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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6월
평점 :
예전에 《당신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당신 살을 빼 드립니다》다. 소설은 같은 사람이 썼지만, 마음을 정리해주는 건 언니인 오바 도마리고 살을 빼게 도와주는 사람은 동생인 오바 고마리다.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은 집안을 정리하는 거다. 오랫동안 쌓인 물건을 정리하면 마음도 정리되겠지. 마음 정리도 하기 어렵고 살 빼기도 어렵다. 그걸 누군가 도와준다면 조금 쉽게 할 수 있을까. 요즘은 살찐 사람보다 날씨한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많은 사람은 살찐 사람을 한심하게 여기기도 한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그건 대중매체 힘이 크겠다. 아이돌 가운데 살찐 사람은 없겠지. 많이 본 적 없지만 거의 없을 것 같다. 먹는다 해도 연습을 많이 해서 살 찔 틈이 없을까. 그런 점이 없지는 않겠다.
모든 사람이 아이돌이나 배우처럼 마를 수는 없다. 그런 걸 알면서도 그런 사람을 바라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그건 이 사회겠다. 요즘은 비슷비슷하게 생겼다고도 한다. 잘 보면 조금 다르겠지만. 거의 비슷비슷해서 쌍꺼풀이 없는 사람을 보고 한국스럽다고 한다. 그거 좀 웃기지 않나. 지금은 쌍꺼풀 수술 쉽게 한다. 성형수술을 수술로 여기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지방을 없애는 것도 있구나. 먹는 걸 조절하거나 운동으로 살을 빼야 하는데. 이렇게 말했지만 나도 마른 사람 부럽다. 살이 아주 많이 찐 건 아니지만, 적당하지도 않다. 살을 빼야지 하고 덜 먹거나 운동한 적은 없다. 아니 꼭 그렇지도 않은가. 늘 살을 빼고 싶다고 생각한다. 별로 안 먹는데 살은 왜 안 빠지지 생각하기도 한다. 마음 때문일지도. 자주 우울함에 빠진다.
이 소설 속에서 오바 고마리는 살 빼는 책 《당신 살을 빼 드립니다》라는 책을 써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고마리는 텔레비전 방송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책을 내고 이름이 알려지면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야 할까. 고마리가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적 없고 살 빼는 책을 써서 많은 사람은 고마리가 날씬할 거다 생각한다. 오바 고마리는 건강하게 살이 쪘다. 통통하지만 근육이 있다. 고마리는 살을 빼기보다 깔끔하게 죽으려고 운동한다고 했다. 그 말 괜찮구나. 남한테 괜찮게 보이려는 게 아니고 남한테 신세지지 않고 살려면 근육이 있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근육량이 줄어든단다.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고 걷기 싫어한다. 아프다고 걷지 않으면 근력은 더 떨어지고 잘 넘어진다. 그러면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겠지. 이런 생각하니 앞날이 걱정스럽다. 벌써부터 이런 생각이라니. 시간은 순식간에 가고 어느 순간 벌써 이렇게 되다니 할 날이 올지도. 나도 오래 살기보다 깔끔하게 죽고 싶다. 그러면 운동을 조금 해야겠구나. 걷기.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
여기에서 살을 빼려는 사람은 넷이다. 네 사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밖에도 많을 것 같다. 마흔아홉살 소노다 노리코는 사십대 중반까지는 48킬로그램이었다. 대단하구나. 키는 작지 않다. 노리코는 자신이 살이 쪄서 둘레 사람이 예전과 다르게 대한다고 여겼다. 고마리는 노리코한테 앞으로는 못생긴 여자로 살 훈련을 하라고 한다. 여자는 왜 들어가는지. 노리코는 자신이 살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서 잘 웃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노리코는 웃는 얼굴로 밑에 사람을 친절하게 대했다. 그랬더니 달라졌다. 노리코는 앞으로는 여자보다 사람으로 살겠다고 한다. 노리코는 집안 일을 덜하기로 하고 운동하러도 다닌다. 열여덟살 니시키코지 고기쿠는 화족이라는 것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건 핑계일지도. 제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마주하지 않았겠지. 고마리를 만나고 고기쿠는 부모가 반대한다고 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세번째 사람 요시 도모야(서른둘)도 아버지를 부정하면서도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하려 했다. 도모야 자신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면서 아버지 마음에 들 만한 사람과 결혼하려다 스토커가 되고 차 사고가 나고는 한해반쯤 기억을 잊는다. 그 한해반 동안 도모야는 많이 먹어서 살이 많이 쪘다. 자기 마음과 반대인 것을 하려니 그랬겠지.
요즘은 어린이 비만이 많기도 하다. 부모가 다 일하고 형제도 없고 인스턴트 음식만 먹어서 그렇겠지. 열살인 마에다 유타는 엄마하고만 산다. 엄마는 한해쯤 전부터 짜증이 늘었다. 유타 밥도 잘 챙기지 않았다. 여자 혼자 아이 기르기 쉽지 않겠지. 유타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어선지 살이 쪘다. 그것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고마리는 그런 유타와 옆집에 아빠하고만 사는 중학생 가나한테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줬다. 인스턴트보다 자신이 스스로 밥을 해 먹으면 더 좋겠지. 인스턴트는 영양분이 없어서 자꾸 먹게 된단다. 그렇구나. 고마리는 유타와 가나가 의형제로 지내게 한다. 유타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만난다. 유타는 아직 어리니 지켜보는 어른이 있으면 더 좋겠지. 자기 문제를 혼자 해결하면 좋겠지만 누군가한테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쉽게 해결할지도 모르겠다. 난 어쩌지. 그냥 책을 보고 우울하면 걸어야겠다. 정말 그러면 좋을 텐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