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인문학 - 속박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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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옛날 사상가 이름에는 거의 ‘자’가 들어간다. 이 ‘자子’는 선생이라는 말이란다. 장자는 장 선생이라 하면 될까. 노자, 공자도. 이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구나. 얼마전에 철학 웹툰을 보고 앞으로 철학책을 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 제목을 보니 동양철학이라는 것도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해도 거의 중국 사람이 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종교는 철학과 아주 상관없을까. 종교철학이 있다는 말 들은 듯도 하다. 철학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고 서양 동양 다 있다. 그런 걸 다 공부하기 어렵겠지만. 난 이렇게 생각해도 둘 다에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공부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러면 뭔가 깨닫게 될까. 그럴 수도 있고 그저 지식만 쌓을 수도 있을 듯하다.

 

 내가 철학을 알면 좋겠다 생각한 건 왤까.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웠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철학이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면 있어 보일 듯한 마음도 있어서다. 장자 하면 ‘호접몽’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이름만 아는 사람이다. 이 책 한번 봤다고 다 알아듣지도 못하고 내 마음이 자유로워질 것 같지도 않다.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고 나비가 자신인지 자신이 나비인지 한다. 이건 꿈과 현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말로 알았던 것 같다. 나비와 장자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한다. 껍데기보다 그 안에 있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을 조금이라도 알면 괜찮아 보일 듯하다는 생각도 껍데기를 보는 거겠지. 철학을 알고 그걸 내 안에 녹여내면 훨씬 좋을 거다. 그러고 싶은데.

 

 지금까지 자기 신념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살기 어렵게 된 사람을 보고 대단하다거나 좋게 여겼다. 장자는 그걸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자기 생각에 빠진 거다 여겼다. 장자는 삶과 죽음, 옮고 그름이 다르지 않고 이어졌다고 한다. 세상에는 흑과 백으로 분명하게 나눌 수 없는 게 아주 많다. 거의 모든 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나누려고 한다. 자신과 다르면 틀리다고 한다. 그건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것인데. 틀에 박힌 생각도 안 좋겠지. 틀에 박힌 생각을 해서 흑과 백으로 나누려 하는 건지도. 나도 그런 마음이 없지 않구나. 내가 싫은 건 받아들이지 못하니 말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 안 좋다는 것도 안다. 이 책을 보면서 조금 알쏭달쏭 무슨 말인가 했는데 아주 모르는 건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알아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일 뿐이겠지. 자기 안에 있는 여러 가지에 얽매여서.

 

 어떤 경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훈련을 하고 그걸 잊어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을 잊는 거다. 물아일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 잘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되어 본 적이 없어서겠지. 자신을 잊고 소통하기. 자기 생각이나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게 아니고 물체나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와 내가 하나다 생각하기. 남은 바꿀 수 없고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도 생각하고 하기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으면 괴로워한다. 아이는 아이 본성이 있는데 그걸 보지 않다니. 있는 그대로 보면 좋겠지. 자기 자신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과 견주지 않고.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사람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쓸모없음에서 쓸모있음 찾기. 그런 거 못 찾으면 어때 하는 마음도 있다.

 

 이 책을 보니 장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건 진짜가 아니다 말한다. 청렴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깨끗한 것만 옳다 여기고 다른 사람도 그래야 한다 여긴다. 그건 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겠지. 세상은 업적 같은 게 있는 사람을 칭송한다. 그런 데 장자도 들어가지 않을까. 장자는 자신이 한 말이 오래 남은 걸 알면 싫어할 듯하다. 장자는 드러나기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것을 바랐다. 이름이 남지 않은 많은 사람 삶이 헛될까. 그런 사람이 있어서 지금이 있다. 그걸 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지. 드러나는 것에 마음 쓰지 않아야겠다. 겉이 아닌 마음속이 중요하다. 그걸 알아볼 수도 있다면 좋겠다.

 

 

 

희선

 

 

 

 

☆―

 

 장자는 ‘남들이 좋다는’ 모습으로 ‘세상에서 좋다는’ 인격으로 바꾸는 것을 경계한다.  (170쪽)

 

 

 내 안에 진정한 가치를 모두 녹여서 맑고 조용한 영혼의 눈이 뜨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맑고 조용한 생각으로 사물을 대하면 사물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때 보이는 모습이 사물이 가진 본질이다. 그 본질은 내 맑고 조용한 정신세계와 교유하고 소통한다. ‘참된 나’와 ‘참된 사물’이 만난 것이다. 이것이 물아일체物我一體다. 하나를 이루었다는 건 서로를 모두 받아들이고 서로를 잊었다는 것이다.  (238~239쪽)

 

 

 눈이나 귀로만 보고 듣거나 자기 마음에 맞는 대로만 생각하기를 멈추면 깊은 마음의 눈이 뜨인다.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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