虞美人草 (新潮文庫) (改版, 文庫)
나쓰메 소세키 / 新潮社 / 195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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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우미인초》를 며칠 보다가 조금 남겨두고 쉬었습니다. 그동안 다른 책을 봤느냐 하면, 보기는 했는데 겨우 한권 봤어요. 그 기간은 며칠일지, 꽤 길었습니다. 열흘 넘게 쉬어서 남은 거 다 본 다음에 다시 보려고 했는데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쓰다니. 그런 일이 처음은 아니군요. 한번 더 본다고 잘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일본말 모르는 건 시간이 흘러도 잘 모르지 않을까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얼마전에 어떤 걸 봤더니 예전에는 몰랐던 건데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군요. 하지만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어떨지. 몇해 전에 본 《풀베개 草枕》도 꽤 어려웠는데, 이번에 본 《우미인초》는 더 어려웠습니다. 나쓰메 소세키가 ‘풀베개’ 다음에 쓴 게 ‘우미인초’던데 어쩐지 느낌이 비슷했어요. 전 소세키 유머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게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다른 책에서는 그걸 알지. 소세키 소설 사둔 거 아직 더 있습니다. 《마음 こころ》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は猫である》 《행인 行人》 그리고 《그 후 それから 》예요. 언제 볼지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책 보는데 어느 순간 아침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세키 소설에는 불륜이 나온다는 말 본 적 있군요. 처음 삼부작이랄까. 아침 드라마 거의 본 적 없지만. 일본 사람은 ‘무슨 낮 드라마야’ 하는 말 하기도 하더군요. 그건 한국에서 하는 아침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인 듯합니다. 아침 드라마에는 불륜, 출생의 비밀, 배신 그런 게 나오잖아요. 그런 거 막장 드라마라 하는군요. 그런 말 하면서도 드라마 보는 사람 많겠지요. 소세키 소설 한국말로 본 게 여러 권이기는 한데, 그거 보니 100년 전에 쓴 소설 같지 않았습니다. 소세키 소설을 한국말로 잘 옮겨서 그랬겠습니다. 일본말도 그렇게 예스럽지 않지만, 지금 쓰는 글자와는 조금 다르기도 해요. 이 말 전에도 했군요. 옛날 소설 같은 느낌이 많이 들지 않지만 옛날에 쓰인 거 맞구나 하기도 했어요. 한국에서는 지문에 사람 이름만 썼을 텐데, 이걸 보니 상(씨)이나 군이 있더군요. 무네치카 군, 고노 상, 오노 상.

 

 앞에서 ‘풀베개’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산시로》도 조금 생각났어요. 산시로보다는 조금 위지만 20대가 여러 사람 나와서 그랬을지도. 무네치카는 스물여덟이고 고노와 오노는 스물일곱이에요. 여자도 셋이네요. 후지오, 이토코, 사요코. 후지오는 고노 이복동생으로 오노한테 마음이 있고, 이토코는 무네치카 동생으로 고노를 좋아하고 사요코는 오노와 결혼하기로 한 사람이에요. 무네치카는 외교관 시험을 보고 고노는 철학자 오노는 시인이에요. 여러 사람이 나오니 쓰기 어렵군요. 여섯 사람뿐 아니라 고노와 후지오 어머니(고노한테는 새어머니로 소세키는 수수께끼 여자라 해요), 무네치카와 이토코 아버지 그리고 사요코 아버지로 오노를 도와준 이노우에 고도 선생에 오노 친구인 아사이도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소세키가 말하기도 하더군요. 이런 식으로 쓴 소설이 이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소세키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나 봅니다. ‘풀베개’에서도 셰익스피어를 말한 것 같기도 한데. 셰익스피어 하니 소세키 소설 《몽십야》가 생각납니다.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그걸 생각하다니.

 

 고노는 철학자다 했잖아요. 아버지가 죽고 고노는 집을 잇지 않기로 해요. 재산은 모두 동생인 후지오한테 주겠다고 하는데 새어머니는 그걸 곧이곧대로 듣지 않아요. 고노가 집을 나가고 재산을 후지오한테 주기를 바라면서도 말은 다르게 해요. 그건 남이 어떻게 볼지를 마음 써서예요. 후지오와 어머니는 후지오 결혼 상대로 오노와 무네치카를 저울질해요. 오노는 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왕한테 은시계도 받았어요. 지금은 논문을 써서 박사가 되려고 해요. 무네치카는 외교관 시험을 봤지만 한번 떨어지고, 또 시험 봤어요. 붙으면 무네치카도 생각해 볼까 하더군요. 아버지는 무네치카를 후지오 결혼 상대로 여기고 금시계를 물려주겠다 했는데. 후지오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배경에 더 마음을 쓰는군요. 오노는 고아로 교토에서 고도 선생한테 신세를 지고 도쿄로 오고는 고도 선생 딸인 사요코보다 후지오를 더 생각해요. 후지오한테는 돈이 있으니. 고도 선생과 사요코가 교토에서 도쿄로 온 다음에 오노는 박사 논문을 써야 해서 사요코와 결혼 못하겠다고 해요. 오노는 친구 아사이한테 그 말을 고도 선생한테 전해달라 해요. 자신이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다니. 아사이는 별 생각없이 오노 말을 고도 선생한테 전해요. 소세키는 아사이가 상상력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름도 얕다는 뜻인 아사이잖아요.

 

 무네치카는 고노 아버지 유품인 금시계를 받을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금시계에는 후지오도 딸려 있으니. 후지오는 자주색이군요. 등꽃. 클레오파트라가 죽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후지오 죽음을 나타내는 것과 같겠습니다. 자존심 상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지. 무네치카가 오노를 설득해서 오노는 다시 사요코와 결혼하기로 해요. 오노는 자신한테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을 기다린 것 같기도 했어요. 거기까지만 했다면 나았을 텐데. 무네치카는 오노한테 사요코와 함께 후지오를 만나라고 해요. 후지오는 사요코를 보고는 무네치카한테 금시계를 주는데 무네치카는 금시계를 부숴요(이런 부분 연극을 보는 듯했습니다). 후지오가 욕심이 많다 해도 그런 일 당해야 할까요. 소세키는 후지오를 좋아하지 않나 봅니다. 죽게 하다니.

 

 조금 괜찮은 사람도 있어요. 고노와 이토코예요. 무네치카는 고노한테 집을 나오고 이토코와 결혼하라고 해요. 이토코는 고노 마음을 다 안다면서. 소세키도 이토코 같은 사람 좋아할 것 같네요. 자신을 잘 알아주는 사람. 이건 누구나 그렇겠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요. 소세키는 고노 입을 빌려 이런저런 말을 했는데. 삶과 죽음. 사람이 지켜야 할 것. 오노가 의리를 저버리려 했지요. 다행하게도 다시 마음을 잡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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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3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희선님 소세키옹 작품 그것도 우미인초를 원서로 !
전 그후, 몽십야 정도 원서로 읽었는데
그와 다른 작품들은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아서
게이고와 하루키옹으로 돌아가는데 ㅎㅎ

희선 2021-03-15 23:36   좋아요 1 | URL
소세키가 옛날 사람이기는 해도 하루키보다 오래 못 살았던데... 지금 생각하니 하루키보다 소세키가 더 나이 많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읽기는 했지만 잘 못 봤어요 아주 재미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책도 보고 싶네요 《마음》하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예전에 보기는 했는데, 책을 사두었네요 그 책을 산 건 성우가 읽는 CD가 있어서... 겨우 15분밖에 안 나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