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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만들다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66
무라오 고 지음, 김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는 하늘은 멋있기는 해도 진짜 하늘에 댈 바는 아니지. 진짜 하늘은 더 멋져. 눈으로 본 걸 그림이나 사진으로 담는 건 쉽지 않아. 실제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사람한테는 그림이나 사진이 도움이 되겠어. 사람은 욕심도 많은가 봐. 진짜도 보고 그림이나 사진도 보고 영상도 보니 말이야.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좋아지기도 하지. 집 안에서 영상만 보지 말고 밖으로 나가 걸으면서 하늘을 보고 자연을 만나 봐. 몸에도 마음에도 좋아. 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나오고 밤에 잠도 잘 온다더군. 나도 잘 못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엔 아주 높은 건물이 많아. 도시는 건물 때문에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곳 있겠어. 이 책 《하늘을 만들다》에 나온 마을에도 건물이 자꾸 위로 올라갔어. 집에 먹을 걸 많이 쌓아두거나 좋아하는 모자를 두려고 집을 자꾸 위로 올렸어. 기린 위에도 집이 있어. 건물을 높이 짓자 하늘이 안 보이게 됐어. 하늘이 보이지 않게 되자 밖에 나와도 좁은 방에 있는 것 같았어. 하늘이 보이지 않으면 그런 느낌이 들겠어. 늘 그늘이 져서 춥고 기분도 처지겠어.
높은 건물이 하늘을 가리자 마을에 살던 동물은 화가인 원숭이한테 하늘을 그려달라고 해야겠다고 해. 이 책에 나오는 마을엔 동물이 살아. 동물이기는 해도 사람과 다르지 않기도 하군. 원숭이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 원숭이가 어릴 때 그린 건 자연이었는데, 지금은 마을이 어릴 때와 많이 달라졌어. 원숭이는 동물이 그려달라는 하늘을 건물에 그려. 짙은 파란 하늘 연한 파란 하늘 흰구름도.
오래된 건물에 그림을 그리면 멋지기도 한데, 여기 나오는 마을엔 하늘만 그리는군. 그것도 멋질 것 같지만 진짜 하늘은 아니군. 원숭이는 하늘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하면서도 여기저기에 하늘을 그리고 친구가 낡은 자기 집을 둘러싼 벽에도 하늘을 그려. 어느 날 새가 벽에 부딪쳐. 새는 건물에 그린 하늘을 진짜 하늘로 알고 날려 했던 거야. 이건 높은 건물 유리에 새가 부딪치는 것과 다르지 않군. 도시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지.
마을 건물은 자꾸 높아지고 하늘은 더 보이지 않게 돼. 원숭이는 마을을 떠나기로 해. 원숭이가 마을을 벗어나자 낮은 건물과 들판 그리고 드넓은 하늘이 펼쳐졌어.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았어. 하늘은 드넓어야지. 네가 보는 하늘과 내가 보는 하늘은 이어졌어. 원숭이는 어릴 때 본 하늘을 다시 봐서 기뻤겠어. 그림 사진으로 보는 하늘도 괜찮지만, 진짜 하늘이 더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 날씨에 따라 바뀌기도 하잖아. 진짜 하늘 자주 올려다 봐.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