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 사는 나무는
보름달이 뜨면
그림자를 멀리멀리 뻗을 수 있었다
나무 그림자는 산을 내려가면서
다른 나무와 동물을 만났다
한번은 길을 잃은 사람을 보고
사람이 산을 내려가게 도와주었다
나무 그림자가 갈 수 있는 곳은
산밑까지였다
날이 흐려 보름달이 보이지 않으면
나무는 그림자를 뻗을 수 없었다
그런 날엔
새와 동물이 나무를 찾아왔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