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의 거짓말 - 김원장 기자가 팩트체크한 땅, 집 그리고 가격
김원장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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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 가격은 10년 전 32평형이 10억 원 정도였습니다. 다들 팔려고 했습니다. 한 동에서 대여섯 가구가 매물로 나온 적도 많습니다. 지금은 30억 원이 넘습니다.
지금 온갖 과학적 근거를 대면서 서울의 아파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왜 그때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사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시장에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않던 우리가, 10년이 지나 갑자기 합리적으로 변한 것일까? 그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인간은 과연 시장에 합리적으로 대응할까?
마트에서 트리트먼트를 하나 더 끼워 준다고 해서 샴푸를 하나 더구입한다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왜 1,000만 원을 내고 에르메스 핸드백을 살까?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에 ‘농협‘ 로고가 붙어 있어도 사람들이 그 가방을 사려고 줄을 설까?

우리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 P6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질녘에야 날아오른다. 헤겔은 모든 일들은 지나봐야 그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값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사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10억짜리인지 30억짜리인지 잘 모릅니다. 어쩌면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그 아파트를 사겠다고 줄을 서자, 나도 따라 줄을 서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합리적 이유를 열 가지 과학적 근거를 대며 설명합니다. 어느 날 집값이 내리면 그 전문가들은 다시 열 가지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집값이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제야 우리는 ‘내 그럴 줄 알았지…‘라며 시장을 이해한 듯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 P8

자산시장은 수많은 변수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알고리즘을 이해한다고 해도 투자는 참 어렵습니다. 어렵게 분석하고 공부해서 시장을 이해할 무렵, 자산을 둘러싼 투자환경이 변해 있습니다. 투자환경에 익숙해질 만하면, 경기 사이클이 바뀝니다. 사이클을 이해했더니, 이번에는 제도가 바뀝니다. 이런데도 우리가 과학적으로 투자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증시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정작 자신의 승률을 밝히면 어떻게 될까? 그 유명한 증권사 투자분석본부장이 세운 투자자문회사의 수익률은 왜 그 모양일까?
가격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 P21

"한국에서 주택은 소유자의 지위를 과시하는 지위재다." 
한반도에서 이제 집은 주거의 문제가 아니고 욕망의 문제입니다.
라캉은 "인간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원합니다.집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타자의 그 욕망이 시들어지면 우리도그것을 원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욕망을 집을 몇 채 더 공급한다고 잡을 수 있을까. 정부가 또 추가대책을 준비하나 봅니다.
- P56

⑦ 집값을 합쳐 30~40억 원 넘게 갖고 있는 분들의 보유세가 너무가파르게 오르는 건 사실입니다.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 좋은 과세는예측 가능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등장하는 분의 아파트 두 채는 불과 6년 전 20억정도에서 지금은 43억 원이 됐습니다. 기자가 보유세가 극단적으로급등한 아파트 단지를 찾다 보니, 한반도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두 아파트를 고른 겁니다. 결국 노동하지 않고 23억 원의 평가차익을남긴 집주인을 정부는 보고만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지난 2017년 국세청에 신고된 부동산 매매차익은 84조8,000억원이다. 그중 상위 1퍼센트가 19조 원을 가져갔다. - P74

해법은 보유세 강화밖에 없어 보입니다. 부동산 투기는 매우 상식적인 경제 행위입니다. 내가 투자한 돈(투입) 대비 기대되는 수익 (산출)이 확연하게 높을 때 투기심리가 작동합니다. 이 기대 수익을 낮추는 것은 정부의 의무입니다. 그래서 집으로 큰 이익이 남는 경우에 대한 부담을 높여야 합니다.
땅은 내가 주인이라고 해서 내 맘대로 하면 안 되는 유일한 재화입니다. 복제가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법 121조 1항은 "국가는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라고 규정합니다. 땅을 갖고 있으면서 (농사 짓지 않고) 그냥 이익을얻는 것 자체가 반칙이라는 뜻입니다.
- P80

인구 감소는 오히려 도심 집중 현상을 가속화합니다. 맞벌이가 일상화되면서 신규 가구일수록 직장과 가까운 집(직주근접)을 선호합니다. 게다가 선진국은 제조업이 첨단 지식산업으로 산업이 재편될수록 오히려 직장의 도심 집중이 강화됩니다. 인구가 줄어도 도심 한복판의 주택수요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심 안에서도 역세권 등 밀집지역으로 더 사람이 몰립니다. 도쿄에는 7분 법칙‘이 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7분 거리의 주택수요가갈수록 높아집니다.
- P105

시장경제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이 참 쉬운 이윤‘에 주목해 왔습니다. 바로 지대rent의 문제입니다.
땅을 소유하면서 얻는 이윤을 흔히 ‘지대‘라고 합니다. 이 지구에서땅은 공기와 물과 함께 재생산이 안 되는 재화입니다. 운동화나 피아노나 캐러멜 프라프치노는 모두 재생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시장경제에서 땅만 소유가 인정됩니다. 주인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소유하면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늘 가치가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땅을 가진 시민들은 노력하지도 않고 절약하지도 않으며 위험을 감수하지도않는데 잠을 자고 일어나면 더 부유해진다." 

존 스튜어트 밀땅만 주인이 있습니다. 한정된 재화인 땅을 소유하면 모든 것이 유리해집니다. 유고한 전쟁의 역사도 따져 보면 다 ‘땅따먹기‘ 입니다.
그러니 다들 자신의 업종에서 성공하면 다음엔 건물주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직업의 소명의식이 약하고 지대 추구가 쉬운 사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최순실 씨의 미승빌딩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포빌딩도 사실은 그 흔한 지대 추구의 산실입니다. 그만큼 땅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 세상입니다.
- P115

지대 상승이 노동생산성을 초과하면 임금이 절대 오를 수 없다‘ (헨리 조지)거나 ‘자본을 통한 이익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면 노동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토마스 피케티)는 복잡한 이론들을 굳이 꺼낼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땅과 집을 가진 사람이 유리합니다. 선진국보다 더 유리합니다. 땅에서 나오는 막대한 지대는 공정한 경쟁을 훼손합니다.
2017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개인 토지 소유자는 전체 인구 중 32.6퍼센트이며, 상위 50만 명의 소유 비율은 53.9퍼센트입니다.
그 불균형을 고쳐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꿈조차 건물주인 나라를 벗어나야 합니다.
- P121

그런데도 집을 팔려는 가구는 거의 없습니다. 시세 10억 원이 안 되는 주택은 공시가격이 대부분 6억 원 미만입니다. 6억 원 미만 주택은 한 해 재산세 인상률이 10퍼센트를 넘으면 안 됩니다. 그러니 집값은 수억 원씩 올랐어도 재산세는 고작 10~20만원 오른 집도 상당수입니다.
우리나라의 보유세(재산세와 종부세)는 선진국보다 분명하게 낮습니다. 그런데 보유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만큼높습니다. 집값이 비싸다 보니 세율이 낮아도 부동산 세수는 선진국비중만큼 걷힙니다. 우리가 생산해 내는 부가가치 GDP에서 부동산 자산 비율이 턱없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국민의 돈이 부동산에 지나치게 많이 묶여 있는 겁니다.
반면 거래세(취등록세) 세율은 높습니다. 거의 미국 수준입니다.
- P126

어느 나라든 부자 동네가 있습니다. 맨해튼이나 캐너리워프의 수천만 달러 주택에는 그만큼의 소득을 가진 부자가 삽니다. 1년에 수천만 원, 수억 원의 보유세를 감당합니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유세 부담이 여전히 낮습니다. 그래서 빚을 내서라도 수십억 주택시장에 뛰어듭니다. 그러니 40억 집에 살아도 1,000만 원 정도의 보유세가 부담이 됩니다. 정부를 향해 "우리가 무슨 죄인이냐?"
라고 항변합니다.
- P129

정책을 이해시키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잘못 이해한 국민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 새 대책을 발표할 때 국민 눈높이에서 좀 쉽게 하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대책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래야 기자들도더 쉽게 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정책 효과를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어려운 정책이라도 기자들이 먼저 이해해야지, 왜 정부가 그것을쉽게 설명해야 하냐고 말한다면, 대기업들이 내는 보도자료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라도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한 ‘노오력의 자세‘를배워야 할 시간입니다.
- P146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우클릭도 좌클릭도 환영입니다. 백가쟁명. 정답을 누가 알까. 그래도 가야 할 길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진보라는 게 무엇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는…" 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GDP 성장률이나, 수출 몇 백억불 달성 같은 건 분명 아닐 겁니다. 경기가 하방 곡선을 보이자 정부가 빠르게 우클릭 합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또 재벌 총수를 만납니다. 이걸 두고 누구는 유연하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갈팡질팡한다고할 것입니다.
최소한 "상인과 자본가의 탐욕은 언제든 정부 감시하에 둬야 한다"
라는 말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50년 전에 보수의 태두 애덤스미스가 한 말입니다.
- P151

가난에는 이자가 붙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가난한 계층에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대학이나 병원은 가난한 사람에게 비용을 깎아 줍니다. 버스 요금도 전기 요금도 깎아 주고, 휴대전화 요금도 할인해 줍니다. 정부는 저소득 농어민에게 매달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대신 내줍니다. 그런데 금융은 다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더 받습니다. 대출을 못 갚으면 거기서 또 이자를 올려 받습니다. 그래서 불리하고 또 불리해집니다. 한번 가난해지면 좀처럼일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시장경제는 수백 년 전부터 이 문제점을 계속 고쳐 왔습니다. 그런도 격차가 자꾸 커집니다.
- P159

복지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은, 무조건 복지를 확대하자는 주장만큼 위험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점은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복지지출은 가만 둬도 해마다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진국은 복지지출을 얼마나 할까? 2018년 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지출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프랑스로 31.2퍼센트입니다. 벨기에와 덴마크, 이탈리아 등 선진국 대부분이 20퍼센트를 훌쩍 넘습니다.
OECD 평균은 21퍼센트입니다. 한국은 끝에서 두 번째로 11.1퍼센트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은 잘 하지 않습니다.
- P185

정책 중에 가장 안 좋은 정책이 활성화정책입니다. 죽어가는 업종을 살리기보다는 새로 태어난 업종을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가 어르신에게 비아그라를 제공하는 것보다 20대의 출산을 장려하는 게 훨씬 좋듯이 말입니다.) 규제를 풀어야 하고 여기서 밀린 기업과 사람들을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치킨집 지원한다고 치킨업종이 살아날까? 그보다 아빠는 언제든직업교육을 다시 받고, 엄마가 아파도 부담 없이 병원에 가고, 큰딸은무료로 국공립대를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합니다.
식어가는 윗목보다 불타오르는 아랫목을 봐야 합니다. 지원도 미래산업에 하고, 규제도 미래산업에 풀어줘야 합니다. 돈이 넘치고 또넘쳐나는 업종이 있다면 과세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수십조 영업이익이 나는 기업이나 수백억 버는 부자들이 힘들다고 걱정합니다. 왜 그들에게만 자꾸 부담을 지우느냐고 걱정합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내며 사는 후배 기자가 50억 원이 넘는 한남 더힐 주민들의 종부세를 걱정합니다. 지난2017년 국세청에 신고된 부동산 매매차익은 84조8,000억 원이었습니다(국세청, 2017). 그중 상위 1퍼센트가 19조 원을 가져갔습니다. 그래도 그들을 걱정하고 또 걱정합니다.
- P189

기업이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대가밖에 지급하지 못하면서보란 듯이 문을 닫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것은 장사꾼이나 하는 짓입니다. 100년 기업이 최저임금 때문에 무너지다니…. 유럽의어느 100년 기업이 자신들의 숙련공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할까.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저임금을 받는다면 그것은 기업에 악재입니다." 윈스턴 처칠

기업가를 뜻하는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라는 말은 2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생겨났습니다. 조직하고 경영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지금은 혁신하고 창조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수십 년 동안 혁신하지 못하고 저임금으로 기업을 경영해 온 사장님이 최저임금을 탓하고 기업 문을 닫는다면, 최소한 그는 기업가가 아닙니다. 장사꾼입니다.
- P195

미국에선 이미 20만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신문을 보면우리는 매일 아침 서로를 물어뜯습니다. 곧 나라 망할 분위기입니다.
2020년 9월, 월스트리저널》은 다시 한국의 방역 성공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의 암호를 풀었다‘라면서 그것은 간단하고, 유연하며, 다른 나라가 따라 하기 쉽다‘ 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OECD 국가 중 최고라고 또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만 보면 곧 나라가 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어떤 정책이, 어떤 정책 당국자의 결정이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는지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도, 노무현의 한미FTA도 그렇습니다. 하물며 코로나19로 숨진 한 명의 목숨에 대한 가치나, 코로나19로 숨질 수 있었던 한 명의 목숨을 살려낸가치를 어떻게 GDP 값으로 치환할 수 있을까? 그래도 그 가치는 엄연히 우리 시장에 파고들어 오늘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체감하지 못할 뿐입니다.
위기가 계속되니 공치사는 나중에 더 자세히 하기로 합시다. 그래도 전 세계가 인정하는데 우리는 평가가 너무 박합니다. 박하다 못해흔들기까지 합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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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 - 현대 세속주의를 의심하다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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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왜 계속 살아남아 성장하는지의 문제에는 두 가지 확실한 답변이 있다. 하나의 설명은 많은 사람이 보기에 세속 이성에는 삶을 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뭔가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설명은 허다한 사람이 자연 세계 너머의 초월 세계를 직관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이 두 개념을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 P23

그렇다고 과학과 이성에서 인간 사회의 막대하고 독특한 선이 비롯되었음을 부인하는 건 결코 아니다. 요지는 과학만으로는 인간 사회의 길잡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18 "원숭이 재판" 으로 불린 스콥스의 재판 때작성됐으나 끝내 시행되지 못했던 변론에 그것이 잘 요약되어 있다. "과학은 위대한 물리력이지만 도덕의 스승은 아니다. 기계를 완성할 수 있지만 기계를 오용하는 것에서 사회를 보호하고자 도덕적 제약을 가하지는 못한다.과학은 형제애를 가르치지 않는다(가르칠 수도 없다.과학적세속 이성은 요긴한 선(善)이지만 그것만을 인생의 기초로 삼으면 다음 사실이 곧 드러난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데도 과학에 결여되어 있는 것들이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 P26

이 충만한 삶의 상태를 저마다의 신념 체계로 어떻게 해석할것인가? 신자는 신자가 아니든 풀어야 할 과제는 바로 그것이다. 이생이전부라면, 존재하지 않고 존재한 적도 없는 무엇을 우리가 이토록 깊이동경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세속주의의 세계상너머를 가리켜 보이는 체험이 왜 이렇게 많은가? 그런 지각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말이다. 이생이 전부라면, 폐쇄적인 세속적 관점으로는 채울 수 없는이런 갈망을 어찌할 것인가?
- P39

세속적 인본주의의 가치는 유물론적 우주에서 추론되거나 연역될수 없다. 그렇다면 그런 가치는 어디서 왔을까?
그런 가치에 "계보"와 역사가 있다는 게 답이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국제법의 초석은 인간의 신성함에있다.즉 우리 이웃은 하나님에 의해 또는 그분이 지으신 사람을통해 신성하게 지음받았다. 이런 의미에서 인류가 쓰는 범죄의 개념은 기독교적 개념에서 왔다. 내가 보기에 기독교 유산, 아브라함의 유산, 성경의 유산이 없이는 법이라는 것도 없다.  - P66

만인의 가치와 평등에 대한 신념, 약자를 사랑하는 일을 중시하는신념은 인격신의 우주를 믿는 사회에서야 비로소 출현했다. 그 신은 모든 사람을 자신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도록 지으셨다. 현대 세속주의는성경적 신앙의 도덕적 이상을 대부분 고수하면서도 인격적 우주관은 배격한다. 그런 이상이 인격적 우주에서만 말이 되고, 그 우주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결과인데도 말이다. - P71

니체의 요지는 이것이다. 당신이 만일 신을 믿지 않는다면서 만인의 권리를 믿고 모든 약자와 빈민을 돌봐야 한다고 믿는다면, 스스로 인정하든 그렇지 않는 당신은 여전히 기독교 신념을 고수하는 것이다.
예컨대 삶의 한 부분이고 인간의 본성에 뿌리박고 있는 사랑과 폭력 중하나는 선하다고 취하고, 하나는 악하다고 버려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 P72

왜 그랬을까? 변화를 주도한 의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내가 보기에 사망률 변화는 인간의 근본 욕구인 삶의 이유 때문이다. 결국 가완디는 "왜 의식주를 해결하며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공허하고 삶이무의미해 보이는지"를 묻는다. "삶이 가치 있게 느껴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답은 우리 모두가 자아 너머의 어떤 대의를 찾는다는 것이다."
- P87

그러나 나는 아니거나‘라고 부정으로도 답했다. 세속적인 사람들은이른바 "내재하는 의미와 "부여하는 의미의 중대한 차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신을 믿는 전통적 믿음은 그중 전자인 발견하는 의미의 기초였다. 이는 당신의 내적 감정이나 해석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객관적 의미다. 하나님이 우리를 특정한 목적을 위해 지으셨다면 우리가 받아들여야만 할 내재적 의미가 존재한다.
세속적인 사람에게 있는 의미란 발견하는 의미가 아니라 지어내는의미다. 이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주관적이며 전적으로 우리 느낌에 의존한다. 정치를 변화시키거나 행복한 가정을 일구기 위해 살겠다는 결심은 당연히 활력적인 의미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지어내는 의미가 발견하는 의미보다 훨씬 깨지기 쉽고 내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발견하는 의미는 지어내는 의미보다 더 이성적이고 더 공동체적이며 더 영속적이다.
- P96

다른 무엇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면 자신을 해친다. 어떻게 그럴까? 자녀를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자녀에게서 의미와 안전을얻어야 한다. 당신의 과도한 요구대로 자녀는 행복하게 성공해서 당신을사랑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자녀일수록 뛰쳐나가 버리거나 당신 기대에 짓눌려 망가진다. 부모의 행복의 궁극적인 출처가 자신인데, 이 역할에 부합할 수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배우자나 연인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해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일과 직장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일을 건강과 가정과 공동체보다도 더 사랑하게 된다. 그리하여 몸과 관계가 파탄 나고, 앞서 봤듯이 종종 사회적 불의마저 초래한다.
다른 무엇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면, 사랑의 대상을 해치고 자신을해치고 주변 세상을 해친다. 결국 깊은 불평불만에 빠진다.  - P131

모든 사람은 서로에게 속해 있다.

개인의 절대적 자율이라 할 수 있는 현대 개념의 자유는, 통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공정하다. 타인에게 진 부채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보면 이런 주장이 넘쳐난다. "나만 책임질 수 있으면 된다. 아무도 내게 어떻게 살라고 말할 권리가 없다. 마치 명백히 당연한 진리인 양이런 선언에는 늘 권위가 실려 있다. 하지만 그 말이 진리가 되려면 당신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야 하고, 지금도 완전히 자기 힘으로만 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타인이 필요하다면타인을 연대 책임지는 일도 감당해야 한다. 어느 한 개인의 주인은 결코자신만이 아니다.
- P149

정체성은 스스로 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고립된 상태에서 모종의 내적 독백으로만 정체를 발견하거나 지어낼 수는 없다. 오히려 정체성은 어느 공동체의 도덕적 가치 및 신념과의 대화를 통해 도출된다. 우리는 타인 안에서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스스로는 자아의 참모습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일과 사랑과 학습을 통해 타인과 대면하고 협력할 때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 P183

그러나 현대식 접근처럼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 개인의 이일이 모든 사회관계보다 중요하다. 만족스러운 관계도 내 마음에 드는 동안만 유지된다. "여기서 주장하는 관점에 따르면, 관계는 개인의 만족을위해 일해야만 한다. 서로의 자아실현이 먼저고 관계는 부수적이다. 그렇게 본다면 평생 지속되어야 할 무조건적 관계는 별 의미가 없다. 인간 공동체는 "끼리끼리의 생활방식" 이나 "사회관계망"으로 성기어져, 비슷한 사람끼리만 일시적으로 유연하게 소통한다. 음악, 음식, 부의수준(고급 주택단지 같은) 등 비슷한 취향을 중심으로 관계가 형성될 뿐, 그들의 사생활과 공생활은 다른 누구도 관여할 바가 아니다. 이미 충분히 입증됐듯이, 현대의 개인주의적 자아라는 조건하에서는 사회관계와 제도는 힘을 점점 잃어 가고, 결혼과 가정은 약화되고, 사회는 파벌로 분열되어 싸우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된다. - P189

다시 말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그분의 설계와 소명을 붙잡고 그안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선량한 시민이 공동체를 향한 의무를 수행할때 행복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녀가 썼듯이 많은 사람은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의 발상을 전혀 모르며, 때로 그런 발상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잃어버려서 아무도 되찾을 수 없다는 의심을 조장한다. 그들은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성공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행복과심지어 자신의 정체성까지도 그때그때의 사회에 맞춰 취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다가오는 운명 앞에서 그들이 떠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P191

다른 많은 유수한 세계관보다 기독교에 문화 제국주의가 덜한 이유는 무엇인가? 결정적 이유는 기독교인이 은혜로만 구원받는다는 데 있다. 이 구원은 도덕법을 지켜야 시작되거나 유지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많은 종교와 달리 신약성경에는 레위기 같은 책이 없다. 행동에 대한 일련의 세세한 율법이 없다. 그런 규정은 추종자를 현지 문화로부터 떼어놓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랑을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는 기독교인은 정체성의 다른 요소도 완전히 버릴 필요가 없음을알게 된다.
인종과 민족 정체성, 일과 직업, 가정과 정치와 공동체 관계가 다 그대로 남아 있어도 된다. 그게 더는 우리 중요성과 안전의 궁극적 기초는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의미해지거나 버려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그것까지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자유로이 누린다. 다만 그게 구주인 양더는 거기에 속박되지 않을 뿐이다.
- P214

세속 개념이 진보하려면 한결같은 무제한 경제 성장으로 갈망이 무한히 팽창하고 안락의 전반적 수준이 꾸준히 높아져야 한다." 세속 사회의 이상이 실현되려면 그런 물질적 번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마다 자기 기준의 선(善)에 따라 날로 더 자유롭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경제 성장은 계속 이어질 수 없다.
- P223

인권 개념의 가장 탄탄한 기초는 성경에 있다. 당신 앞에 선 이웃은고유의 가치와 불가침의 존엄성을 지닌 존재다(창 9:6 참조), 마틴 루터 킹주니어가 미국 백인에게 흑인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촉구한 것은 백인의합리적 사익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들 각자가 정의한 대로 삶의만족을 얻으라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성경의 아모스서 5장 24절을 인용해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 때까지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롤스의 세속적 접근은 킹 박사가 제시한 정의의 기독교적 기초 앞에서 무색해진다.
- P284

경이로운 우주를 보라

하나님의 존재를 논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존재 자체로부터 그분의존재를 추론하는 것이다. 무에서 유가 나올 수는 없다.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는 무엇으로부터 와야 한다. 그렇다면 원인 없이 존재하는 어떤 독특한 존재가 있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 존재는 무에서 나오지 않았고, 자기 자신의 원인이자 다른 모든 것의 근원이다. 존체 자체이신 이 존재가바로 하나님이다. 요컨대 모든 자연에는 원인이 있으므로 원인 없이 존재하는 초자연적 존재가 있어야만 한다. 만유는 그 존재에서 비롯됐다.
- P308

창조 설계를 직관으로 느끼다.

하나님을 증명하는 또 다른 논증은 세상의 명백한 미세조정 및 설계와 관계된다. 최근에 많은 기독교 사상가가 물리학의 여러 상수를 지적했다. 빛의 속도, 일정한 중력, 강하고 약한 핵력의 세기 등 이 모든 수치가거의 정확히 현재와 같아야만 유기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여러 개의눈금판을 전부 일정하게 맞춰야만 하는 셈인데, 그 모두가 지금처럼 일제히 생명을 허용하도록 조정될 확률은 약 100이다. 가능한 조정 상태는 무한대인데 그중 지구상에 생명이 출현할 수 있는 상태는 하나뿐이다.
예화로 거기에 담긴 의미를 도출해 볼 수 있다. 총살대 앞에 선 사형수가 있다고 하자. 열 명의 정예 사격수가 불과 3미터 거리에서 사형수에게 총을 쏜다. 그런데 전부 빗나간다. 우연일 수 있을까? 그렇다. 그날 아침 열 명 다 술 취한 상태이거나 하필 재채기나 기침이 나와 총알마다 과녁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뭔가 음모가 있어 누군가가 고의로 그렇게설계했다는 게 더 합리적인 결론이다.
- P310

세상에는 ‘객관적인 도덕적 의무가 존재한다.

하나님을 증명하는 셋째 전통적 논리는 이른바 도덕 논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가장 강력한 논증으로 본다." 9장에서 이런 추론 방식을충분히 논의했으므로 여기서는 요약만 하고 넘어가려 한다.대부분의 사람은 도덕적 감정만아니라 도덕적 의무도 존재한다고믿는다. 도덕적 감정이라는 실재를 설명하는 데는 굳이 신이 필요 없다.그러나 인간에게는 어떤 행동은 감정과 무관하게 나쁘다는 믿음도 있다.남에게 "설령 개인적으로 옳게 느껴지더라도 당신은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의무의 기초는 도대체 무엇일까?신이 없다면 도덕적 의무는 진화생물학이나 문화에서 기인한 환영처럼 보인다. 하지만 웬만한 사람은 모든 도덕 가치를 환영으로 치부하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행동은 절대적으로 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도덕적 의무는 신 없는 비인격적 우주보다 인격신이 창조한 우주에서 더 말이 된다.
우리는 그 신에게 책임을 받았음을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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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 너무 빨리 아저씨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위하여
야마구치 슈 지음, 이연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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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 너무 빨리 아저씨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위하여
야마구치 슈 지음, 이연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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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특징

1. 오래된 가치관에 빠져 새로운 가치관을 거부한다.
2.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고 기득권의 이득을 놓지 않으려한다.
3. 계층 서열에 대한 의식이 강해 높은 사람에게 아첨하고아랫사람을 우습게 여긴다.
4. 낯선 사람과 이질적인 것에 배타적이다.
- P6

이는 50대에는 자신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사명을 인식하고 60대에는 어떤 말이든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현대로 눈을 돌려 보면 우리 사회의50대, 60대 ‘꼰대‘들은 사회적 사명을 인식하기는커녕 마치유아처럼 사소한 일에 이성을 잃고 성질을 부리고있다.
언제쯤 인간적으로 성숙해질까?
- P19

아저씨들은 고도의 경제 성장 시기를 지탱했던 일류 리더들이 20, 30대를 전후 부흥과 호황기 속에서 보낸 것에 비해 현재의 아저씨들은 같은 연대를 버블 경기의 달콤한 속삭임, 즉 사회가 제시하는 시스템에 올라서기만하면 풍요롭고 안락한 인생을 보낼수 있다는 환상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점이 그들의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 P23

현재 사회를 살펴보면 6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교양 세대는 이미 대부분 은퇴하였고, 사회 시스템의 상층부에는 지적 진공 세대가 요직을 독점하고 있으며 그 아래를 실학 세대가 꾸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오래된 이야기에 적응한 사람이 새로운 이야기를 전제로 한 사회의 상층부에서 지시를 하고, 새로운 이야기에 적응한 사람이 실행자로서 중층에서 하층으로 지시 사항을 전달하며 집행하는 왜곡된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 P36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조직론의 세계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양질의 경험 없이는 결코 인재가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55

사회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방식은 크게 의견opinion‘과 ‘이탈exil‘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이상한 것을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권력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 경제 원리 속에서 일상적으로사용하고 있는 도구이다. 상품을 구매하고 불만이 있으면 클레임의 형태로 의견을 내고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불매 형태로 이탈하는 것이 그 예이다.
주주도 마찬가지다. 경영 방식에 불만이 있으면 주주 총회에서 의견을 밝히고 그래도 변화가 없을 때에는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이탈한다. 즉, 경영자를 둘러싼 이해관계 중 적어도고객과 주주에 대해서는 의견과 이탈을 행사하기 위한 구조와 법률이 정비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와 매출은 그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대체 지표의 기능을 한다.
- P66

출근 시간에 이런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쇠퇴한 아저씨는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아니다. 가슴 뛰는 일을 추구하지 않고 불합리한 일에 몇 년,몇 십 년 동안 타협을 거듭해온 결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P69

그리고 쇠퇴한 아저씨 아래에서 비위를 맞추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앞서 말한 것처럼 깊은 사고력은 마비되고도덕관은 쇠약해지고 결과적으로 자신도 쇠퇴한 아저씨가되고 만다. 쇠퇴한 아저씨에 의해 쇠퇴한 아저씨가 확대재생산되는 악몽 같은 과정이 끝없이 반복될 뿐이다.
노인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건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감수하기 때문이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리어왕》 - P76

20세기 중반 이전처럼 변화가 비교적 천천히 일어나는 시대라면 축적된 경험이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 능력에직결되었다.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30년 전에도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격렬한 시대에는 과거의 경험을기반으로 표면적인 대처를 하는 편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컨설턴트로서 조직 개발의 업무에 참여하다보면 현장의 젊은이들에게 "상사가 옛날 방식에 집착해서 개혁을 전혀 진행할 수 없다" 라는 한탄을 자주 듣는다. 상사들중에는 과거 자신의 성공과 실패 경험에 취해 있는 사람이많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된 스키마(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심리적인 틀)에 갇혀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축적된 경험이 판단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단순한 명제가늘 옳지만은 않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생하는 전대미문의 문제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교양‘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현재 50, 60대는 교양 세대와 실학 세대 사이에서 20, 30대를 보냈기 때문에 교양을 기대하기 어렵다.  - P100

일반적으로 조직 안에서 영향력이 있고 발언권을 가진 사람은 조직의 상층부에 위치한 연장자들이다. 이 사람들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권력이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어주어야할지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 문제는 조직이 오래되고 거대할수록 해결하기 어렵다.
여기에서 바로 딜레마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조직은 성장과성과의 결과로 커지고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의 숙명은 성장을 계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은 동시에 조직의 거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결과 인원은증가하고 조직의 계층이 늘며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젊은이와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가 물리적, 심리적으로 멀어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 P108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배형 리더십‘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는 인격, 견식, 지식, 경험의 모든 것에서 부하보다 뛰어나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그리고리더는 부하에게 지시와 명령을 내리고 부하는 지시와 명령을 실행한다는 기존의 조직 모델을 새롭게 고쳐 쓰는, 말하자면 리더십 패러다임에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
- P109

칙센트미하이의조사 대상인 ‘창조적인 사람들은 인생에서 달성하고 싶은목표와 도전해야 할 과제를 명확하게 설정했으며, 그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정열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수행해야 할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날마다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재 아저씨들은 어떨까? 대부분의 아저씨들은이상도 없이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물 흐르듯 살고 있을 뿐이다. "현재 도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30초안에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일상을 수십년에 걸쳐 반복하다 보면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일이다.
- P175

나이가 든다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다. 아저씨‘란 호기심을 잃고 겸허함도 잃고 새로운 것에 놀라며 계속 배우겠다는자세마저 잃어버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쇠퇴한 아저씨 사회에 필요한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처방전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모든일을 적극적으로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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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경제 질문 - 경제 불평등과 먹고사니즘에 괴로운 대한민국 99%를 위한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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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고용노동부 통계를 봐도 노동생산성이 제일 많이 올랐고,
그다음 경제성장률, 그다음 임금인상률입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일해서 그 성과는 많이 오르고, 성장률은 조금 오르고, 임금은 더 조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한 배경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배당을 많이 할수록 사실 근로자보다 주주, 특히 외국인 주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그래서 정부는 2016년에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개정해, 배당보다 일자리를 더 늘릴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로했습니다. 세금이 줄어듭니다. 결국 기업의 이익을 근로자에게 조금이라도 이전하는 방향입니다.
"국가는 사회적 · 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노력해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 대한민국 헌법 제32조 - P150

국내 암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의료비의 최대 10퍼센트 수준입니다. 90퍼센트 이상을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외과 의사가 유방암 수술을 한다고 해도 시골에 있는 무명 일반의의수술과 똑같은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습니다(이는 모든 프로야구선수들이 동일한 연봉을 받는 것과 같다). 가격 통제입니다. 당연히 의사들은 자신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비급여 의료시장을 선호하게 됩니다. 비급여 항목이 많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으로 우수한 의사들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수많은 가격 통제가 숨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그 부작용의 기회비용이 소비자 효용보다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191

글로벌 대기업의 저가 하도급을 줄이고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늘리자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에플이 만든 아이폰은 지구 경제에서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의 가격경쟁력은 중국 어느 시골 마을의 폭스콘에서 나오는 저임금 근로자의 동에서 출발합니다. 그 부가가치가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아이폰을 쓰는 당신의 편익은 결국 주 6일,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하는 바다 건너 어느 지임금 노동자 덕분입니다.
당신은 오늘도 애플의 아이폰을 선택합니다. 그러니 지가 노동력의착취와 최고의 글로벌 인기상품은 사실은 한 묶음입니다. 오늘도 글포월 기견들은 이 것을 들고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떠납니다. 이를다음 휴대전화도 또 아이폰을 선택할 것입니다.
- P186

뭐 하나 개발하거나 혁신하지 않아도 거대한 대기업을 물려받습니다. 상속세나 증여세도 피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이 방법으로승계구도를 굳혀놨습니다.
‘형의 회사에서, 또는 아버지 회사에서 일감 좀 몰아주는 것이 과연 그렇게 나쁜 일인가?‘ 반문이 가능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니지효과를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거래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애플이 스티브 잡스 부인의 홍보회사와 거래를 한다면 어떨까요? 워런 버핏의 아들이 코카콜라 물류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요이로 소프트의 직원들이 식사하는 구내식당 열 곳의대 제이스의 딸이라면요?
- P168

다시 전미경제인학회, 피케티 교수는 맨큐 교수의 주장대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원래 높아야 한다는 주장을 인정하면서, 하지만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것이 불평등의 기본 원인이라기보다. 이를 통해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이달의 지구 자본으로 돈을, 돈으로 돈을 벌면 자본소득은 필연적으로 가한다는 것이죠..
- P91

지대를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지대추구‘라고합니다. 여기서 제대란 별다른 노력 없이 얻는 기득권적 소득을 가리킨 경쟁을 막고, 특정한 제도와 자산을 이용해 자신만의이의를 속되는 것이 지대추구입니다.
대조 제 부동산 등 땅을 이용한 지대추구입니다. 땅처럼 한정된 자원으로 얻는 이득은 불공정해지기 쉽습니다. 또 지나친 이윤 추구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누구는 땀 흘려 일하고 땀 흘려 일한 근로이윤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로 내죠. 누구는 그 임대료로 땀 흘려 일한 사람보다 몇 배의 소득을 얻습니다.
- P81

돈은 늘 이자율이 높고 경기가 좋은 곳으로 향한다. 2017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경우, 달러는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자본의 이탈 가능성도 덩달아 커진다. 달러가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달러가 빠르게 빠져나갈 경우 우리 돈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다(우리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잔뜩 팔고 달러로 바꿔서 떠날 테니까…….). 우리도 따라서 금리를 좀 올려야 한다. 그런데 금리를 올릴 경우기업과 가계의 이자율 부담이 커진다. (가뜩이나 빚도 늘었는데……) 그래서 금리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 금리를 내리면 어떨까? 금리를 내리면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계나 기업의 대출이 더 늘어난다. 가계부채가 이미 임계점이다.
그러니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다. 금리를 올리기도 금리를 내리기도쉽지 않다. 한은은 지난 1월 13일, 7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진다.
- P259

30년 동안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 이자율이 1.5퍼센트라도30년간 보장해 주는 한국 국채를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국채 100억 원어치를 인수한다면, 이 100억 원을 다른 데 투자하는것보다 1.5퍼센트라도 해마다 이자를 주는 한국 국채에 투자하는게 낫다고 보는 겁니다.
다시 말해 30년 동안 다른 데 투자해도 1.5퍼센트의 수익도 올리기 쉽지 않겠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미래, 특히 30년이나되는 먼 미래 경기를 부정적으로 예측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장기국채 금리가 떨어진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그 나라의 미래 경제 예측 점수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 P269

이 세금은 소득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구간별 과세인데요, 뉴욕주 상위 1퍼센트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연소득 66만 달러(7.65퍼센트)로 시작해 100만 달러, 200만 달러, 1,000만 달러, 그리고 1억 달러(연소득 우리 돈 1,100억 원 정도) 구간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연소득 1억 달러 이상은 88퍼센트의 세금을 추가로 냅니다. 이들은 여기에 세율을 추가로 인상해 1억 달러 이상 구간은 9.9퍼센트의 세금을 추가로 내겠다고 약속합니다.
‘이 제도가 내년에 만료되면 우리는 37억 달러(4조 원가량)가 넘는 뜻밖의 감세 효과를 누리지만, 뉴욕의 중산층은 줄잡아 10억 달러(1조1천억 원가량)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며 더 많이 낼 수 있는 우리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달라고 주장합니다.
나아가 이 세금이 ‘먼 훗날에 대한 투자‘라고 정의하는데요, 이 청원문의 끝은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디 최선을 다할 때 모두가더 좋아집니다. 그야말로 부자의 품격입니다.
"우리는 공정한 몫을 부담할 능력도 있고 책임도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든지지금의 세금을 낼 수 있습니다. 아니 더 낼 수 있습니다."
- 추가 과세 연장을 요구하는 뉴욕 백만장자들의 청원문 - P312

미국의 자유주의자 톰 팔머에 따르면 미국의 건강보험과 사회보장비의 부채가 무려 137조 달러에 달한다. 사회보장은 세대 간 소득 이전이다. 자기가 먹을 빵은 그때그때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좋다. 그런데 왜 은퇴한 사람들에게까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거라는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하는 한, 우리는칸트의 지상 명령이 답이 될지 모른다. 그렇후대도 우리에게 그렇게 해줄 거라는 기대 속에 부모와 조부모 세대를 먹여지 빵을 만들어줘야 할까?
살린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폰지 사기와 유사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어느 날 세상은 종말을 맞고 마지막 세대는 평화로운 은퇴에 대한 기대를 배반당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얼마나 천문학적인 기금이 필요한지 미리 계산할 수 있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향후 세대들이 감당하는 것으로 하면 된다."
- 파이낸셜타임스 - P327

우리 증권사들의 대표적인 파생상품인 ‘롱숏 펀드‘와 ‘ELS‘ 모두 결국은 위험률과 수익률을 혼합한 ‘돈 놓고 돈 먹기‘ 상품입니다. 이들상품에는 두 가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전한 곳에 투자하는 기술과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률에도안전한 상품처럼 보이게 포장하는 기술입니다.
분명한 것은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이를 잊어버리는 순간, 중위험 중수익 상품은 더 이상 중위험이 아닙니다. 고위험으로 둔갑합니다. 그리고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감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옵니다.
- P335

"사회주의 국가는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국가는 개인의 능력만 강조한다. 이들 국가는 정의롭지 않다. 정의로운 사회에서 동등한 시민적자유는 보장된 것이다.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그 어떤 정치적 거래나사회적 이득에도 좌우돼서는 안 된다.
창조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경쟁은 공정해야 하고 능력이 뒤처지는 사람도 사회적으로 배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불과 200년 전, 인류는 다수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아동의 하루 14시간 노동을 허가했습니다. 그것이 공장주는 물론 아이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롤스는 공리주의의 이런 단점을 배격합니다. 롤스는 결국 가난한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정의합니다. 힘없는 소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가 정의롭다‘고 말합니다.
-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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