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서 바로 쓰는 도해 만들기 - 회의·PT·수업에서 모두 통하는 그림 자료 전략
가토 다쿠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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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적 감각이 그리 있는 편은 아니나 그 감각이 사진으로는 다 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회의나 PT, 수업에서 모두 통하는 그림 자료 전략'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책이라는 설명에 내용이 궁금했다. 일을 하면서 가이드 파일은 종종 만들어서 보내주곤 했는데 그게 특별한 미적 감각은 필요하지 않았기에 가능했었다.

  책을 펼치면 구입자 특전 QR과 링크가 나오는데 이상하게 접속을 해봐도 뭐가 없는 것은 무슨 문제인지 궁금하다. 바로 나오는 '분해의 문법 워크 시트'를 자료를 가지고 활용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아쉬웠던...

  '알기 쉬운 도해'는 스텝 1, 2, 3로 정리와 정돈과 도화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서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보여준다. 그런 스타일의 내용은 주로 사진으로 중요 포인트를 촬영해서 텍스트로 설명하는 스타일인데 나름 저자가 말하는 스텝 1, 2, 3가 내게 어느 정도는 내재되어 있는 듯했다.


  책은 <도해의 Why&What ①-'도'와 '도해'를 구분하기>, <도해의 Why&Wha ②-'알기 쉬운 도해'를 정의하다>, <도해의 HOW ①-도해화를 위한 사고 과정>, <도해의 HOW ②-도해화를 위한 기본 형태>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도'와 '도해'의 차이, 도해의 정의를 통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개념 정의부터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며 시작한다. 이게 왜 중요한지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우리는 혼용해서 왔다 갔다 하기에 명확한 정의부터 내려져야 하기에 사전적 정의까지 나온다. 그 후 '도와 도해의 차이'에서 목적, 요소, 방법을 알아본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으나 일단 정의나 차이도 헷갈릴 때가 많기에 기본을 잘 다지는 부분이라 하겠다.

  2장에서는 '알기 쉬운 도해'를 정의하는데 상대방이 이해하게끔 알게 나누며 차이를 두게 하는 분해의 문법은 특히 알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3장에서는 앞서 얘기한 도해화를 위한 사고 과정으로 분해의 문법이라는 정리, 정돈, 도화의 순서와 눈을 따르고, 뇌를 따르는 기준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3장에서 많은 도해가 사용된다.

  4장에서는 도해를 다스리는 아홉 개의 프레임 워크를 각각 설명한다. 그동안 해당 프레임 워크를 제대로 활용해 본 적이 없었고, 모양만 비슷하게 써왔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워낙 급하게 전달하기 위한 내용만을 작성해왔기에 깊게 생각하기 보다 보고 이해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해왔다. 미적 감각도 없는데 급하게 작성하기 바빴으니 괜히 스스로가 생각해도 부족함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다.


  읽으며 역시 일본 스타일의 책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휴대하기 괜찮고, 사무실에 두고 참고할 만한 책이지만 심플했지만 그만큼 가독성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워크 시트 파일이 연결되지 않는 것은 책에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었다.

  실무에서 바로 쓰기에 괜찮은 내용이라 도해 만드는 게 어렵게 느껴지거나 스트레스인 이들에게 참고하면 좋을 책이 아닌가 싶다. 도해의 개념을 잡아주고 만들어 실제 활용하기 좋은 내용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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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이 여행 일본어 카와이 일본어
레이쌤(김하경)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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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어를 마지막으로 배운 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한 달 전이었던 것 같다. 분명 겸양어까지 배웠으나 언어는 쓰지 않으면 잊히는 것. 그 후로도 다양한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며 빠르게 잊은 듯하다. 그나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통해 종종 아는 단어나 문장들이 들리는 것은 그때의 노력의 흔적이 남은 게 아닌가 싶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가족끼리 일본 여행을 가보자는 이야기는 나왔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일도 잘 풀리지 않았고 여러모로 쉽지 않았기에 그렇게 시간만 흘려갔지만 지인이 일본 여행 제의에 그 준비로 가볍게 일본어라도 다시 공부를 해두자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접했다.

  디자인과 이름부터 귀여운 『카와이 여행 일본어』. 2012년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성지순례 겸 여행이 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는데 당시에도 비행기 안에서 배운 몇몇 스페인 단어로 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비행기에서 공부한 단어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의 여행 일본어 책은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단어로 말해보자', '문장으로 말해보자'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에 앞서 인트로에서 '일본 여행 전 꼭 알아두자'에서 다루는 내용은 익숙했다. 물론,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잊었으나 그건 빠르게 공부하는 법을 이미 한 번 공부를 해뒀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파트 1의 내용은 스페인에서의 열흘간의 생활을 떠올리기에 괜찮았다. 그 당시에는 숫자 1~4까지와 물과 얼음, 인사말 등으로 생활이 가능했는데 그에 비해 일본어 단어들이 익숙한 것은 과거 공부한 잠재 기억들이 떠오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관심 분야의 단어들이라 익숙한 것일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여행 가서 내가 방문할 만한 곳들에서 필요한 단어들을 세분화해서 잘 준비되어 있다. 사실상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이 파트 1이니 얼마나 잘 선택해 놨는지... 각 챕터별로 시작부에 QR이 있어 동영상 강의와 음성 자료들이 있으니 발음 등에 대해서 공부하기 좋고 책이 없더라도 귀로 들으며 익히기에도 괜찮다. 파트 1 마지막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급할 땐 가나다순 여행 단어'를 폰에 다운로드해 활용할 수도 있다.

  파트 2 단어를 문장화 시켜 말할 수 있게 해준다. 처음 나오는 '~쿠다사이'와 '~오네가이시마스'는 일본어를 쓰지 않아도 익숙하다. '이쿠라데스까'와 '난지데스까'는 예전에 일본어를 공부하며 많이 활용해서 이미 알고 있으니... 파트 2가 그리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기에 단어를 잘 공부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여행에 문제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듯했다. 부록으로 귀여운 책답게 스티커도 준비되어 있으니 '다꾸' 하는 이들에게 유용할 듯하다.


  오랜만에 다시 공부하는 일본어. 아무래도 과거 배웠던 기억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주 접하는 언어라 크게 낯설지 않게 다가온 게 아닌가 싶었다. 너무 거창하게 공부하려 생각했다면 오히려 더 부담스럽게 다가올 일본어. 여행을 언제 실행에 옮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을 통해 부담 없게 접하다 보면 첫 일본 여행도 추억에 남게 잘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부담 없이 여행을 위한 일본어를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괜찮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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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쇼펜하우어 x 윤동주
김이율 지음 / 미래문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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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는 시를 싫어하던 시절에도 나를 시로 이끌었다. 내가 시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윤동주 시인의 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시를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달랐다. 내가 시를 잘 아는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쓰게 하던 그 뿌리는 윤동주 시인이었기에 새 천년을 맞는 첫날 연세대 윤동주 시비 앞에서의 다짐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런 윤동주 시인과 쇼펜하우어라... 어떤 조합이 될지 모르겠으나 흥미롭게 다가와 읽게 된 책.


  책은 쇼펜하우어와 윤동주 시인이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뭐 그런 일은 없으나 저자는 그들의 입장에서 철학자와 시인이 되어 그들의 글에서 감명받은 것을 편지로 쓴 듯하다.

  처음에는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관련된 글들이 나오고 윤동주 시인의 시가 나오는 구성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책은 '쇼펜하우어가 건네는 고독의 메모'와 '윤동주가 남긴 별빛의 조각'이 번갈아 가며 책은 진행된다. 그 안에서 쇼펜하우어와 윤동주 시인이 각각 '당신에게 전하는 인생'과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당신에게 전하는 인생'에 앞서 철학자와 시인의 문장으로 시작해 그에 대한 해설과 같은 내용으로 어렵지 않게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 내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에서 읽은 내용과 관련해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이 있다.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독자 스스로가 더 생각을 해보며 답을 할 수 있는 형식으로 가볍게 읽고 끝낼 것이 아니라 더 깊게 생각하게 해준다.

  책이 너무 두껍지 않기에 읽는 데 부담스럽지 않기에 하루 한 편씩 2개의 글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써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잠시 시간을 더 내어 생각을 갖는 시간을 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각 글에 나오는 쇼펜하우어와 윤동주 시인의 문장을 필사로 적어보는 것도 괜찮은 독서가 아닌가 싶다. 본문이 있으나 독자가 각자 받아들이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적어보는 것도 괜찮은 책 읽기가 될 것 같다.

  뒤편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 여덟 편이 나오는데 시편이 아쉽기에 먼지가 쌓여가고 있는 윤동주 전집을 꺼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왜 책 제목이 『어쨌든, 쇼펜하우어와 윤동주』라는 제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쇼펜하우어와 윤동주 시인의 문장을 다시금 접하며 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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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후쿠
김숨 지음 / 민음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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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은 드물게 읽는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은 자주 보지만, 어느 순간부터 활자를 통한 이야기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분명 가장 빠르게 ‘읽히는’ 매체가 소설인데도, 한 번 멀어진 뒤로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간단후쿠』라는 제목이 먼저 나를 멈춰 세웠다. 낯선 단어, 그러나 결코 간단하지 않을 듯한 느낌.

  책장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단후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어린 시절 보았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여옥’이, 그리고 영화 '귀향' 속의 그 소녀들이 스쳐갔다. 짙고 오래된 어둠 속에서 누군가 입을 수밖에 없던 옷, 그게 바로 간단후쿠였다. 제목부터 이미 이 소설은 가볍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소설은 처음부터 ‘간단후쿠’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주인공은 어느 순간 간단후쿠가 되어버리고, 간단후쿠가 그녀를 입는다. 입는다는 건 덮는 것이고, 덮는다는 건 지워지는 것이다. 작가는 이 단순한 은유를 통해 여성의 몸과 역사, 그리고 기억의 지워짐을 잔잔하지만 날카롭게 드러낸다.

  김숨 작가의 문체는 절제되어 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지만, 문장 사이마다 묵직한 숨결이 스민다. 감정의 파도가 요동치는 대신, 한 줄 한 줄이 묘하게 차갑고 정제되어 있어 오히려 독자의 내면을 강하게 흔든다. 읽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간단후쿠를 벗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과거를 벗는 것이지만, 그 과거는 이미 몸에 스며든 옷감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간단후쿠』는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기억’이라는 매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작중 인물들은 구체적인 시대의 인물이라기보다, 어떤 상징으로서 존재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으며 특정한 인물의 서사보다는, 우리 모두의 내면 어딘가에 남아 있는 부끄러운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고통은 한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틈새마다 흩어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의 문장들은 조용하지만 매섭다. 한강 위의 찬바람처럼, 살갗에 닿는 순간 비로소 그 차가움을 느낀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직접적인 설명도, 감정의 폭발도 없다. 하지만 그 한 줄에서 나는 오래 숨을 고르지 못했다. 억압은 대개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서늘한 정적 속에서, 존재의 결을 바꿔버린다. 과거의 고통이 개인의 몫으로만 남지 않고, 세대를 넘어 계속 반복된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간단후쿠』는 단지 역사의 비극을 되새기자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을 입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를 향한 이야기다. 잊지 않는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잊어버린다는 건 더 무서운 일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조용히 일깨운다.

  문장은 간결하지만, 그 속엔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대한 질문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간단후쿠’라는 단어의 뜻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묵직함은 끝까지 이어졌다. 벗어던지고 싶지만 벗을 수 없는 옷, 그 옷을 입은 채 살아남아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진심. 이야기는 영상보다, 음악보다, 활자 속에서 더 선명하게 살아 숨 쉰다는 것을. 『간단후쿠』는 바로 그런 이야기였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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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고백 - 천재의 가장 사적인 편지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지음, 지콜론북 편집부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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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차르트 하면 천재 음악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비록 그 곡의 제목을 몰라도, 우리는 이미 그의 음악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광고 속 짧은 선율, 영화의 한 장면, 혹은 클래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들. 그 익숙함 속의 이름이 바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고백』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를 ‘음악의 신동’, ‘천재 작곡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 특히 사적인 감정이 묻어나는 글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과거 평전들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알던 모차르트가, 그의 편지와 단상으로 직접 말을 건네는 책이라니 —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재의 내면, 그 고백의 언어는 어떤 빛깔일까?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붉은색 표지 디자인이었다. 강렬하면서도 클래식한 인상. 중앙의 타원형 안에는 건반 악기가 그려져 있다. 하프시코드일까, 아니면 그의 손끝을 상징하는 피아노일까. 음악이 곧 언어이자 표현이었던 모차르트에게 이 표지는 어쩐지 그의 내면을 시각화한 초상처럼 느껴졌다.


  책은 1부 ‘이탈리아, 남쪽의 빛 속으로’, 2부 ‘첫 번째 사랑, 첫 번째 굴욕’, 3부 ‘파리에서의 고난과 어머니의 죽음’, 4부 ‘불멸의 멜로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부부터 4부는 그가 짧은 기간 동안 연이어 써 내려간 편지들로, 감정의 결이 생생하게 이어진다.

  1부를 읽으며 가장 먼저 다가온 감정은 모차르트와 누나 난네를(마리아 안나)과의 관계였다. 우리는 흔히 ‘천재 모차르트’만 알고 있지만, 그의 음악적 시작에는 누나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을 이 책이 은근히 드러낸다. 어린 시절 누나가 먼저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그 옆에서 동생 모차르트가 자연스럽게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뜬다. 『모차르트의 고백』 속 편지에서 그가 누나를 향해 보여주는 애정과 존경은, 우리가 알던 천재의 이미지와는 다른 다정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책은 단순히 작곡가의 기록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 일기처럼 읽힌다. 음악적 영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가 사랑하고 슬퍼하고 분노한 감정들이 어떻게 선율로 바뀌었는지를 추적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2부를 읽으며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요즘으로 말하자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베토벤의 아버지가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만들려 엄격하게 대한 것과 다르게 레오폴트는 아들의 재능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키워냈다는 것도 알 것 같았다. 아버지에게 보내는 모차르트의 편지를 읽으며 그가 음악만을 잘 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을 듯했다. 음악에 더 천재성을 보였지 그의 편지글도 흡인력 있게 읽힌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3부는 제목부터 슬픔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성적인 시선으로는 1778년 7월 3일의 편지 순서가 뒤 바뀐 것은 이미 결말을 마주한 후 영화를 보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장문의 내용은 더 많았으나 결국 어머니의 죽음은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여정 중의 일이기에 가족들 없이 홀로 남겨진 20대 초반의 모차르트에게 얼마나 큰 슬픔이었고 경황이 없었을지... 물론, 당시의 20대와 지금의 20대는 다르겠으나... 예민한 감성의 천재 음악가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편지의 글들로 봤을 때 파리는 모차르트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보다는 슬프고 힘든 추억만을 남기는 곳이 되었을 것 같았다.

  4부를 읽으며 3부에서도 느꼈으나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모차르트 같은 편지를 썼었는지 되돌아본다. 아버지께서 코로나 시기 병원에 계실 때 3개월간 옆에서 간병을 했던 게 아마 가장 친밀했던 시기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아버지와 친밀했던 때가 있었으나 나이가 들며 멀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모차르트와 레오폴트의 관계는 멀리 떨어져 있었고, 같은 음악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유대감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사실상 책에서 다룬 편지 이후에 위대한 거장 모차르트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의 성공이 우리가 단순히 천재 모차르트라 부르는 것처럼 쉽게 이뤄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모차르트의 고백』은 우리가 알고 있던 모차르트를 다시 쓰게 만드는 책이다. 천재의 완벽함보다, 그 뒤에 숨은 불안과 사랑, 인간적인 고백이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하게 해주고,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삶의 열정과 고독을 성찰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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