해부를 한 다음 아인슈타인 뇌를 가지고 갔다. 그런 일을 하다니. 생각하면 좀 끔찍하다. 아인슈타인 잘 모르지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뇌를 보면 그 비밀을 알 수 있다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그때는 뇌과학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아서 바로 알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 뇌는 아주 많은 조각으로 나뉘었다. 시간이 흘러서 조금 알아낸 게 있기는 하지만, 다는 아닐 거다. 어떤 사람 뇌가 어땠는지 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을 텐데. 지금 생각하니 나도 다른 사람은 어떨까 하는 거 조금 알고 싶어하기도 한다. 뇌가 어떤가 하는 것보다 글을 어떻게 쓰고 어떤 책을 보나 정도. 관심이 거기에 쏠려서 그런가보다. 죽었는데 아직 살았다는 소문이 퍼진 사람도 여럿 있다. 아돌프 히틀러에 엘비스 프레슬리. 히틀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스탈린이 처음에는 그것을 숨겼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팬들이 살아있다는 말을 많이 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가수가 죽으면 그걸 믿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죽은 사람이 우상이 되는 것인가.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 인체 조직이 병든 사람 거라는. 그런 일에 처음 쓰인 사람은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이다. 방송 진행인이고 언론인인 앨리스터 쿡으로 이 사람은 영국에는 미국을 알리고 미국에는 영국을 알렸다고 한다. 암으로 죽었는데 어떤 게 인체 조직 이식에 쓰였다고 한다. 그 일을 알고 미국에서는 더 철저하게 조사한다고 한다. 어쩌면 이런 일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장기뿐 아니라 인체 조직도 이식할 수 있으니까. 죽는 사람이 그것을 기증한다면 모를까 기증한다고도 하지 않았는데 조직을 훔쳐가는 건 사람으로 할 일이 아니다. 병에 걸린 사람 것은 더하다. 그게 다른 사람 몸에 이식되면 그 사람은 병에 걸릴 테니까.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는 것이 안 좋은 일로 보이면 안 될 텐데, 좋은 일에는 꼭 어둠이 따르기도 한다. 그런 게 없어져야 할 텐데 말이다.

 

맨 앞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을 말했는데, 영부인 에바 페론은 삼십대에 자궁암으로 죽었다. 에바 페론 시신은 방부처리하고 썩지 않게 했다. 그런 것을 하다니. 이렇게 시신이 썩지 않게 하고 사람들한테 보이려고 한 사람이 있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어머니와 여동생 곁에 묻히고 싶어했는데 미라로 만들었다. 스탈린이 시신 숭배를 이용해서 공산주의를 선전하려고 했다. 몰랐는데 김일성, 김정일도 미라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이 나오다니. 베토벤은 죽기 전에 아주 많이 아팠다. 귀가 먼 이야기는 알았는데 다른 건 몰랐다. 모차르트도 알 수 없는 병으로 일찍 죽었다. 베토벤은 자신이 죽은 다음 해부해서 병명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를 바랐다. 그때 병명은 알 수 없었고 뼈만 조금 사라졌다. 모차르트도 다르지 않았다. 지금은 병명 알 수 있을까. 골상학 때문에 도둑맞은 뼈도 많다고 한다. 두개골을 장식한 때도 있다. 누군가는 심장을. 이건 아주 가까운 사람일 때 그렇게 했겠다. 어딘가에서도 무덤에서 뼈를 가지고 오는 게 나왔는데 그건 옛날이 아니다. 뭐였는지 잊어버렸는데 이런 말을 했다.

 

이름을 아는 사람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죽으면 누구나 편하게 잠들기를 바라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은 냉동인간이 되어 나중에 살아나기를 바라기도 했다. 한번 죽은 사람을 냉동했다 해동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싶지만. 삶은 한번밖에 없다. 한번밖에 없는 삶이기에 더 소중한 게 아닌가 싶다. 살았을 때나 몸이 중요하지 죽으면 그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죽은 사람은 마음속에 묻는 게 좋다고 본다. 어쩐지 지금도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 시신은 이런저런 일을 겪을 것 같다. 그런 일은 이제 없으면 좋겠다.

 

 

 

 

☆―

 

결국 우리 몸은 먼지로 돌아간다. 그러나 우리 정신, 작품, 추억은 그보다 생명력이 길 수 있다. 이름이 알려졌든 알려지지 않든 상관없이 말이다. 아마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운 점일 거다.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을 받아들이면서 아울러 자기가 죽고 나서도 오래 살아남을 뭔가를 만들고자 애쓴다.  (345쪽)

 

 

 

 

 

 

 

나는 하나가 아니다

 

  나란 무엇인가   私とは何か (2012)

  히라노 게이치로   이영미 옮김

  21세기북스  2015년 01월 06일

 

 

 

 

 

 

 

 

 

 

 

 

 

사람은 태어나면 부모와 가장 먼저 만나고, 부모에서 형제자매 나이를 먹어갈수록 만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 안에는 대하기 편한 사람도 있지만 대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건 대체 왤까. 자신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편하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어서겠지. 어떤 사람은 누구하고나 잘 지내기도 한다. 그건 처세술이 뛰어나기 때문일까,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한테 맞게 자신을 바로 바꾸는 걸까. 그렇게 바꾸는 건 자신이 생각하고 하는 건 아닐 거다. 가끔 책을 보면 일부러 자신을 바꾸는 사람도 있던데. 그런 사람이 아주 많은 건 아니겠지. 사람한테는 여러 면이 있고 여러 가면을 쓴다는 말도 한다. 가면을 쓴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다. 나는 못마땅하게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을 책에서 보고 별로다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거의 책에서 만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한사람을 개인(individual)으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사람 안에 여러 인격이 있다는 뜻으로 분인(分人 dividual)이라 했다. 분인, 처음 봤을 때는 뭐지 했다. 지금도 익숙하지 않지만 책을 죽 보고 그렇구나 했다. 이 말이 널리 쓰일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나 생각할 거리는 있다. ‘진정한 나’는 하나가 아니다는 거다. 사람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친한 친구와 만나면 편하게 말하고 우스갯소리도 한다.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과는 덜 가깝겠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또 조금 달라지고. 한사람을 여러 사람이 다르게 말하는 것을 소설에서 본 적 있다.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닐까. 그건 다 그 사람이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나를 분인의 집합체라 한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하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남은 더 알기 어렵겠다. 그 사람한테 다른 면이 있다고 해서 놀라지 않는 게 좋을지도. 시간이 흘러서 새로운 면을 알게 되면 기쁠 것 같다. 전보다 가까워진 것 같아서. ‘나’보다 ‘남’을 생각하다니.

 

자신은 남을 만나 관계를 맺으면서 만들어진다. 사람은 혼자 자신이 되는 건 아니다. 여러 분인으로 살고 싶어한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아주 많은 분인이 되는 건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하고 사귀기 어렵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그것을 분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라 한다. 분인 만들기는 어렵다. 사람은 서로 배려하고 사귀는데 어떤 때는 그게 어렵기도 하다.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다른 사람이 나한테 맞춰주기를 바란 건 아닌지, 하는. 나는 전화하고 만나는 거 싫어한다. 전화가 아닌 걸로 연락하기를 바란다. 나는 안 좋아해도 상대는 전화가 빠르고 편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좀 다른 걸까. 나는 아는 사람하고 만나는 건 괜찮은데 모르는 사람이 거기에 끼면 아주 싫다. 그건 왜 그럴까. 한사람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하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분인 만들기가 싫어서일지도. 나는 친구가 많은 것보다 적은 게 좋다(이러다보니 별로 없고 지금은 더 없다).

 

분인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만들어지는 거다. 천천히 만들어질 때가 많고 무엇인가 공통된 것이 있으면 바로 만들어지기도 한단다. 누군가하고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가까워진 느낌이 들지 않고, 누군가하고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도 가까워지기도 한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도 더 가까워지지 않는 사람하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은 말은 없다. 조금 아쉬운 일이다. 그런 말이 있다고 해서 그 말을 따를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와 만나면 자신도 좋을 때가 있지만, 누군가를 만나면 자신까지 싫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자신 전체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아니고 좋을 때와 싫을 때 나타나는 분인 때문이라 한다. 이 말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분인을 좋아하는 거다. 이건 좋아하는 사람일 때 그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누군가한테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걸 느끼면 그런 자신을 좋아하겠다.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누구든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사람이 좋겠다. 자신을 좋아하려면 그런 분인을 크게 하면 된다고 한다.

 

괴롭힘 당하는 사람은 그때 생기는 분인을 아주 싫어해서 자신을 낮잡아 보는데, 그것은 자신이 가진 분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니 마음 많이 쓰지 마라 한다. 이 말 좋기는 한데 그렇게 하기 어렵다. 긍정스러운 분인이 나타나게 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주는 사람을 만나야겠다.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좋은 분인이나 나쁜 분인을 만들 수 있다. 할 수 있으면 좋은 분인만 만들고 싶은데, 그건 어렵겠지. 히라노 게이치로는 사람을 죽이면 그 사람뿐 아니라 아주 많은 분인까지 죽이는 거다 했다. 그 사람과 관계를 맺은 사람 분인은 그 사람이 죽어서 더는 달라질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슬픈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 해도 그 사람 때문에 생긴 분인이 남아 있어서 위로도 된다. 자신이 죽었을 때도 다른 사람 안에 자신을 만났을 때 생긴 분인이 남는다. 이런 말 아주 모르던 건 아니기는 하다. 누가 죽어서 슬픈 게 그 사람을 더는 만나지 못하고 말할 수 없어서라기보다 그 사람을 만났을 때 생긴 분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니, 이것도 맞는 듯하다.

 

진정한 자신 하나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여러 가지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좋겠다. 그것은 남도 마찬가지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 어떨까

모두가 날 좋아한다고

몸에 좋은 생각을 하면 어떨까

보기보다 난 괜찮다고

 

 

<몸에 좋은 생각>에서, 우쿨렐레 피크닉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나왔다. 나하고는 다른 생각을 하는구나 했다. 안 좋은 일도 좋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오래 우울함에 빠지는 것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더 낫겠지.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즐거운 거다.

 

 

 

웃는 연습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얼굴 찡그리기보다

살짝 웃기

자주 웃지 않아 어려울까

언제든 웃을 수 있게

웃는 연습을 하자

 

감정은 여기에서 저기로

저기에서 거기로 아주 쉽게 퍼져가지

많이 퍼뜨려서 좋은 것에

웃음만한 건 없지

언제든 웃을 수 있게

웃는 연습을 하자

 

무엇보다

웃는 얼굴이 좋지

 

 

 

봄이다, 바람은 차가워도. 사람은 삼월이 오고 봄이라 해도 바람이 차가우면 춥다 생각하지만 나무는 바람이 차가워도 봄이 오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그걸 보면 자연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봄이 와서 좋다는 생각을 덜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나도 잘 모르겠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책을 봐야겠다. 생각하려면 좋은 생각을 하는 게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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