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탐정 설록수
윤해환 지음 / 씨엘북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셜록 홈즈의 모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세계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쓰고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지 않겠죠. 그렇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책도 다 봤다고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지금까지 겨우 한권 봤습니다. 영국에서 만들었다는 드라마 《셜록》도 못 봤습니다. 그것뿐 아니라 영화도 본 적 없습니다. 어쩌면 어렸을 때 뭔가 봤을지도 모르죠. 이름은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셜록 홈즈뿐 아니라 아르센 루팡도 그렇습니다. 이것은 잠깐 꺼낸 말입니다. 제가 왜 이런 말을 꺼냈느냐구요. ‘트위터 탐정 설록수’ 때문입니다. 설록수는 셜록 홈즈를 21세기 우리나라에 맞게 만든 인물이라고 합니다. 셜록 홈즈를 잘 아는 게 아니라서 설록수를 보고 홈즈를 떠올려봤다고나 할까, 그랬습니다. 21세기 하면 인터넷을 뺄 수 없죠. 거기에서 SNS(이렇게 썼는데, 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확실히 모르는군요, 찾아봐야겠군요)의 한 종류 트위터를 끌어다 썼습니다. 저는 컴퓨터로 인터넷은 쓰지만 트위터는 잘 모릅니다. 그것을 잘 몰라도 이 책을 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 셜록 홈즈의 모험을 모두 읽고 잘 아시는 분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몰라도 괜찮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셜록 홈즈는 어떨까 하고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죠. 제가 그랬군요.

 

탐정을 할 수 없다는 법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옛날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런데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탐정을 한다고 하더군요.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서도 탐정 일을 받아들여주면 좋겠군요. 법은 인정해주지 않아도 탐정 일 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설록수처럼 취미라고 하면서 말이죠. 설록수는 족집계 수학 과외 선생을 하면서 취미로 탐정을 한답니다. 셜록 홈즈한테 있는 BSI가 설록수한테도 있습니다. 과외를 받는 아이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왓슨은 라섹 수술을 잘못 받고 눈이 보이지 않을 수 있게 되어 의가사전역한 김영진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공짜라고 다 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영진은 양산이 고향인데 이상한 소문(이것은 책을 보세요) 때문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 편입합니다. 김영진이 살게 된 삼청동 221번지(B221)에 있는 하숙집에 설록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우연한 만남이 김영진의 삶을 많이 바꾸기도 했습니다. 김영진이 설록수한테 조금 휘둘리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그것을 아주 싫어하는 것 같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그런 일에 익숙해지고 잘 받아넘깁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설록수가 만든 트위터 DRWATSON을 김영진도 함께 쓰면서 설록수가 탐정으로 하는 일을 쓰고 의뢰도 받습니다.

 

설록수는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는 앉은뱅이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두 손을 펴서 삼각형 모양으로 맞댑니다. 하와이 전통악기 우쿨렐레를 잘 연주합니다. 우쿨렐레로 클래식 음악도 연주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군요. 설록수가 우쿨렐레를 아주 잘 다룬다는 거겠죠. 아주 놀라운 일은 김영진을 보고 1초 만에 여러가지를 알아낸 일입니다. 겨우 1초 만에……. 다른 일들도 꽤 빨리 알아냅니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훈련하면 조금이라도 설록수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셜록 홈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홈즈가 실제 있었다고 생각하고 찾으려고 하기도 하잖아요. 설록수와 김영진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설록수와 김영진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만큼 인물이 살아있다는 것이겠죠. 여자 둘은 친하게 그려도 이상하지 않은데, 남자 둘은 왜 엉뚱한 생각을 하게 만들까요. 그렇다 해도 두 사람 사이가 부럽기도 하더군요. 《홈즈가 보낸 편지》에 나온 김내성과 카트라이트가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같은 작가의 이야기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다섯 번째 이야기 <@열여덟 번째 암자>에는 눈에 익은 이름이 많이 보여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쓰는 이름만 알고 다른 것은 잘 모릅니다. 진짜 자기 이름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책에 실리는 느낌은 어떨지. 멋진 경험이 아닌가 싶네요. 오래오래 남잖아요. 한국의 셜록 홈즈와 왓슨이 나온다면서 백년 뒤 사람들이 볼 수도 있겠죠. 이것보다는 설록수와 김영진으로 알려진다면 더 좋겠군요. 설록수 이야기는 앞으로도 나온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살인사건이 나옵니다. 사람을 죽인 사람이 있지만, 실제 그런 일을 하도록 입김을 불어넣은 사람이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백수당을 운영하는 당주 백백수가 뒤에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것이죠. 이런 일은 다른 데서도 가끔 봤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해도 실제로 그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한테 누군가가 방법을 가르쳐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한번 해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 <지옥소녀>에서는 누군가를 지옥에 보내달라고 하면 그 말을 들어줍니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의뢰인도 죽으면 지옥에 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고서도 사람들은 누군가를 지옥에 보냅니다. 어쩌면 이것은 다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사람을 죽였다 해도 사람을 죽인 일은 없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사람을 죽이도록 꼬드기는 사람은 더 큰 죄를 짓는 게 아닌가 싶네요. 백수당 당주 백백수는 설록수가 앞으로도 싸워야 하는 적입니다. 다른 것도 생각났는데 <지옥소녀>를 쓰다니. 백백수와는 조금 다르군요. <탐정학원 Q>에 나온 나쁜 조직과 비슷합니다. 명왕성이던가.

 

사건은 SNS 그러니까 트위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일어난 일도 있고, 다른 일도 나옵니다.(그러고 보니 백백수가 트위터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는군요) 다른 것보다 그것을 먼저 말한 것은 처음과 마지막이 트위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 나온 것처럼 트위터나 인터넷 안에서와 현실에서 아주 다른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저도 조금은 다를 수도 있겠군요. 실제는 말을 잘 못하지만 쓰는 말은 조금이라도 하니까요. 저는 인터넷 안이라 할지라도 꽤 진지하게 사람들을 대합니다.(지금 생각하니 그러지 않을 때도 조금 있었네요, 부끄럽군요) 그래서 어떤 말을 쓸 때는 꽤 오래 생각해서 씁니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하는 말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그때는 정말 그런 마음이었겠죠. 실제 만나지 않는다 해도 진짜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니, 인터넷 안이라 할지라도 책임을 가지고 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가끔 잘못 말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 말 때문에 마음 아파했던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 있었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 싶네요.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좋았을 텐데. 변명하자면 나쁜 말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말이라 해도 받아들이는 쪽이 기분 나쁘다면 그것은 좋은 게 아니겠지요. 긴 변명이었습니다. 듣는 말이 아닌 글말이라도 사람들은 상처받습니다. 어쩌면 더할지도 모르겠습니다.(저도 잘 못하면서 잘난 듯이 말했습니다^^;)

 

앞으로 설록수와 김영진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갈지 기대되는군요.

 

 

 

설명할 수 없어요

록수의 매력, 셀

수 없이 많아서

 

 

설명하지 않아도 알죠

록수가 어떤지, 게다가

수학도 잘한대요

 

 

설피 우는 저 꾀꼬리

록수 그리워

수많은 밤 저리 우는가

 

(왜 꾀꼬리가 떠올랐을까, 꾀꼬리가 밤에 우나

그런 것도 모르고 이렇게 쓰다니...)

 

 

 

희선

 

 

 

 

☆―

 

“지금 곁에 소중한 사람이 있는데도 마음이 시려서, 너무 외로워서 참을 수가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지는 걸까요. 그리고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 또 외로워서 누군가와 저렇게 핸드폰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그렇다면 너무 슬픈 거 같아요. 저렇게 핸드폰을 들고 이야기를 하느라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외롭게 하는 거, 전 그게 싫어요. 너무 슬퍼요.”  (333쪽)

 

-누군가와 만나고 있을 때는 휴대전화보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한테 마음을 쓰면 좋겠네요

 

 

“나는 자네의 그 표정을 참을 수가 없어. 그러니 나에게 원하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말하게. 내가 자네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바로 해줄 테니. 알겠나?”  (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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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04-24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탐정 대신에 흥신소가.. 한때 저도 탐정이 정말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었지만 푸핫.

설록수 삼행시..ㅎㅎ 되게 귀여운 분위기의 시네요. 설록수하니까 셜록스가 떠오르고, 셜록스 하니깐 천사 소녀 네티가.. ㅎㅎㅎ 시를 보니까 저렇게 연상이 되네요. 사실 쓰신 글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데.

어쩐지 이 책 제목이 낯설지 않더라구요. 네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희선 2013-04-25 00:52   좋아요 0 | URL
탐정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군요 가끔 이런저런 추리를 하시나요 그럴 것 같은 느낌이...^^

천사 소녀 네티, 예전에 봤는데 잘 떠오르지는 않는군요
그럴 때 있죠 뭔가를 봤는데 상관없는 것들이 이어서 떠오르는 일

셜록스가 나오는군요, 지금 찾아봤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