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내가 질투를 느꼈던 일은?




 한번 썼다가 지웠어. 별로 안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저 나 혼자 생각하고 싶은 거여서. 뭔가 질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그런 걸 생각하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뿐이잖아.


 질투 같은 거 아주 느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별로. 그런 거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더군. 그런 사람은 자신한테 자신이 있는 거겠어. 대단해. 난 정말 자신이 없어서 말이야. 또 이 말을. 그러면서도 자신을 가지려고 이렇게 글 같은 걸 쓰는 게 아닌가 싶어. 내가 나를 격려하려고.


 글을 쓰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아무래도 난 글을 죽을 때까지 써야겠어. 죽을 때까지도 자신 없을 테니 말이야.


 질투가 아주 나쁜 건 아니겠지만, 그게 좋게 영향을 미치려면 그 사람은 긍정스러운 생각을 해야 해. 나처럼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거 느껴도 빨리 잊으려고 하는 게 나아. 마음대로 안 되지만.


20230731








128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적어보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2002




 내가 좋아하는 시에는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하다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게 있었는데, 이걸로 하기로 했다. 짧고 괜찮아서. 뭐든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한다. 나는 그러고 있을지.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그러기보다 남이 그러기를 바라는 건지도. 그건 바라는 거구나. 오래 본다고 별거 없는데.


 한번만 보고 어떻다 생각하기보다 괜찮은 게 있을지도 몰라 하는 게 낫겠다. 이건 책인가. 책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구나.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가끔 내가 잘 안 보는 것도 보려고 한다. 잘 모르는 것도 보다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20230801








129 내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것을 만들고 싶어?




 제가 뭐든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드는 거 배우면 조금 하겠지만, 그런 건 배우려면 시간뿐 아니라 돈도 듭니다.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별로 배우고 싶지 않네요.


 지금 생각하니 예전에 빵 만들기 배우고 싶었어요. 그게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닌데. 빵을 좋아하기는 했는데, 지금은 어쩌다 한번 먹습니다. 시간이 가니 별로 안 좋아하게 된 건지. 아니 먹고 싶을 때가 있고, 별로 생각나지 않는 날이 있는 거겠지요. 전에 한번은 크림과 팥이 들어간 빵을 먹기도 했는데. 시간이 가니 맛이 다르더군요.


 음식보다 물건 만드는 게 좋겠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 집은 못 짓고 제가 살 집을 짓는 거죠. 그런 생각했다가 그것도 쉽지 않겠다 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책장이에요. 책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책을 책장에 제대로 꽂아두지 못했습니다. 책을 정리해야 할 텐데. 아까워도 버려야 하는 건 버려야겠지요. 어떤 책장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책을 많이 꽂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리도 조금 차지하고. 그런 책장 거의 없겠지요.


20230802








130 최근에 만난 고마운 사람은 누구야?




 나는 만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나 하고 슬퍼하기도 했어. 다시 생각하니 실제 만나지 않았다 해도 지금까지 만난 사람이 다 나한테 고마운 사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 요새 만난 사람에서 고르기는 어렵기도 해. 그냥 모든 사람이 다 고마웠다고 생각할래.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면서 내 마음이 얼마나 좁은가를 느끼기도 해. 어떤 때는 뭐든 다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아주 잠깐이야. 그런 순간이 하나도 없는 것보다 낫겠지. 늘 그러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다니.


 자신만 생각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책을 봐야 해. 자기 안에 갇히지 않아야지. 자신만 힘들다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지금 살아 가는 사람은 다 나름대로 힘든 일이 있을 거야. 그런 걸 잊지 않아야 하지.


 누구한테서든 배울 점은 있을 거야. 싫은 사람은 어렵겠지만, 그렇게 싫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가진 좋은 점이 뭘까 잘 보면 좋을 것 같아.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거 찾기. 그러면 기분 좋겠지.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그동안 그렇게 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앞으로는 좋은 걸 보려고 애써야겠어.


 소설에서 만난 사람도 고맙군.


20230803








131 요즘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은?




 아쉽게도 요즘 제 가슴을 뛰게 하는 거 없어요. 무슨 일이든 가슴 뛰면 좋겠지만, 그런 일 별로 없네요. 책을 읽기 전에 좀 그러기는 합니다. 읽고 싶은 책 읽기 전에. 읽고 싶은 거여도 읽으면서 괜히 읽기로 했어 할 때도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기대를 크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보면 뜻밖에 재미있는 걸 만나기도 하잖아요.


 가끔 기분이 좋을 때 있는데, 그건 아주 잠깐이에요. 그날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어떻게 마음이 쉽게 왔다 갔다 하는지. 아니 들뜨지 않으려고 합니다. 괜히 들떴다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합니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다니. 본래 제가 그러네요.


 조용히 아무 일 없이 살고 싶다고 할까.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군요. 칠월에도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제가 그걸 잘 모르고 지나간 건지. 아니 그 일보다 그 뒤에 좀 우울했습니다. 그건 지금도 이어지는 거고, 앞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일이어서 그냥 살아야 하는데 가끔 우울합니다. 안 좋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괜찮게 해주는 게 책이군요.


 글도 써야 할 텐데. 쓰기는 해도 그것만 쓰지 않고 다른 것도 쓰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기분 좋을 텐데. 글 써서 기분 좋다니. 저만 좋겠습니다.


20230804






 이번 주도 다 갔네요. 어느새 주말이라니. 칠월 마지막 주도 팔월 첫째 주도 참 빨리 갔습니다. 이번 주엔 잠을 많이 잤네요. 아니 자려고 해도 잠이 잘 안 와서. 더울 때 바로 일어나기도 하는데 일어나기 싫더군요. 다시 게을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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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8-05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질문은 몇 개까지 있는거예요?
생각보다 엄청 많네요.

희선 2023-08-08 23:23   좋아요 1 | URL
물음과 답 쓰는 일기장 있잖아요 이것도 그런 데 있는 거니 한해겠네요 365개 다 할지 한해 동안 할지... 한주에 오일만 쓰니 한해가 된다 해도 365까지 못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