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

 

  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ソロモンの証 第I部 事件 (2012)

  미야베 미유키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3년 06월 12일

 

 

 

 

 

 

 

 

 

 

 

 

세권에서 이제 겨우 한권 보았습니다. 다음을 바로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리를 조금 해두는 게 좋을 듯해서 이렇게 씁니다. 아이들도 여럿 나오고 그 아이 부모도 나오더군요. 이런저런 가정입니다. 얼마전에 이 이야기를 다른 데서 보았는데, 그게 이거였구나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집안에 건강이 안 좋아서 부모의 관심을 많이 받아서 남은 아이는 그것 때문에 좀 안 좋다는 말도 있었는데, 그것은 죽은 가시와기 다쿠야 집이더군요. 먼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야겠네요. 1990년(지금에서 오래전입니다) 12월 25일 성탄절(성탄절 전날 풍경도 조금 나옵니다) 도쿄 조토 제3중학교 2학년 노다 겐이치는 뒷문으로 학교에 들어가서 눈속에 묻힌 같은 반 아이 가시와기 다쿠야의 시신을 봅니다. 가시와기 다쿠야는 학교 옥상에서 스스로 떨어져서 죽은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결론납니다. 그런데 얼마 뒤 가시와기 다쿠야가 학교의 나쁜 아이 패거리한테 괴롭힘 당하고 그 아이들한테 죽임 당했다는 고발장이 옵니다. 고발장은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모리우치, 그리고 2학년 A반 반장인 후지노 료코한테 보냅니다.

 

고발장을 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책을 보는 사람한테는 알려줍니다. 고발장을 받아야 하는 세 사람 가운데서 한 사람은 그것을 받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 일과 관계없이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짜 미워해야 하는 사람은 자기 남편인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다른 사람을 비뚤게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고발장을 쓴 아이도 그렇군요. 고발장을 쓴 미야케 주리(이름이 나오니까)는 가시와기 다쿠야가 죽은 일로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오이데 패거리를 쫓아내려고 했습니다. 미야케 주리가 오이데 패거리한테 괴롭힘 당한 까닭은 여드름 때문입니다. 그런 것 때문에 남을 못살게 구는 오이데, 이구치, 하시다가 나쁘기는 하죠. 미야케 주리는 담임선생님, 반장인 후지노 료코도 싫어했습니다. 얼마전에 본 글에 ‘악의는 진화한다’는 말도 있던데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미야케 주리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도와준 아사이 마쓰코가 사고가 났을 때는 마쓰코가 죽기를 바랐습니다. 실제로 마쓰코가 죽었을 때는 미야케 주리가 이상해졌지만(충격받은 거겠지요). 이 말을 좀 빨리 했군요.

 

가시와기 다쿠야는 확실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라 여겼기 때문에 교장선생님과 경찰은 고발장을 아이들한테 숨기기로 하고 그것을 누가 썼는지만 알아냅니다. 숨기기로 한 판단이 잘못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야케 주리가 고발장을 썼다는 것을 알았지만 바로 무엇인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긴 미야케 주리를 불러다가 무슨 말을 하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흘렀다면 미야케 주리 마음을 풀어주었을 테지만, 담인인 모리우치 선생님을 미워하는 사람 때문에 고발장을 텔레비전 방송국 사람이 받게 됩니다. 가시와기 다쿠야 부모도 알게 되어, 우리 아이는 불량 아이들한테 죽임 당한 것이냐 하는 말을 합니다. 고발장을 받은 텔레비전 방송국 기자 모기는 그 일을 방송으로 내보냅니다. 그 일 때문에 아사이 마쓰코는 교통 사고로 죽습니다. 그다음에는 아이들을 괴롭힌 오이데 슌지 집에 불이 납니다. 가시와기 다쿠야 귀신에 씌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쩌면 정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하나가 죽은 일은 아주 큰일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도, 왜 그렇게 했을까를 밝혀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시와기 다쿠야는 일기도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그걸로 끝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왜 죽었을까를 밝혀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네요. 경찰은 그런 일에 시간을 내지는 않겠죠. 그래도 가끔 혼자서 알아보는 사람도 있던데, 여기에는 그런 사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미야케 주리가 그런 고발장을 쓴 거겠죠. 아이들을 괴롭히는 오이데와 이구치, 하시다도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이겠죠. 아무리 오이데 아버지가 큰 소리치고 화를 내도 거기에 맞서야 하지 않았을까요. 오이데 아버지는 자식이 잘못을 해도 벌을 받게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는 오이데를 때렸을 것도 같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그저 돈만 벌려고 했어요. 오이데 패거리한테 맞은 피해자한테는 돈을 주고 일을 끝내려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오이데를 따끔하게 혼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혼이 나서 오이데가 마음을 바로잡을지는 모르겠지만. 1990년인데 그렇게 옛날 같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앞에서 여러 가정이 나온다고 했잖아요. 가시와기 다쿠야 집도 그렇게 괜찮지 않았습니다. 다쿠야한테 네 살 많은 형이 있는데 따로 떨어져 살았습니다. 왜냐하면 집안이 다쿠야를 중심으로 돌아갔거든요. 다쿠야는 어릴 때부터 자주 아팠는데 이것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달랐습니다. 그것을 이용하는 머리가 좋은 아이였습니다. 다쿠야가 죽고 엄마가 형 히로유키한테 하는 행동을 보니 《퍼펙트 블루》가 생각나더군요. 여기에서는 동생이 아닌 형이 죽었지만. 그런데 엄마가 왜 네가 아닌 그 애가 죽었을까 하고 말하는 것은 똑같았습니다(‘퍼펙트 블루’에는 다른 비밀이 있지만). 가시와기 다쿠야 시신을 가장 먼저 본 노다 겐이치 집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마음이 건강하지 못했고, 아빠는 그런 엄마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래서 다른 곳에 가서 살려고 했습니다. 노다 겐이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는 《낙원》이 떠올랐습니다. 이것은 거의 잊어버렸는데도 말입니다. 다행하게도 노다 겐이치는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노다를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가시와기 다쿠야 방송이 나간 뒤 노다 겐이치는 학교에서 다른 학교 아이를 만납니다. 그 아이는 대체 누구일지, 아주 잠깐 나왔는데 가시와기 다쿠야를 아는 아이였습니다. 2학년 A반 반장 후지노 료코 집은 괜찮습니다. 아빠는 형사고 엄마도 일을 해서 바쁘지만 료코와 이야기를 잘 합니다. 료코가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려는 거겠지요. 하지만 료코 엄마는 료코한테 너는 아직 어리니 가만히 있어라 하더군요. 이 말 때문은 아니지만 가시와기 다쿠야가 죽고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료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무엇을 하는지 나오겠지요.

 

 

 

 

☆―

 

같은 학년이나 같은 반이라고 모두가 격의 없이 지내는 건 아니다. 현실은 반대다. 성적. 겉모습. 운동신경. 적절한 형편에 재치 있는 말을 던지는 능력. 밝거나 어두운 성격. 학생들은 서로 온갖 잣대로 측정하고 측정 당한다. 그렇게 해서 친하게 지낼 상대를 정한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어른 사회에 구별이나 격차가 있듯 학교에도 그런 것이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것을 안다. 이해한다. 인정한다.  (353쪽)

 

 

“지금껏 우리는 선생님이나 매스컴 같은 둘레 사람들한테 모든 걸 맡기고 아무 행동도 하려 하지 않았어. 그래서 이렇게 된 건 아닐까? 좀더 일찍 우리가 바로 나서야 했던 게 아닐까?”  (667쪽)

 

 

“이제 지긋지긋하다고요. 경찰도 학교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죠? 그러니 우리 매스컴을 믿으라는 건가요? 그런 말이 하고 싶어요? 그러니 우리한테 뭐든 다 털어놔라, 모든 정보를 넘겨라, 너희한테 해로울 건 없을 거다?”  (690쪽)

 

 

 

 

 

준비하다

 

  솔로몬의 위증 2 : 결의   ソロモンの証 第II部 決意 (2012)

  미야베 미유키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3년 06월 26일

 

 

 

 

 

 

 

 

 

 

 

 

조토 제3중학교 2학년 가시와기 다쿠야가 죽고 시간이 흘렀다. 가시와기 다쿠야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걸로 마무리지었지만, 얼마 뒤 학교의 불량한 아이들이 가시와기 다쿠야를 죽였다는 고발장이 날아왔다. 그리고 그 일이 텔레비전 방송에 나오고 2학년 A반 아사이 마쓰코가 죽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을 즐기던 오이데 슌지 집에 불이 나서 할머니가 죽었다. 이런저런 일이 끊이지 않는 조토 3중학교의 인상은 아주 안 좋아졌다.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마음은 어떨까,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이다. 바깥에서 보는 사람은 아주 적고 자극을 주는 말만 듣고 조토 3중학교를 안 좋게 여길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확실한 것은 가르쳐 주지 않고 너희는 몰라도 된다고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 아이, 2학년 A반 반장이었던 후지노 료코는 가시와기 다쿠야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을 얼마 앞두고 그 일을 2학년 A반이었던 아이들한테 말한다. 우리 힘으로 가시와기 다쿠야의 죽음의 참모습을 밝혀내자고, 자신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아서 다른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내가 어땠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떠오른 게 거의 없었다. 책을 보다보면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일을 경험할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 설명이 모자란 듯한데, 그러니까 내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가운데 낄 수 있을까다. 아마 어렵겠지. 그냥 잠시 생각해본 거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후지노 료코가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이것은 료코만 그런 것은 아니다. 무엇을 몰랐느냐 하면 오이데 슌지 편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무슨 편 가르는 것 같은데, 이 말보다는 오이데 슌지한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고 해야겠다. 이 세상에 사정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료코와 아이들은 가시와기 다쿠야를 죽였다는 말을 들은 오이데 슌지를 피고로 재판을 열기로 한다. 이런 이야기할 때는 조금 재미있게 보였다. 무엇인가 시작할 것 같아서.

 

처음에는 료코가 오이데 슌지를 변호하려고 했는데 오이데 아버지 때문에 료코는 검사가 되었다. 오이데 슌지를 변호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다른 학교 학생 간바라 가즈히코였다. 그리고 노다 겐이치는 조수를 하겠다고 했다. 간바라 가즈히코는 노다 겐이치가 가시와기 다쿠야 시체를 본 곳에서 만난 아이다. 그 아이가 또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나왔다. 간바라 가즈히코한테는 어렸을 때 엄청난 일이 있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엄마와 간바라를 때렸다. 그러다 아버지가 엄마를 죽이고 아버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간바라는 이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인데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다니. 솔직히 간바라 마음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 그것을 봤을 때 《츠나구》(츠지무라 미즈키)에 나온 남자아이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 아이도 부모가 그런 식으로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비슷한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츠나구’에 나온 남자아이 부모는 사이가 좋았다. 간바라는 가시와기 다쿠야와는 어떤 사이였을까. 노다 겐이치는 간바라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변호인 조수를 하겠다고 했던 거다. 가장 많이 달라진 사람은 노다 겐이치다. 겐이치 엄마는 여전히 아프지만 겐이치가 아빠와는 곧잘 이야기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이제는 아니다. 간바라와 가시와기 다쿠야 일은 다음에 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간바라가 오이데 슌지 변호를 맡은 것은 자신한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고 했으니까. 가시와기 다쿠야한테 해주지 못한 일을 오이데 슌지한테 해주려는 것일까.

 

앞에서 말하다가 말았는데 오이데 슌지는 아버지한테 맞았다. 오이데 아버지는 폭력으로 엄마와 오이데를 꼼짝 못하게 했다. 엄마는 슌지를 걱정하는 것 같지만 밖으로 자주 나갔다. 노다 겐이치는 오이데 슌지가 집에서 맞고 밖에서 풀었나 했다. 하지만 이것은 좋게 봐줄 수 없다. 아무리 집에서 그런 일이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고 괴롭히면 안 된다. 오이데 아버지 회사 고문 변호사가 오이데 슌지는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오이데 슌지한테 제대로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괴롭힘 당하는 사람 마음도 몰랐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미야케 주리를 괴롭힌 일도 오이데 슌지는 잊고 있었다. 돈이 최고고 아내와 아들을 폭력으로 지배하는 오이데 아버지는 달라질 수 있을까. 그래도 오이데 슌지는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재판이 도움이 되겠지. 그리고 미야케 주리한테도 그러기를 바란다. 료코는 변호인이었을 때는 고발장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검사가 되어서 그것을 그냥 놔둘 수 없게 되었다. 미야케 주리한테 안 좋은 감정을 가졌던 료코는 주리 말을 믿고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많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뭉뚱그려서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하나하나를 다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관심을 가질 수 없겠지만 담임선생님은 자기 반 아이들을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선생님도 사람이기에 아이들을 모두 좋아하고 똑같이 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애써야 한다. 2학년 A반 담임이었던 모리우치 에미코는 아이들을 가르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이들을 똑같이 대하지 않았다. 귀찬은 일은 피했다. 이것은 모리우치 선생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학교는 오이데 슌지, 하라다, 이구치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일을 아주 못하도록 하지 못했다. 한번 말한다고 그 말을 듣지 않을 테지만. 그것도 있지만 학교(선생님)는 괴롭힘 당하는 아이도 모르는 척했다. 이런저런 문제가 없는 학교는 없을 것이다. 선생님만은 인격을 보고 뽑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선생님도 경험이 쌓이면서 나아지는지도. 뭔가 좋은 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 제목인 ‘솔로몬의 위증’에 맞는 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권에 나오려나보다. 아니 위증은 꼭 재판에서만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재판을 준비하는 아이들 대단해보였다. 그런 것을 몇 사람은 안 좋게 봤지만 아이들을 응원해주는 어른도 있었다. 재판을 해서 상처받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필요한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그리고 재판을 하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전보다는 좀더 나아질 것 같다.

 

 

 

 

☆―

 

“우리는 지금껏 아무것도 못했어. 어중간한 처지에서 방송국이 일으킨 소동에 휘말리기만 했고, 그러면서도 진실이 뭔지 누구한테도 듣지 못했어. 그런 게 불만스럽지 않았니? 난 너무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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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었지만, 뭐라고 말을 꺼냈다가 말썽에 휘말리긴 더 싫어서 입다물고 있었어. 난 중학생이니까 부모님과 학교에 맡겨두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그랬더니 결국 어떻게 됐어? 고발장 건은 해결되지 않고, 아사이가 죽고, 이구치와 하시다한테 그런 일이 생기고, 게다가 이게 끝도 아니야. 이번에는 오이데 집에 불이 났어. 다들 벌써 알겠지만, 누가 일부러 불을 지른 걸 수도 있어! 불이 나기 전에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대. 오이데 아버지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말하는 거 봤지?”  (17~18쪽)

 

 

“아사이라는 아이는 억울하게 죽은 거야. 정말 운이 나빴어. 조금만 더 일찍…… 뭔가 할 수 있었더라면 죽지 않았을 텐데.”  (212쪽)

 

 

가즈히코가 글을 외는 듯한 투로 말했다. “나한테 가치 있는 것은 내 둘레에 없다. 세상 어딘가에,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 나를 둘러싼 것은 쓰레기뿐이다. 언제쯤이면, 어떻게 하면 이 쓰레기 더미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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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현명한 녀석은 타협할 줄 알아. 자기가 아이라는 사실이 어떤 뜻인지 이해하지. 꼭 남한테 말하거나 일기에 쓰지 않더라도 알고는 있어. 아니까 잊고 살아갈 수 있는 거야.”

 

그러나 가시와기는 달랐다.  (324쪽)

 

 

“고발장을 쓴 여자애한테도.”

 

“누군가 자기 말에 귀기울이고 믿고 편들고 함께 싸워주는 경험이 절실하게 필요할지도 몰라. 바로 지금 너희가 슌지 군한테 해주는 것처럼.”  (377쪽)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닷새

 

  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ソロモンの証 第III部 法廷 (2012)

  미야베 미유키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3년 07월 10일

 

 

 

 

 

 

 

 

 

 

 

 

짧다고 생각하면 짧고 길다고 생각하면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이 책을 본 시간보다 책 속 시간이 더 길지만, 다른 때보다 이번에는 느리게 봤습니다. 마지막에서야 조금 부지런히 봤습니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그것보다 가시와기 다쿠야가 죽은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또 가시와기 다쿠야는 어떤 아이였나도 알고 싶었습니다. 1, 2권에도 조금 나왔지만 다쿠야 형 히로유키는 다쿠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불량한 아이들 오이데 슌지, 이구치, 하시다는 다쿠야를 어쩐지 기분 나쁜 녀석이라고 했어요. 다쿠야 부모, 아버지가 법정에서 다쿠야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쿠야는 생각이 깊고 삶과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아이였다고 하더군요. 아버지는 다쿠야를 특별하게 여기고 자라면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그런 말을 할 때 형 히로유키는 그것은 아버지가 만든 다쿠야의 허상이라고 했습니다. 누구 말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습니다. 사실 가시와기 다쿠야 자신이 말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다쿠야는 이 세상에 없어서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오이데 슌지 패거리가 가시와기 다쿠야를 죽였다는 고발장을 쓴 미야케 주리도 증인으로 나온다고 해서 사람들 많은 데서 말할 수 있을까 했는데 미야케 주리 때는 다른 사람은 볼 수 없게 했습니다. 학생들이 하는 재판이지만 진짜 재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재판을 본 적은 없지만. 저는 미야케 주리가 하는 말을 보면서 여전히 화가 났는데, 배심원을 하는 아이는 슬펐다고 하더군요. 그 아이는 죽은 아사이 마쓰코를 생각했거든요. 미야케 주리는 살아서 말을 하는데 아사이 마쓰코는 죽어서 말을 할 수 없다면서. 오이데 슌지를 따라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나쁜 짓을 하던 하시다도 말을 했습니다. 이구치가 먼저 했지만. 가시와기 다쿠야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을 때 하시다는 다쿠야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다쿠야가 기분 나쁜 말을 해서 하시다는 그 자리에서 달아났다고 하더군요. 중학생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말이어서 그랬습니다. 기분 나쁜 것보다 무서워진 거였습니다. 하시다는 그 일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다더군요. 어른이나 친구한테 말했다면 좋았을지도 모를 텐데. 하시다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던 것인지도. 무슨 말이었는지는 말하지 않고 이런 말을 했군요. 다쿠야는 오이데 슌지, 이구치, 하시다한테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또 죽음입니다. 다쿠야는 살아가는 것보다 죽음을 더 생각했습니다. 불합리한 세상을 살아가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생각을 조금 바꿔서 이 세상을 바꿔야겠다 생각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다쿠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거나.

 

아이들은 하시다 말을 듣고 다쿠야한테 말을 해볼걸 그랬다고 합니다. 이 학교에 다른 사람한테 참견하기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만화를 보면 그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서 혼자 있는 사람을 조금 귀찮게도 하거든요. 솔직히 저는 혼자 있는 사람 가만히 두지 않는 사람 별로지만, 나중에는 혼자였던 사람이 나아지기도 해서 그런 사람 있는 거 나쁘지는 않구나 했습니다. 가시와기 다쿠야가 생각이 깊다고 해도 아직은 어리거든요. 그러니까 다쿠야가 다른 아이들과 바보 짓(바보 짓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은 아닙니다)도 하고 놀기도 해야 했는데 그런 일은 거의 안 했습니다. 이것은 어느 한쪽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다쿠야 형 히로유키가 이런저런 말을 했을 때 후지노 료코는 히로유키가 다쿠야한테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 말도 맞습니다. 히로유키는 부모에 대한 서운함이 있어서 그러기도 했을 거예요. 그리고 다쿠야 엄마 아버지는 다쿠야를 조심스럽게 대했습니다. 부모가 마음을 써주는데도 다쿠야는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한 것 같더군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상대한테 그대로 전달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괴롭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아이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오이데 슌지 변호를 맡은 간바라 가즈히코입니다. 간바라는 다쿠야와 초등학생 때 같은 학원에 다니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다쿠야는 간바라가 일곱살 때 겪은 일을 알았습니다. 그 일을 다른 사람한테 말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남다른 관심을 가졌습니다. 아버지가 엄마를 죽이고 스스로 묵숨을 끊었는데 간바라는 왜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지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정말 다쿠야는 간바라가 지금 괴로워하고 살기를 바랐던 걸까요, 아니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부러워했던 걸까요. 3권을 보다보니 미나토 가나에 소설 두편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장편 《소녀》고 다른 하나는 중편 <15년 뒤의 보충수업>입니다. ‘소녀’에는 죽음을 생각하는(자기와 가까운 사람이 죽기를 바라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나오고, ‘15년 뒤의 보충수업’에는 중학생 때 친구한테 일어난 일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썼다면 나쁜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옵니다. 간바라가 나빠지지 않은 것은 간바라를 거두고 키워준 부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바라를 따스하게 감싸준 어른이 있었던 거예요. 다쿠야한테는 다쿠야를 이끌어줄 사람이 없어서였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쿠야 자신이 다른 사람이 내미는 손을 잡지 않은 것 같기도 하거든요. 누군가 다쿠야한테 아무리 도움을 주고 싶어해도 그 마음을 다쿠야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혼자가 되는 거죠. 그래도 끈질기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간바라는 간바라대로 힘들어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책을 본 지 얼마 안 되어서 이렇게 쓰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내가 왜 이렇게 썼을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살면서 언제나 안 좋은 일만 있었을까요. 가시와기 다쿠야는 이것을 잘 모르더군요. 그리고 다쿠야가 잘 몰랐던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것은 어렸기 때문일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안 좋은 세상을 살아가도 뜻이 없다는 생각을 하다니.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지만, 살아가는 뜻을 찾기보다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 또한 그것을 잘 못하고 있지만. 미야케 주리 말을 잘 들어준 사람은 간바라더군요. 그것 때문에 주리가 더 나빠지지 않고 자신이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오이데 슌지는 재판 때 상처를 받았지만, 슌지가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한 것에 견주면 덜하다고 봅니다. 재판이 끝나고 슌지도 달라졌겠지요. 학교라는 사회에서는 어느 한쪽만 잘 하면 안 될 듯합니다. 어느 사회든 그렇겠군요. 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기와 상관없고 귀찮은 일은 보아도 못 본 척하기 일쑤니까요. 그래도 아주 조금은 관심을 갖고 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세권)을 보는 동안 이상한 꿈도 꾸었습니다. 잘 생각나지 않지만, 오래 보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시와기 다쿠야 같은 아이가 실제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아이 대하기 어려울지라도 관심을 가져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죽어서 알게 되는 일은 없으니까요. 많은 것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덧없다 해도 살아있는 게 낫다고 봅니다. 작은 즐거움은 자주 느낄 수 있잖아요.

 

 

 

*그냥

 

얼마전에 본 책에는 사는 게 먼저고 생각하는 것은 나중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 아니 몇 번이고 나는 왜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겠지요. 그때 바로 답은 알 수 없을 겁니다. 답을 몰라서 아쉬워하기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이 세상에는 답이 없는 게 많습니다. 그리고 답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자기한테 맞는 답을 찾으면 좋을 듯합니다. 이 말 조금 상관없는 걸까요.

 

 

 

희선

 

 

 

 

☆―

 

놀라움이 평상심이면 된다. 살다보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평소에 생각해놓으면 된다. 어쩌다 흠칫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생리 반응이지 놀라움과는 다르다.  (209쪽)

 

 

“이 재판에서는 아무도 이길수 없어.” 료코가 말했다. “모두 상처투성이야. 진흙탕에 빠졌어. 얻을 게 하나도 없어.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둘 순 없으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니까 다들 애쓰는 거야. 올바른 일을 하고 싶으니까.”  (404쪽)

 

 

─나 있잖아, 후지노.

 

자기 방 벽을 바라보고 주리가 중얼거렸다.

 

─어제 병원에서 깨달았어.

 

의식을 되찾고 몸을 일으켜, 병실 화장실에 가서 언뜻 거울을 본 순간 깨달았어.

 

─그제 뉴스에서, 체포된 가키우치 마나에라는 사람 사진을 봤을 때,

 

저런 얼굴을 안다. 어디선가 본 적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누구 얼굴인지 알았어.

 

내 얼굴이다. 주리는 생각했다. 가키우치 미나에 얼굴은 나와 똑같다.

 

그것은 거짓말쟁이 얼굴이다. 거짓말을 해서 남한테 상처주고 자신도 상처받은 사람 얼굴이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절망한 사람 얼굴이다.

 

─그게 내 판결이야, 후지노.  (508쪽)

 

 

“본 법정에 불려온 증인은 모두 선서를 했습니다. 평의에 들어가기 전 배심원 여러분도 마음속으로 선서해주십시오. 진실을, 오로지 진실만을 마주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해주십시오. 왜냐하면 여러분 평결에 오이데 슌지라는 한 중학교 3학년생 마음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비뚤어지고 철없고 제멋대로지만, 그래도 틀림없이 사람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마음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없애지 말아주십시오.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여러분한테 걸었던 것을 받아들여주십시오. 앞으로는 지금껏 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마주하고 바뀌어갈 기회를 피고인한테 주십시오.”  (621쪽)

 

 

 

 

 

 

 

     책을 보다가 그림을 이어보니 이어졌다 학교가 실제 이런 모습은 아닐 테지만...

 

 

 

 

 

밑에 있는 말은 미야베 미유키가 한 겁니다 제가 듣고 우리말로 옮겼지만 틀린 부분도 있을 겁니다. 여러번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이 있어서 대충 끼워맞췄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 아시는 분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미야베 미유키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겼다기보다 조금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군요. 이것도 많이 해봐야 좋아질 텐데...

 

미야베 미유키 사진을 본 적 있는데 얼굴하고 목소리가 어울립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신초사 공식 사이트를 보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야베 미유키입니다. 이번은 다섯해 만에 나온 현대 미스터리로 《솔로몬의 위증》이라는 작품을 내게 되었습니다. 10년 걸린 작품으로 제1부, 제2부, 제3부 세 권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쓴 것 가운데서 가장 긴 작품입니다. 이 더운 여름에 이렇게 긴 책을 읽게 해서 조금 미안합니다. 먼저 제1부에서는 어떤 학교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어떻게든 좋게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 마음과 행동이 뒤로 갈수록 나쁜 쪽으로 나아가서 자꾸 일이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집니다. 그 안에서 무대가 되는 학교 학생들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어떻게든 자신들이 그 일을 헤쳐나갈 수 없을까 하는 것까지가 제1부입니다. 그 뒤 제2부 결의, 제3부 법정까지 가져갑니다.

 

단지 제1부에서 주요 인물이 모두 나오니까 거기에서 ‘아, 이 아이가 주인공인가’  ‘이 아이는 앞으로 어떤 노릇을 하는가’ ‘이 선생님, 아 우리 학교에도 이런 선생님 있지’ 하는 그런 인물을 찾는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뜻 깊은 이 작품 제목이 ‘솔로몬의 위증’인데, 법정 미스터리여서 위증이라는 말은 처음부터 쓰고 싶었습니다. 왜 ‘솔로몬의 위증’인가 누가 위증하고 있는지 이 제목에는 어떤 뜻이 있는 것인지 저 자신도 작품을 끝내 보고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지혜 있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가장 옳은 일을 하려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또는 가장 권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 어떤 것일까 하는 식으로 저도 지금 생각했습니다. 제1부, 제2부, 제3부 읽으시고 먼저 제1부를 읽으신 뒤 ‘솔로몬의 위증’이라는 제목은 어떤 뜻인지도 여러분 저마다 수수께끼로 풀어주신다면 무척 기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세요.

 

 

 

 

 

신초사 공식 사이트를 보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야베 미유키입니다. 《솔로몬의 위증》 모두 세 권, 끝까지 써서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이 작품 연재가 끝났을 때 저도 담당 편집자도 손을 맞잡고 마라톤을 다 뛴 듯한 마음으로 갑자기 힘이 다 빠져버렸지만, 먼저 이 세권을 읽어주신 분 고맙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고 말하고 싶습니다. 길었습니다. 그리고 긴 사건이었고 해결까지도 길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와서 많은 사실이 새로 파헤쳐져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여러가지 나타났습니다. 제1부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좋아한 사람이 뜻밖의 얼굴을 보여주거나, 싫다고 생각한 사람이 뜻밖에 힘을 내거나, 여러가지 형태로 일이 작품 안에서 이러나도록 저도 열심히 쓰려 했습니다. 여러분 저마다 마음속에 마음에 드는 인물이나 '아, 이 애한테는 배신당했다' 거나 '이 애 뜻밖에 좋은 아이였구나' 하거나 '이 사람 마음은 알겠다' 하는 그런 울림같은 게 남아있다면 좋겠습니다. 10년 걸려 쓴 작품으로 저도 이 작품 원고가 끝나서 드디어 졸업한 기분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써서 얻은 것을 다시 다음 작품으로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져온 곳 : http://www.shinchosha.co.jp/solomon/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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