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최근에 크게 웃었던 일은?




​ 없음.


 이걸로 끝 하고 싶다. 정말 요새 크게 웃은 일 없다. 웃을 일이 없구나. 웃을 일이 없어도 웃어야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건 맞는 말이기는 하다.


 지지난주 마지막 물음이 이거였는데, 안 써도 되는구나 하고 좋아했다. 다시 나올지 몰랐다. 무슨 일이 있으면 크게 웃을까. 사실 그렇게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별 일 없는 하루하루면 된다. 아직 다 살지는 않았지만.


 웃는 건 좋은 거기는 할 거다. 웃어서 안 좋을 건 없다. 웃으면 몸에 좋다고 하잖는가. 웃자, 그냥 웃자. 좋은 일 없으면 어때. 어이없을 때도 웃기는 하지만, 그런 허탈한 웃음은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소리 내 웃지 않아도 그냥 웃음 짓기도 괜찮다.








147 내가 나라서 참 좋다고 느낀 순간은?




 그런 때가 있었던가. 한두번은 있었을지 모르겠어. 내가 그렇게 괜찮지는 않지만 그냥 이대로인 내가 괜찮아. 참 좋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그렇게라도 생각하는 거 괜찮지 않을까.


 내가 다른 사람이 된다고 좋을 것도 없어. 다른 사람이 되면 난 없어지는 거잖아.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이렇게 흘러가면 안 되는데.


 이건 자꾸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네. 그런 때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잊어버린 걸 거야. 그러기를 바라.








148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난 날 나는 언제 나일까. 언제 자신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별로 하고 싶은 말 없다. 내가 말한다고 바뀌겠냐고. 안 바뀐다. 지난 날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데. 평행우주가 있다면, 내가 뭔가 말해서 달라진 난 거기에서 살겠지. 그건 내가 아니잖아. 아니 나면서 내가 아니구나.


 다른 내가 어딘가에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말이다. 그런 나 어딘가에 있을까. 그런 나한테도 시샘할지. 그런 거 알면 조금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난 게을러서 그냥 살까 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미안해. 나와 나를 아는 사람 다.








149 나의 이상형은?




 없다.


 이거 예전에 한 것 같은데. 그때도 별 말 안 했던 것 같다. 내 이상형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일지, 자신이 어떻게 되고 싶다는 건지. 첫번째 것일 때가 많겠구나.


 사람은 다 바뀐다. 난 내가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기도 한다. 달라지기도 하고 바뀌지 않기도 하는 사람. 좋은 건 바뀌고 안 좋은 건 바뀌면 좋을 텐데, 어쩐지 반대일 것 같다.


 이상형이다 여긴 사람도 처음 봤을 때하고 달라진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이 바뀌었다 여기는 건 자신이 바뀌어설지도. 달라져도 좋게 달라지면 괜찮겠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늘 그대로다. 안 좋은 그대로.








150 내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을 때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사람들한테 주목받는 거예요. 언제나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디서든, 안 보이게. 있는 듯 없는 듯. 아니 없는 듯 사는 게 좋다고 할까요.


 사람은 다 주목받는 순간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라고 아주 안 좋아하는 건 아닐지도. 아니, 별로예요.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사람들한테 주목 받는 거 어색하지 않겠지요. 그걸 즐길 겁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하는 걸 좋아하고 봐주면 힘을 받기도 하겠습니다. 그건 다른 사람한테 힘을 받는 걸지도.






 이번주도 힘들게 썼다. 처음에는 다 없다고 썼다. 그랬다가 그걸 지우고 쓴 것도 있고 그대로 없다 먼저 쓰고 쓴 것도 있다. 무슨 물음이든 대답하는 건 어렵다. 좀 유연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잘 안 되는구나. 내가 그렇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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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03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웃을 일 없어도 한 번씩 거울보며 크게 소리내어 웃어 봅니디.
자꾸 안 웃고 있으면 얼굴의 근육이 경직되거든요.
책만 보면 보다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져요.

희선 2023-09-03 23:03   좋아요 0 | URL
거울 보고 크게 소리내어 웃어보시는군요 웃을 일이 없다 해도 조금 웃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는데, 평소에 잘 안 할지도... 조금이라도 웃어 봐야겠습니다 웃으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도 하잖아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