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임 이모탈 시리즈 4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죽지 않으면 행복하게 살아갈까. 행복은 사람마다 달라서 사람 수만큼 있다고 한다. 지금은 행복을 하나로만 생각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일자리를 구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 나한테는 어느 것 하나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행복하고 멀까. 솔직히 말하면 아주 아니다 말하기 어렵다. 나는 ‘행복’이라는 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이 말을 많이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때 자신이 갖고 싶은 걸 다 갖고 있어서라고 한다. 자신이 바라는 게 다 있는데 나이를 먹고 병에 걸려 죽으면 억울할 것이다. 그래서 죽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고 할거다. 그런 거 찾은 사람이나, 우리가 사는 세상에 죽지 않는 사람 있을까. 그러고 보니 예전에 그런 사람이 뱀파이어나 죽지 않는 사람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게 널리 퍼져서 사람들이 다시 다른 이야기로 만들지 않을까 하고. 진짜는 어떤지 나도 잘 모른다.

 

지난번에는 해독제를 치료하는 치료제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해독제라고 했다. 책에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그렇게 했다(우리말로 옮긴 사람이 바뀌었다). 에버가 데이먼을 살리려고 먹인 해독제에는 다른 독이 있었다. 그것을 또 해독해야 에버와 데이먼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뭐가 그렇게 급할까 했는데 이번에도 에버는 해독제를 얻으려고 무척 애썼다. 로만이 에버 말을 잘 듣게 하려고 건 마법은 에버가 로만을 자꾸 생각하게 만들고 그런 모습을 본 헤이븐은 에버와 멀어졌다. 헤이븐은 자신이 죽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을 기쁘게 여겼다. 에버가 헤이븐한테 로만과 가까이 지내지 못하게 하니 에버가 자신을 시샘한다고 보았다. 데이먼은 에버한테 하지 못하게 하는 게 있고, 에버는 헤이븐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있구나 했다. 에버와 헤이븐이 비슷한데 에버는 자신이 그런지 몰랐다. 본래 그런 거긴 하다. 남은 잘 보여도 자신은 잘 보이지 않는. 에버는 마법 이야기를 데이먼한테 숨겼다. 에버가 진짜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 사람은 데이먼인데 엉뚱하게 주드한테 모든 걸 말하고 도와달라고 했다. 이런 것을 보았을 때는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다. 나는 대체 왜 이런 걸 보기로 한 거야 했다. 다음날 뒤를 보니 에버가 데이먼한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건 마법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에버가 건 마법이 에버가 데이먼한테 말하는 걸 막았다). 그렇다 해도 에버는 잘못했다. 데이먼이 쓰지 마라 한 마법을 썼으니까.

 

해독제는 로만과 함께 사라졌다는 건 무슨 뜻일까. 에버는 에바 아줌마 때문에 로만을 싫어하는 마음에서 벗어났다. 왜 싫어하는 마음이냐 하면, 그런 것은 더 나쁜 것을 끌어당긴다고 한다. 에버가 로만을 싫어하면 할수록 마음속 어둠은 로만을 바랐다. 우리가 안 좋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안 좋아지지 않는가. 그것과도 비슷한 일이다. 사람을 죽인 사람 어린 시절을 보면 부모한테 학대받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 로만도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했다. 그런 때 드리나가 로만한테 마음을 써주어서 로만은 드리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로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가지지 못한 것을 더 바라는 마음에 가까웠다(집착). 에버는 로만 어린시절을 알고 그것을 불쌍하게 여기고 로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것까지는 좋은데 바로 로만을 만나러 간다. 에버가 로만 마음을 움직였지만 주드가 나타나서 잘못 생각하고 일을 망쳤다. 주드는 자신이 에버를 사백년 동안 좋아했지만 데이먼이 나타나서 이뤄지지 않은 걸 알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게 만들고 싶어했다. 로만은 죽고 해독제 병은 깨어졌다. 그곳에 헤이븐이 와서 일은 더 복잡하게 되었다. 헤이븐은 에버와 데이먼 주드한테 나쁜 일을 하겠다고 했다. 사랑과 우정 앞에서 사람은 거의 사랑으로 마음을 기울이는 듯하다. 로만이 죽지 않았다면 헤이븐이 그렇게까지 화내지 않았겠다.

 

누구를 좋아하는 사람한테 아무리 그 사람은 나쁘다 말해도 그 말을 곧이 듣지 않을 거다. 에버도 헤이븐한테 로만은 안 된다 해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이제는 로만을 죽게 했다. 실제 죽인 건 주드라 해도 에버가 그렇게 만든 거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드리나, 로만은 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죽었다. 둘 마음이 집착이라 해도 그 마음을 나쁘다 할 수 있을까. 이제는 헤이븐이 그 자리에 들어가겠다. 헤이븐하고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으면 한다. 아니 사이가 좋아지지 않는다 해도 안 좋게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 죽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약점을 공격하면 죽는다. 주드는 에버한테 그 말을 들었다. 주드는 보통사람이다, 영 힘이 좀 센.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다. 어떤 것은 괜찮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마음에 들지 않게 흐르기도 한다. 에버는 이런 경험을 해서 마음이 자라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죽지 않는 사람과 그 사람이 오랫동안 찾아다닌 사람을 만나 살아가는 그런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영원한 사랑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맞겠지만.

 

소설을 쓴 사람은 서양 사람인데 동양 사상도 들어있다. 그것은 ‘업’이다. 남은 이야기를 다 보면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알 수 있겠지. 조금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있다. 죽지 않는 사람은 음식을 안 먹고 엘릭서를 마시는가 했다. 이 엘릭서는 한번 마시면 오랫동안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엘릭서를 먹으면 먹을수록 초능력이 세진다. 예전에 엘릭서가 현자의 돌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맞는가보다.

 

 

 

희선

 

 

 

 

☆―

 

“너에 대한 내 마음은 형편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야. 난 너를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않아. 너한테 질리지도 않아. 널 비난하지도 않고. 난 그냥 널 사랑할 뿐이야. 진심으로.”

 

(……)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어, 영원히. 알겠어? 난 아무데도 안 가고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뭔가 필요하다거나 곤경에 놓일 때, 혹은 감당 못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 내가 널 도울 테니까.”  (113쪽)

 

 

“누구나 저마다 삶의 여정이 있고 충족시켜야 할 운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 때 내가 평온한 거였어. 그리고 지금은 내 운명을 잘 알고 있지.”

 

에바 아줌마를 바라보니 아줌마가 화색이 도는 얼굴로 덧붙였다.

 

“내 삶의 과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내 재능을 쓰는 거고, 두려움 없이 살고 늘 어떻게든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고 믿고, 지난날 다하지 못한, 쌍둥이 키우는 일을 해내는 거야.”  (248쪽)

 

-쌍둥이 이야기는 하나도 안 했다. 마지막 말처럼 쌍둥이는 데이먼 집을 떠나 에바 아줌마와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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