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3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3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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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과 함께 살면 그 동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는 즐거움이 있겠다. 보기만 하면 안 되겠지만. 놀아주고 밥이나 간식도 줘야겠지. 고양이나 개가 여러 마리면 사람이 놀아주지 않아도 아주 심심하지 않겠지만, 한마리면 놀아줘야겠다. 그런 거 못하는 난 그냥 살아야지. 지난번에도 이런 말 했구나. 동물과 살면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겠다. 내가 나를 잘 돌보지도 못하는데. 바로 《뽀짜툰》 3권을 만났다. 앞으로도 이어서 볼지 잠깐 쉬었다 볼지. 빨리 보면 아쉬울 테니 잠깐 쉬었다가 나머지를 보는 게 좋을지도. 뽀또 짜구 쪼꼬 포비 이야기 재미있다. 책 제목 ‘뽀짜툰’은 뽀또와 짜구 이름에서 따 온 거구나.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책속에선 여전히 살아 있는 뽀또 짜구 쪼꼬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채유리는 엄마 아빠가 농장을 한 적이 있어서 동물을 좋아했다. 농장을 하다 농사를 짓게 됐나 보다. 채유리는 병아리를 좋아했는데, 병아리가 조금 크면 관심을 덜 가졌다. 병아리가 40~50일 자라면 닭이 되고 팔려도 그렇게 슬퍼하지 않았다. 채유리가 어릴 때는 엄마가 닭을 잡기도 했다. 팔지 못하는 닭이나 남은 닭이었다. 엄마가 닭을 죽이고 손질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고, 엄마가 닭털을 뽑자 채유리도 그걸 따라했다. 어릴 때는 아무렇지 않게 그걸 했겠지. 동물, 고기가 되는 동물도 살았을 때는 괜찮아야 할 텐데. 좁은 곳에서 짧은 시간 동안 자라는구나. 지금은 고기가 어떻게 사람한테 오는지 잘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른다. 다행하게도 난 고기 거의 안 먹는다. 아주 안 먹는 건 아닐지도. 가공 식품 먹기도 하니. 난 고기 별로 안 좋아한다. 채유리는 고양이와 살면서 동물을 더 생각하게 됐다. 그건 좋은 거겠다.


 겨울은 추워서 별로지만 눈이 와서 좋다. 이젠 지구온난화로 눈이 많이 오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사는 곳은 눈이 많이 오기도 했는데,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부산도 바다와 가까운데. 부산은 눈이 비가 된다. 부산은 여름엔 많이 덥지 않고 겨울엔 많이 춥지 않아서 살기 괜찮은가 보다. 어릴 때 부산에 살았는데, 생각나는 건 별로 없다. 죽 거기에서 살았다면 눈 별로 못 봤겠다. 채유리는 겨울이면 눈이 오길 기다리기도 했다. 부산에 눈이 쌓일 만큼 온 적이 있는데, 포비는 그때 눈을 처음 보고 신기하게 여겼다. 채유리는 베란다에서 포비와 눈싸움을 했다. 포비는 눈을 던지지 못했지만. 그런 기억이 있는 것도 괜찮겠다. 채유리 엄마 아빠가 비닐하우스를 할 때 눈이 많이 와서 식구들이 눈을 치웠는데, 비닐하우스가 내려앉기도 했다. 그때 엄마 아빠는 사람이 다치지 않은 걸 고맙게 생각했다. 엄마 아빠가 긍정스럽구나. 그랬기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집안 형편이 나아진 거겠구나.


 이 책 ‘뽀짜툰’을 보니 뽀또 짜구 쪼꼬 포비가 하는 행동이 웃겼다. 웃기고 귀여운. 채유리는 고양이 보면서 많이 웃었겠다. 쪼꼬는 방석을 물고 다니면서 자기 마음에 드는 자리에 놓고 거기에서 잤다. 그런 모습 보면 참 기특하겠다. 포비는 낚싯대 같은 걸로 채유리한테 놀아달라고 가지고 왔다. 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지치지 않는 포비였다. 뽀또 짜구 쪼꼬는 채유리 식구가 밥을 먹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포비는 관심을 가졌다. 포비가 사람이 먹는 걸 다 먹지는 않고, 생선과 닭튀김은 달라고 했다. 채유리가 과자를 먹을 때면 가까이 와서 ‘나도 줘’ 해서 채유리는 포비가 먹어도 괜찮게 김을 구워서 같이 먹었다. 동물한테는 사람이 먹는 음식 주면 안 되지만, 먹고 싶다고 하면 안 주기 어렵겠다. 처음부터 그런 버릇을 들이지 않는 게 좋겠다.


 고양이 네 마리 적지 않다. 가끔 채유리는 뽀또 짜구 쪼꼬 포비가 어렸을 때를 생각하고 고양이 임시보호를 해 볼까 하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해선지 채유리는 진짜 새끼 고양이를 잠시 돌봐야 했다. 채유리가 사는 아파트에서 어미를 잃고 우는 고양이였다. 어미가 다른 새끼는 데리고 갔는데 그 고양이는 데리고 가지 않았단다. 채유리는 엄마 아빠한테 곧 입양 보내겠다고 말했다.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는 병아리 소리 같기도 할까. 채유리는 그 고양이를 삐약이라 했다. 처음엔 다른 애들과 잘 지내지 못했는데 한주쯤 가니 나아졌다. 포비는 삐약이랑 잘 놀았다. 뽀또 짜구 쪼꼬는 새끼 고양이여서 봐주는 듯했다.


 아무리 고양이가 좋아도 다섯 마리는 힘들겠지. 채유리는 마음먹고 삐약이를 입양할 사람을 찾는 글을 블로그에 썼다. 곧 딱 맞는 사람이 나타나서 그 집에 보내기로 했다. 뭐든 잠시 동안이어도 함께 살면 정이 들겠지. 채유리는 삐약이를 보낸 날 많이 울었다. 들어온 자리는 티가 안 나도 나간 자리는 티가 나겠지. 채유리가 삐약이라 한 고양이는 다른 집에 가고 김호랑이 되었다. 호랑이라니. 호랑이 아직 잘 살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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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4-27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서 이런 귀요미 스러움이 있는 줄 몰랐네요

저도 꼬꼬마 때 삐약이를 키웠었는데 학교 앞에서 사온 삐약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채 죽었고 시골 농장에서 태어난 삐약이들은 닭으로 성장 했습니다

삐약이가 다른 집으로 가서 김호랑이 되었다는건 더이상 새끼냥에 깜찍함이 사라져서 겠죠 ^^

희선 2023-04-28 01:17   좋아요 1 | URL
고양이마다 다르겠죠 혼자 있으면서 가끔 사람한테 오는 고양이도 있고 늘 사람한테 놀아달라고 하는 것도 있겠습니다 자기들끼리 놀기도 하고... 8권에서 노는 모습 웃기기도 했어요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팔다니, 지금 생각하면 무책임한 일인 듯도 합니다 그런 병아리는 오래 살지도 못할 텐데...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몰라요 어떤 사람은 그런 병아리를 닭으로 키우기도 했더군요 닭 수명도 꽤 긴데...

김호랑, 이름 재미있죠 동물한테도 성을 주다니... 지금은 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