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에 많이 달린 도토리

사람이 따가고

새가 따가고

떨어진 건

사람이 주워가고

작은 동물이 주워가지

 

떡갈나무에 아무리 도토리가 많이 달려도

거기에서 싹을 틔우는 건 있을까 말까 한다

운이 좋은 도토리 하나쯤은 있겠지

땅에 떨어지고 나무잎에 가려

사람도 동물도 주워가지 않은 도토리 하나

 

도토리는 겨우내 땅속에서 지내다

힘을 내 싹을 틔웠다

싹을 틔웠다고 마음 놓을 수 없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어려움을 겪듯

어린 나무는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자란다

 

열심히 싹을 틔운 도토리가

동물한테 들키지 않고

커다란 떡갈나무가 되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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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sbaum 2019-06-26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씨앗을 뿌릴 때는 땅에 너무 깊게 심지 말고 무실결에 던지듯이 심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렇게 무심결에 던져져 틔운 씨앗이 더 강하게 자라주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싹이 난 식물들은 물과 공기 햇빛,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을 갖고 잘 자라겠지요 ^^

희선 2019-06-29 02:32   좋아요 1 | URL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씨앗을 조금 깊게 묻으면 더 자라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씨앗이 들어올리는 흙은 아주 무거울까요 그런 말을 본 것도 같은데... 무겁겠지요 씨앗이 싹을 틔우는 일은 대단하네요

무심한 듯 던진 씨앗이라 해도 아무 마음이 없는 건 아니겠습니다 그런 씨앗은 잘 자랄 듯하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