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확장판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조기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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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창의성을 지휘하라’라는 한 줄에 내가 추구해온 모든 방향이 담긴 듯했다. 문예 창작을 전공하고, 노랫말을 쓰고, 시를 쓰며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창의력이라는 불확실한 에너지를 키우려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렇기에 그 에너지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지켜내고, 때론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다룬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은 픽사의 공동 창립자 에드 캣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단순한 경영 철학을 넘어서 창의적인 환경을 어떻게 유지하고, 조직 속에서 창의력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읽다 보면 ‘나중에 내가 회사에서 팀을 만들게 된다면’ 혹은 ‘나의 작업 환경을 구성하게 된다면’ 이 책의 가르침은 도움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내 상황에서 바로 적용하기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픽사 같은 거대한 조직의 이야기, 프로덕션 시스템, 리더십 구조 등은 현재는 경제적인 활동은 하지 않고, 혼자 소소한 작업을 하고 있는 내게는 다소 큰 그림이었지만... ‘앞으로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태도와 주의점들이 차곡차곡 적혀 있었다.

  책의 핵심은 단순히 ‘창의적인 사람이 되라’가 아니라 ‘창의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있었다. 창의성은 천재 한 명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피드백과 실패, 실수, 그리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조금씩 다듬어지는 것이라는 사실. 이 부분이 깊게 와닿았다. 

  분명 문제가 있음을 여러 사람이 제안을 해주는데도 그 조언들을 무시하며 자신만의 길을 가는 이를 가까이서 봤다. 분명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조언을 해줬으나 자신의 신념이 너무 강했고, 타인의 의견은 방해가 되는 일이라 생각했나 보다. 사람은 하나 둘 떠나갔고, 지금은 서서히 고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모든 게 자신의 감정에 따라 흘러간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전제나, ‘누군가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오히려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창의성의 기반이라고.

  친하다 생각했기에 너무 막 대하거나 상대방 보다는 자신 위주의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며 주위를 배려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음을 인지했다면 좋았을텐데...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들이었기에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지인에게는 두려움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솔직한 피드백의 문화’를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픽사는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시스템을 통해 서로의 작업물을 신랄하게 피드백하지만, 그 모든 대화의 전제는 ‘상대방을 향한 존중’이었다. 창작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백을 가장한 무례와 조롱이다. 이 점에서 나도 앞으로 누군가와 협업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조직’이라는 키워드가 점점 더 중심에 놓이긴 하지만, 그 안에도 여전히 ‘창작자 개인의 고뇌’가 묻어난다. 조직을 위해 창의성을 희생하지 않으려는 사람, 그 안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들. 결국, 창의성은 사람의 문제였고, 감정의 문제였다.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제목은 어느 날 나에게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지금은 혼자이고 일을 도모하고 있지만, 언젠가 나도 누군가와 함께 창작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때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보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될 테니... 그리고 그때,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까?

  당장은 내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내가 앞으로 어떤 예술가, 어떤 크리에이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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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서 삽니다 - 어른이들의 얇디 얇은 지갑을 기어코 열게 만드는 귀여움의 힘
강승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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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30대까지 ‘귀엽다’는 감정은 늘 가볍고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귀여운 것들에 반응은 했지만, 그건 마치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어머 귀엽다” 한마디 던지는 정도의 일시적인 감탄처럼 느껴졌다. 딱히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고, 더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귀여움’이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주변에 귀여운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인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일상 속 사소한 물건이나 캐릭터 하나에도 눈을 반짝이며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왜 저렇게까지 좋아하지?" 싶던 처음과 달리,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같이 웃고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귀여운 것에 끌리는 감정이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이 감정이 단순히 취향 이상의 무언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고민하면서부터는 이런 감정이 ‘지나치는 감탄’으로만 남아선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귀여움'과 관련된 상품들을 더 자주 보게되되 왜 사람들은 귀여움에 지갑을 열고, 왜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캐릭터를 만드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를 앞으로 내가 하는 일에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고민이 속에서 『귀여워서 삽니다』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부터 솔직했다. 그리고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진심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진심이 얼마나 정당하고 날카롭고도 따뜻한지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귀여워서 샀어요~”라는 말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감정, 심리, 시대의 흐름까지 짚어주는 이 책은 귀여움이 단순한 취향이나 취미가 아니라 ‘현상’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귀여움의 역사, 귀여움에 반응하는 우리의 심리,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흐름과 연결되어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특히 저자가 귀여운 캐릭터 상품을 사 모으며 느낀 감정과 그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는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게 사고, 모으고, 책상 위에 세워두고 있는 작고 귀여운 것들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귀여움’은 단순히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수준을 넘어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팬덤을 만들며, 때로는 하나의 세계관까지 만들어낸다. 책을 읽으며 ‘귀엽다’는 감정이 결코 약하거나 유치한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오히려 가장 빠르게 사람의 마음에 스며드는 감정이 바로 이 귀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는 귀여운 것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유치하거나 철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시선에 대한 저자의 유쾌한 반박과 철학이 담겨 있어 위로를 받는 느낌도 들었다. 한 챕터에서는 “귀엽다는 말은 그냥 말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나왔는데, 이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단순한 형용사가 아니라 감정의 반응이고, 때로는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케팅적으로 봤을 때도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귀여운 것이 팔리는 이유를 감성적으로 접근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왜 그 상품을 사고, 어떻게 애정을 가지게 되는지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해준다. 특히 캐릭터 마케팅, 소비 심리, 팬덤 형성 등과 관련된 내용을 읽으며, 이 책은 소비자 분석 보고서보다 더 솔직하고 감각적인 통찰을 준다고 느꼈다. 업무에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도 종종 떠올라서 메모를 남기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지갑을 여는 이들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감정이 결코 낭비가 아니라는 걸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취향은 결국 나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귀여워서 삽니다』는 귀여움을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귀여움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나처럼 뒤늦게 귀여움의 힘을 실감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볍게 읽기 시작해도, 다 읽고 나면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세상이 조금 더 사랑스럽게 보이게 되는 기분. 아마 이 책이 가진 가장 귀여운 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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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열림원 세계문학 7
조지 오웰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림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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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 봄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무거운 공기로 시작됐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앉아도 마음속 어딘가가 계속 서늘하게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그런 감정 속에서 오래전 대학 시절,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던 연극 <1984>가 문득 떠올랐다. 당시에는 단순히 ‘디스토피아 소설을 각색한 연극이겠거니’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지만, 막이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압도적인 분위기에 숨이 턱 막혔던 기억이 난다. 회색빛 조명, 철제 침대, 무표정한 얼굴의 배우들, 그리고 끝내 “2+2=5”를 외치는 윈스턴의 절규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연극을 계기로 원작 『1984』를 읽게 되었고, 당시에는 조금 과장된 경고처럼 느껴졌던 이야기들이 해가 갈수록 점점 현실에 더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감시, 검열, 조작과 같은 개념들이 더 이상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그 감정이 다시 떠오른 건 작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을 때였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땐 믿기 어려웠지만, 곧바로 오웰의 '빅브라더'가 머릿속을 스쳤다. 선출된 대통령이 스스로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려 한 것. 국민을 위한 리더가 아닌, 권력을 위한 군주로 비친 순간이었다. 당시 명분은 ‘국가 질서 유지’였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였을까? 결국 ‘질서’라는 이름으로 준비된 건 국민을 향한 폭력이 아니었을까?

  그때 느꼈던 감정은 단순한 정치적 실망이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지금도 '자유 국가'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정말 그렇기만 한 걸까? 오웰이 말한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문장이 괜히 가슴에 걸렸다. 뉴스는 편집되고, 기록은 지워지고, 기억은 흘러간다.

  이런 생각들을 하던 중, 애플의 유명한 1984년 슈퍼볼 광고도 떠올랐다. 회색 유니폼을 입고 텅 빈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 사이를 뚫고 달려와, 커다란 화면을 향해 해머를 던지는 여성. 그리고 울리는 문장.

  “1984년은 오웰의 1984와는 다를 것입니다.”

  광고는 짧았지만, 강렬했다. 애플이 단순히 ‘새로운 컴퓨터’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유’를 선언했던 장면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해머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감시와 통제를 향한 저항의 상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그 해머를 쥐고 있는가? 아니면 회색 유니폼을 입고 가만히 화면만 응시하는 사람들인가?

  『1984』는 결국 인간의 자유, 감정, 심지어 기억마저 통제하려는 세상을 그린다. 그 속에서 '사랑'은 금지되고, '생각'은 범죄가 되며, '진실'은 당의 필요에 따라 매번 새롭게 정의된다. 그런 세상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저항이 되고, 잊지 않는 것이 혁명이 된다.


  지금 우리의 일상은 겉보기엔 자유롭다. 스마트폰도 있고, SNS도 있고,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모든 기술이 우리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소비를 유도하며, 생각을 정렬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자발적인 노출이 자율이라 착각되는 시대에, 우리는 과연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오웰은 경고한다.

“미래를 보고 싶다면 인간의 얼굴을 짓밟는 군홧발을 상상하라.”(p.376)

  계엄령이 선포되는 순간, 우리는 그 군홧발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다행히 그 발걸음은 멈춰졌지만, 그 발을 꺼낸 이가 있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연극 <1984>를 통해 처음 ‘자유의 의미’를 질문하게 되었고, 책을 통해 그 질문의 무게를 느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질문에 답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진실은, 잊지 않을 때만 살아남는다. 우리는 어떤 기억을 지키고,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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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 -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
정진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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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올해 성주간의 시작은 부활 대축일에 세례식이 있어 정신없이 시작한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와중에 읽게 됐다. 워낙 성주간 관련 책이라 시기에 맞춰 읽으면 좀 더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버텨온 것 같다. 故 정진석 추기경님의 육성 녹음을 들으며 녹취록을 작성해 본 적이 있었고, 실제 서품 미사 때 뵌 적이 있었기에 그분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책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금요일까지 1~6장, 십자가 위에서의 말씀을 다룬 7장, 성주간 토요일을 다룬 8장, 예수 부활 주일의 9장, 마지막으로 부활 이후를 다룬 10장으로 구성된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어제 미사를 드리고 왔기에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강론 시간의 내용들과 겹쳐지기도 했다. 분명 주님을 환호하며 맞아들이던 이들이 결국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기를 요구하는 일은 우리의 현재 삶과도 연결이 되는 듯했다.

  성주간 월요일의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에 대해서는 가볍게 지나치곤 했는데 우리 스스로가 잎만 무성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비유로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 들어도 율법 학자들은 반성보다는 오히려 더 시기와 질투로 자신들의 눈과 귀를 더 닫은 듯하다. 알아볼 수 있으나 누리고 있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예수님을 더 시험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 시기심은 결국 예수님을 죽일 음모로 이어진다.

  성주간 화요일에는 결국 말라 버린 무화과나무에 대한 내용을 만나게 된다. 두 개의 복음서에서 디테일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믿음과 기도에 대해 마주하게 되는데 내 기도는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니라면 이뤄주시는 방법이 내 기도와 다를지도 모르겠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경고를 하시는 내용은 지금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적용이 될 수 있는 내용 같다. 유다인들의 불신과 심판 역시 연결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가치라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름도 보게 된다. 상황의 어려움은 요즘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라 무겁게 다가온다. 예루살렘 멸망과 세상 종말 예언은 요즘 벌어지는 기후 위기와 여러 사건 사고들을 통해 더 가까이 온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성주간 수요일에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된다. 교회에서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도 현재 경제활동이 없기에 경제적 지금은 경제적 안정을 우선으로 준비 중이라 더 눈길이 가는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성주간 목요일 하면 작년 성찬 미사 때 소수 인원으로 성가대를 섰던 게 떠오른다. 과거 많은 인원들과 함께 서던 것과 소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란...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오랜만에 성목요일 다시 불렀지만 감정과 상황은 과거와 달랐기에... 주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드로 사도보다도 우리는 주님의 뜻을 더 모르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하는 시간이다. 성가 노랫말처럼 살지 못하기에 노랫말이 더 가슴을 메게 하는 것.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면서도 유다의 발까지도 씻어 주시는 그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올해 성목요일은 신자석에서 전례에 참석하며 책에서 만난 내용들을 더 묵상하며 전례에 집중을 해봐야겠다.

  성주간 금요일의 경험은 18년 전 성 금요일 오후 3시 십자가의 길 고상 복사를 했던 때를 떠올린다. 그때에도 잠시의 구직 기간이 있었기에 선뜻 시간이 되는 청년으로 신청을 해서 꽤 고생한 기억이 난다. 십자고상을 들고 십자가의 길을 하는 게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하물며 예수님은 진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오르셨으니 내 고통과 비교할 수 있었을까? 내용을 보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복음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 이방인인 빌라도는 죄를 찾지 못하였는데 예수님을 환호하던 이들이 죽이라 소리치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장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의 모든 처들을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만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십자가 상 일곱 말씀과 그에 대한 해설과 기도로 다음 장을 준비하는 듯했다. 십자가 위에서도 당신보다는 아버지의 뜻을 더 생각하시고 유다 백성을 원망하기보다는 그들을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은 결국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는 말씀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었다.

  성주간 토요일의 내용은 그 정도로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에도 그분을 죽인 유다 지도자들의 편협함이란... 결국 자기들의 권력을 위해 부정을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면서도 그 경비병들로 인해 예수님의 부활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그분의 뜻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듯하다.

  예수 부활 주일의 내용은 성경을 통해 익숙한 부활 내용을 다룬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는 과거에는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면서도 나이가 들며 나 역시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모른다고 한 것을 세 번의 질문으로 다시 회복시켜 주시는 내용 '되찾은 아들의 비유'와 함께 좋아하는 부분이다. 현재 냉담을 하고 있진 않으나 또 어떤 상황으로 주님을 멀리할지 모를 우리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시는 부분이 아닐지... 잠시 떠나 있는 이들이라도 다시 곁을 내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성주간에 읽는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을 다룬 책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 사순의 마지막 주간을 묵상하며 보내기 좋은 책이었다. 꼭 이 시기가 아니라도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주님의 사랑을 더 느끼며 힘을 얻고, 나아질질 수 있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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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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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에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철학서들을 조금씩 접해 왔었다. 그 영향은 내 삶에 알게 모르게 적용이 되었던 것 같고, 남다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도 그런 영향이 아닐까? 이 책은 제목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내 흥미를 자극했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제목과 띠지의 하얀 문구도 경쟁력을 키워 이직을 준비하는 나와 부합하는 부분이었다.


  책은 크게 '철학자들의 생각법', '탁월한 생각을 만들어 내는 사고 습관',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법' 3장으로 구성된다. 그에 앞서 '이 책을 읽기 전에'에서 어떻게 탁월한 생각이 철학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잘 설명한다. 철학이 일터에서 어떻게 쓸모 있는지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내가 현재 답답해하는 문제들의 해결책도 결국에는 철학에 있었기에 본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1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가브리엘까지 10인의 철학자들의 10개의 사고법을 소개한다.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저자가 가장 강력하게 전하고 싶었던 내용이 아닌가 싶다. 각각의 철학자들의 사고에 대한 본문 글 이후 그 철학적 사고법이 일에서 어떻게 적용이 될 수 있는지 '응용 포인트'와 '활용 상황', '활용 방법' 등으로 잘 정리된다. 예시 문제와 예시 답안으로 예제 설명으로 익히고, 연습 문제로 우리가 직접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 말 그대로 허상으로 존재하는 머릿속 막연한 철학이 아닌 실질적인 쓸모 있는 철학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각 철학자마다 다른 사고법을 다루기에 적절한 곳에 적용을 하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발견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2장에서는 다섯 철학자의 좋은 사고 습관을 전한다. 첫 사고 습관에서 '잘 아는 것을 직접 찾아보는 습관'은 결은 다르겠으나 내가 아는 것이라도 다시 확실히 하려 찾아보는 습관을 떠올리게 한다. 그 정도의 노력도 않고 확실치 않은 것을 무턱대로 우기는 이들이 많아 최근의 가짜 뉴스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본다. 너무 안일하고 쉽게 생각하기에 다툼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3장의 아이디어 실현하는 다섯 철학자의 방법은 낯선 듯 어디에서 접해본 내용들이었던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은 『수사학』에서 봤던 내용이었다. 물론 접해봤으나 내가 제대로 활용하거나 실제 적용을 하지 않았기에 접해본 것만 같았음도 부정할 수 없었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라는 제목을 제대로 확인시켜주는 내용의 책이었다. 해보고자 하는 일들이 뜻하는 대로 풀리지 않고,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는 시기. 뭔가 해결책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변화를 준비하는 내게 적당한 때에 온 책 같다.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도 마음에 들었기에 틈날 때마다 읽으며 익혀 몸에 익혀야겠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종이나 나처럼 하려던 일들이 모두 막혀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이 곁에 두고 익히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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