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란다스의 개 (양장)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1
위다 지음, 손인혜 옮김 / 더모던 / 2019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일본에서는 오래전에 쓰인 소설로 만화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어릴 때 만화영화 볼 때는 그게 일본에서 만든 건지 몰랐다. 디즈니 만화영화도 했지만. <플란다스의 개>도 어릴 때 봤는데 그때는 잘 몰랐고, 마지막에 넬로와 파트라슈가 죽었을 때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 그때 난 몇 살이었는지……. 이 만화영화는 시간이 흐르고 EBS에서 할 때 한번 더 봤다. 그때는 왜 그렇게 슬픈지. 많이 어릴 때는 내가 감정을 잘 몰랐나 보다. 나이를 조금 먹고 그걸 알게 되다니. 넬로네 할아버지가 아파서 집에 누워 있기만 하는 것뿐 아니라 넬로와 파트라슈가 우유 배달하는 게 안돼 보였다. 넬로는 그걸 힘들게 여기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니. 책은 별로 두껍지 않은데 만화영화는 길게 만들었구나. 보면 슬프겠지만 한번 더 보고 싶다. 예전에 제대로 못 봐서.

 

 책 제목은 만화영화 제목과 같게 ‘플란다스의 개’라 했지만, 플랑드르 지방이고 책속에서는 영어 발음으로 플랜더스라 했다. 넬로나 알루아도 참 어색하다. 네로와 아로아로 알았는데. 예전에 만화영화 할 때 제대로 발음을 썼다면 좋았을걸. 플랜더스보다 플랑드르라고 하는 게 낫겠다. 《빨강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썼다는 거 나중에라도 알았는데 이 소설은 작가 이름 몰랐다. 나와는 다르게 작가 이름 알았던 사람도 많겠구나. 예전에 이 책을 볼 수도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 그러고 보니 그때 소설이 원작이라는 걸 알았구나. 이제라도 책 봤으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넬로 할아버지 요한 다스는 여든살에 두살 배기 넬로와 살게 됐다. 만화영화 봤을 때 넬로 할아버지 나이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그뿐 아니라 알루아 아버지가 넬로와 알루아를 만나지 못하게 한 건 넬로가 열다섯살 때였다. 만화영화는 훨씬 어려 보이는데. 만화영화 볼 때 알루아 아빠가 왜 그러나 했던 것 같다. 소설을 보고 그때 의문을 풀었구나. 예전에는 알루아 아빠가 넬로가 가난해서 알루아와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난 알루아 아빠가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싶다. 지금과 그때는 다르겠지만 그때도 그림 그리고 잘사는 사람 있었을 텐데. 넬로는 무척 가난했다. 그림 그릴 걸 살 돈이 없어서 먹을 걸 못 먹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넬로가 얼마 안 되는 땅이라도 갖고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다. 넬로가 자기 꿈을 말할 수 있는 건 언제나 넬로와 함께 있는 파트라슈와 친구인 알루아뿐이었다. 넬로한테 파트라슈와 알루아가 있어서 다행이다.

 

 가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못한다 해도 넬로는 착했다. 방앗간에 불이 나자 알루아 아빠는 기회라는 듯 넬로가 방앗간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넬로는 그 말에 아무 말도 못했다. 부자인 알루아 아빠가 넬로를 안 좋게 말하자 마을 사람도 넬로를 모르는 척했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 마음을 안다지만 때로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자기보다 밑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그걸 사람이 약해서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마을 사람은 넬로가 방앗간에 불을 지르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알루아 아빠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넬로는 그림대회에서 1등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다시 보리라고 생각한다. 넬로한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죽고 희망도 깨지고 넬로는 밀린 집세 때문에 집을 비워줘야 했다. 착한 사람한테는 왜 더 안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지. 넬로는 배고픔과 추위에 떨면서도 길에서 주운 알루아 아빠 지갑을 돌려준다.

 

 앞에서 벌써 말했듯 넬로와 파트라슈는 함께 얼어죽는다. 넬로는 파트라슈만이라도 알루아 집에서 잘 살기를 바랐는데 파트라슈는 넬로를 찾아간다. 넬로가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넬로는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그림을 본다.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 봤는데, 좀 더 빨리 화가가 넬로 그림을 알아보고 알루아 아빠가 넬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좋았을 텐데. 끝은 슬퍼도 넬로와 파트라슈 우정은 보는 사람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가난하다고 꿈을 가지면 안 될까. 그건 아니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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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1-13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난할 때 꿈이라도 있으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꿈을 생각하는 동안은 자신이 가난하다는 사실도 잊게 되지요.
플란다스의 개는 오래전 티브이를 통해 만화영화로 봤는데 단순한 스토리인 것 같아도 감동적인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눈물을 흘리며 본 적도 있어요.
소녀 감성이고 싶어서였는지? 빨간머리 앤을 오디오북으로 어제 구입했어요. 에이번리 이야기 편입니다. 들어 보고 좋다 싶으면 종이책으로도 살 생각입니다. ㅋ플란다스의 개도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희선 2020-01-14 01:36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 없다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자신한테 힘이 되겠지요 네로한테는 재능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림을 그리고 꿈을 꿀 때는 즐거웠을 거예요 할아버지와 아로아 그리고 파트라슈도 있었으니... 네로를 좋아하고 믿었네요 네로 그림을 조금만 빨리 알아봤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소설에서는 슬프게 끝났지만 현실은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앤은 언제 만나도 반갑지요 다음 이야기는 앤이 에이번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일어나는 일이군요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재미있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