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는가 -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독서를 위하여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이루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 제목처럼 나도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바로 떠오른 것은 없었다. ‘그냥 책읽는 게 좋으니까’다. 그건 그렇고, 이 책 이야기는 잘 못하겠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니 책읽기가 아주 좋은 것이다고만 말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샤를 단치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는 걷기와도 같다고 했다. 나는 숨쉬는 것과 같지 않을까 했는데, 뒤에 이 말도 나온다. 책읽기가 누구한테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그게 조금 아쉽지만, 지금은 책과 가까이 지내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주로 읽는 게 소설일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27쪽) 세상과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 읽기에 좋은 것은 소설이다. 다른 사람을 알기 위한 것도 있기는 한데. 그리고 지식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을 깊고 넓게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책을 읽으며 현실을 잊는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책을 읽는 까닭은 자신을 위해서지만 책을 읽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다시 책읽기는 좋은 것이다가 되려나.

 

책을 읽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물질보다는 정신에 대한 게 더 클 것이다. 샤를 단치는 문학이 기분을 바꿔주기는 하지만 위안을 주지는 않는다는 말을 했다. 정말 그럴까. 책읽기가 사람을 바꾸지는 않다는 말은 맞지만 위안을 주지 않는다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책을 읽고 위안 받을 때도 있으니까(샤를 단치는 그런 경험이 없다는 말인가). 이것도 사람마다 다른 것은 아닌가 싶다. 책 종류는 많으니까. 다른 책은 읽지 않아도 자기계발책을 읽는 사람은 뜻밖에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자신한테 도움이 되는 책을 읽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 자기계발책에는 여러가지가 나오기도 하니까. 본 적도 없는데 이런 말을 하다니. 어쩐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다. 그것을 보다가 더 알고 싶어져서 다른 책을 찾아서 읽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렇게 썼지만 나는 다른 책을 찾아서 읽지는 않는다. 가끔 책 속에 나온 다른 것에 관심을 갖지만 그 책을 볼 때뿐이다. 그 관심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오랫동안 나는 책을 읽기만 했다. 아니 가끔 읽은 책에 대해 쓴 적도 있다. 그때 읽고 썼던 것은 거의 동화였다.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쓸 수 없었다. 지금 그렇게 잘 쓴다고 할 수 없지만, 그때 쓰지 않은 게 조금 아쉽기도 하다. 기억은 언젠가는 사라지기에 그것을 조금이라도 붙잡아두려면 쓰는 게 좋으니까. 예전에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거의 잊어버렸다. 써도 잊어버리지만. 그래도 쓰지 않는 것보다는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몇해 동안은 대충 썼는데 지금은 잘 쓰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면 할 말이 거의 없다(비슷한 말을 또 쓰다). 그래도 쓴다. 어쩌면 이것은 그렇게 좋은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늘 생각하는 것은 내가 책을 잘 못 읽어서인가 보다 다. 다음에는 잘 봐야지 하지만 잘 안 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흐르는 거지. 처음에 쓰려고 한 것은 이런 말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가서, 내가 책을 읽게 된 것은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어떤 작가는 한동안 책을 읽고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한두 사람이 아니다. 책을 읽는 게 재미있기도 했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읽은 책에 대해서도 쓰기로 한 거다. 이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쓰는 버릇을 들이려고 했는데 버릇이 쉽게 들지는 않는다.

 

여전히 책을 읽는 것은 즐겁다. 하지만 다음은 덜 즐겁다. 다른 사람한테는 책읽기뿐 아니라 쓰는 것도 즐겁게 하라는 말을 했는데, 나는 그러지 않고 있다니 했다. 그래서 이제는 잘 쓰지 못해도 즐겁게 쓰기로 했다. 글을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고 늘 생각해야겠다. 실제 그렇기도 하다. 내가 아주 싫어했다면 지금까지 썼겠는가. 잠깐 쓰다가 그만뒀겠지. 책을 많이 읽는다고 글을 잘 쓰는 것 같지는 않다. 하나 더 책을 많이 읽는다고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글쓰는 것도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도 끊임없이 애써야 한다. 무엇이든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것보다는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저기 산이 있기에 오른다, 처럼 여기 책이 있기에 읽는다.

 

 

 

희선

 

 

 

 

☆―

 

우리는 책에 도움말을 부탁하는 대신 책 속 보물을 훔쳐내야 한다.  (147쪽)

 

 

우리는 작가가 말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흔히 책을 읽다가 몽상에 빠지는 순간이 있다. 문득 고개를 들고 입술에 집게손가락을 문 채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라? 

(136쪽)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연 2013-08-2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산이 있기 때문에 오른다, 라는 말이 에베레스트 등정때 나온 말로 알고 있어요. 그러고보면 책을 읽는 것은 에베레스트의 등정에 비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 읽고 난 뒤의 허무함까지.. ㅎㅎㅎ 뭐랄까, 저는 다 읽고 나면 허무함을 느끼는 경향이.

희선 2013-08-28 03:09   좋아요 0 | URL
다 끝났구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기도 하죠
그래서 다시 다른 책을 읽는 거죠 꼭 한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책을 만난 사람은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그런 것을 찾기 위해 자꾸 책을 보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그것을 찾게 되면 그만 보게 될까요 자기 마음을 다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책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희선 2013-08-29 00:28   좋아요 0 | URL
왜 위와 같이 말했을까요 사람을 찾는 것처럼... 책은 하나만 좋아할 수 없을 듯해요 그것만 있어도 괜찮겠다 하는 게 있기를 바라는 제 마음이군요 그런 게 있어도 다른 이야기 보고 싶어할 듯합니다 책보다는 책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확실하게 뭐라 하기 어렵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고 못 찾을 수도 있겠죠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