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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1994-2014 ㅣ 노란상상 그림책 108
문은아 지음, 박건웅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3월
평점 :

잊을 수 없는, 잊지 않아야 하는 날, 2014년 4월 16일.
정말 잊지 않고 살아가는 걸까.
어쩐지 잊는 날도 있는 것 같아.
시간이 흘러가 버려서 말이야.
시간이 흐르는 걸 핑계로 삼다니, 미안해.
우리가 아는 배 이름은 ‘세월호’지.
처음 이름은 ‘나미노우에 海の上(파도 위)’였대.
일본 바다를 열여덟해 동안 다녔다고 해.
배가 오래 되어 그만 쉬게 해줘야 했는데,
한국으로 가지고 오고 뜯고 고쳤어.
뜯고 고쳤다면 더 점검해야 할 텐데,
짐은 더 많이 싣고 사람도 많이 태웠어.
세월호는 신호를 보냈어.
그걸 사람은 알고도 모르는 척했겠지.
좀 더 바다를 달려야 한다고 말이야.
2014년 4월 15일엔 안개가 끼었어.
다른 배는 다니지 않았는데,
세월호는 두 시간 늦게 인천에서 제주로 가려 했어.
안개가 끼었으니 안 갔다면 더 좋았을걸.
지금 이런 생각해도 소용없지만,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생각이 들어.
아침에 배가 기울었을 때
가만 있으라, 하지 말지.
학생이 먼저 119에 신고했대.
선장과 선원이 먼저 배에서 떠났어.
아이들한테 배에서 피하라는 말이라도 하고 그러지.
수학여행 간다고 아이들은 즐겁게 집을 떠났을 텐데,
끝내 제주도엔 가지 못했군.
세월호도 아이들 구하고 싶었을 거야.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겠어.
배가 가라앉고
한 해 두 해 세 해……, 시간은 자꾸 흐르고 열해가 됐어.
그동안 아무것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듯해.
나도 관심을 많이 가지지는 못했어.
그저 생각만 했어.
생각 안 하는 것보다 나을지,
생각만 하면 안 될지도.
같은 일이 또 일어나면 안 될 텐데 말이야.
여전히 안전을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사람은 참.
2014년 4월 16일,
잊지 않아야지, 잊지 않아야 해.
언제까지나 기억해야 해.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