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고백 - 천재의 가장 사적인 편지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지음, 지콜론북 편집부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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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차르트 하면 천재 음악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비록 그 곡의 제목을 몰라도, 우리는 이미 그의 음악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광고 속 짧은 선율, 영화의 한 장면, 혹은 클래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들. 그 익숙함 속의 이름이 바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고백』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를 ‘음악의 신동’, ‘천재 작곡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 특히 사적인 감정이 묻어나는 글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과거 평전들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알던 모차르트가, 그의 편지와 단상으로 직접 말을 건네는 책이라니 —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재의 내면, 그 고백의 언어는 어떤 빛깔일까?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붉은색 표지 디자인이었다. 강렬하면서도 클래식한 인상. 중앙의 타원형 안에는 건반 악기가 그려져 있다. 하프시코드일까, 아니면 그의 손끝을 상징하는 피아노일까. 음악이 곧 언어이자 표현이었던 모차르트에게 이 표지는 어쩐지 그의 내면을 시각화한 초상처럼 느껴졌다.


  책은 1부 ‘이탈리아, 남쪽의 빛 속으로’, 2부 ‘첫 번째 사랑, 첫 번째 굴욕’, 3부 ‘파리에서의 고난과 어머니의 죽음’, 4부 ‘불멸의 멜로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부부터 4부는 그가 짧은 기간 동안 연이어 써 내려간 편지들로, 감정의 결이 생생하게 이어진다.

  1부를 읽으며 가장 먼저 다가온 감정은 모차르트와 누나 난네를(마리아 안나)과의 관계였다. 우리는 흔히 ‘천재 모차르트’만 알고 있지만, 그의 음악적 시작에는 누나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을 이 책이 은근히 드러낸다. 어린 시절 누나가 먼저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그 옆에서 동생 모차르트가 자연스럽게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뜬다. 『모차르트의 고백』 속 편지에서 그가 누나를 향해 보여주는 애정과 존경은, 우리가 알던 천재의 이미지와는 다른 다정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책은 단순히 작곡가의 기록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 일기처럼 읽힌다. 음악적 영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가 사랑하고 슬퍼하고 분노한 감정들이 어떻게 선율로 바뀌었는지를 추적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2부를 읽으며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요즘으로 말하자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베토벤의 아버지가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만들려 엄격하게 대한 것과 다르게 레오폴트는 아들의 재능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키워냈다는 것도 알 것 같았다. 아버지에게 보내는 모차르트의 편지를 읽으며 그가 음악만을 잘 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을 듯했다. 음악에 더 천재성을 보였지 그의 편지글도 흡인력 있게 읽힌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3부는 제목부터 슬픔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성적인 시선으로는 1778년 7월 3일의 편지 순서가 뒤 바뀐 것은 이미 결말을 마주한 후 영화를 보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장문의 내용은 더 많았으나 결국 어머니의 죽음은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여정 중의 일이기에 가족들 없이 홀로 남겨진 20대 초반의 모차르트에게 얼마나 큰 슬픔이었고 경황이 없었을지... 물론, 당시의 20대와 지금의 20대는 다르겠으나... 예민한 감성의 천재 음악가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편지의 글들로 봤을 때 파리는 모차르트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보다는 슬프고 힘든 추억만을 남기는 곳이 되었을 것 같았다.

  4부를 읽으며 3부에서도 느꼈으나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모차르트 같은 편지를 썼었는지 되돌아본다. 아버지께서 코로나 시기 병원에 계실 때 3개월간 옆에서 간병을 했던 게 아마 가장 친밀했던 시기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어린 시절에도 아버지와 친밀했던 때가 있었으나 나이가 들며 멀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모차르트와 레오폴트의 관계는 멀리 떨어져 있었고, 같은 음악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유대감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사실상 책에서 다룬 편지 이후에 위대한 거장 모차르트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의 성공이 우리가 단순히 천재 모차르트라 부르는 것처럼 쉽게 이뤄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모차르트의 고백』은 우리가 알고 있던 모차르트를 다시 쓰게 만드는 책이다. 천재의 완벽함보다, 그 뒤에 숨은 불안과 사랑, 인간적인 고백이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하게 해주고,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삶의 열정과 고독을 성찰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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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으로서의 노자 - 비즈니스 전장에서 승리하는 3,000년의 공략법
하라다 쓰토무 지음, 오시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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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거 노자 『도덕경』으로 독서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온 얘기 중 어떤 분은 실용적으로 읽어 오셨던 게 기억이 난다. 이번 책은 얼마 전 다시 읽은 『손자병법』이 『도덕경』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에 흥미가 갔다. 전혀 다를 것는 병가와 도가의 고전이 어떻게 이어질지... 『도덕경』은 종종 인문서로 접하며 읽을 때마다 얻는 것들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읽게 됐다.


  책은 1부에서 '경영의 전략으로서 노자를 읽다'로 '탁월한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강자는 약자를 이길 수 없다', '형태로 기세를 만든다', '목표 방향의 반대로 간다', '힘을 빼고 흐름에 맡긴다', '성공에 집착하면 파멸한다', '배우지 않고도 본질을 간파한다', '쉬운 일에만 손댄다',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는다', '탁원한 리더는 부드러움에 머문다', '하류에서 사람을 움직인다' 총 11계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노자의 전략을 실전에 적용하다'로 '사활 문제 1~5'를 다룬다.

  1부의 내용을 보면 저자가 『도덕경』을 통해 바라보는 관점이 틀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 소수 인원의 회사를 다닐 때가 생각났다. 오히려 더 잘 하려다가 문제가 생길 때가 꽤 많았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보다는 강한 리더십으로 독불장군처럼 강행하다 문제가 생기는 일들은 가까이에서 더 많이 봐왔기에 와닿는 게 많았는 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손자병법』 인용은 해당 계책이 『손자병법』의 어떤 내용과 통하는지 알 수 있었고, 현대의 경영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종종 만나게 되는 도해는 애매할지 모를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계의 마지막에 '노자의 가르침'을 요약해 두고 있어 해당 계에서 꼭 알아둬야 할 핵심을 되새길 수 있는 것이 괜찮았다. 일단 각 계의 제목에서도 어느 영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알 수 있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이기에 남다른 인사이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봤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다룬 11계를 바탕으로 조직의 사활이 달린 여러 사례를 통해 어떻게 적용하여 전략으로서의 노자를 구름 위가 아닌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배우며 1부를 복기하는 시간이 되는 듯했다.


  같은 텍스트라도 읽는 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도덕경』은 실용과 거리를 두고 읽어왔던 내게 오히려 노자에게서 실용적인 전략을 더 배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 폭넓게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책 같다.

  왜 『손자병법』이 『노자 도덕경』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고, 보다 현실에 맞는 실용적 감각으로 『도덕경』을 다시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집에 있는 『도덕경』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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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할까 로버트 볼튼 인간관계 수업 2
로버트 볼튼 지음,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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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참 다르게 하는 이들이 많다. 나도 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애매하다 싶으면 말을 줄이게 되는데 그걸 못하는 이들을 만날 때 드는 '그 사람은 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할까'. 지난번 읽었던 '로버트 볼튼의 인간관계 수업 1'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에 이어지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전작을 읽으며 뭔가 마무리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이 그 아쉬움을 채워줄 거라는 기대로 읽게 됐다.


  책은 '자기주장 기술'과 '갈등 관리 기술' 두 파트로 구성된다. 내게 필요한 기술들이다. 내 주장을 하지 않으며 다툼이 없는 것을 선호하지만 종종 그 때문에 내 주장이 강해지면 갈등이 생길 때도 있었다. 충분히 이유가 있음에도 평소의 나를 너무 쉽게 보고 생기는 문제로 뒷말들이 돌곤 했으니... 파트 1 시작에 앞서 인용된 유대인 철학자의 격언은 내게 확 와닿는 말이었다.

  '듣기와 자기주장'을 '의사소통의 음과 양'에 비유하니 이해가 잘 됐다.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세 가지 방식이자 '관계의 3가지 유형'인 '복종형', '자기주장형', '공격형'을 보며 과거의 내가 '복종형'이었다면 현재는 '자기주장형'으로 변화를 해온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본다. '3가지 반응 유형의 보상과 대가'는 자기주장을 만들어 가며 체크를 해봐야 할 부분이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았기에 더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챕터 2의 내용을 보며 명확한 표현이 왜 자기주장에 필요한지를 잘 볼 수 있다. 애매한 의사소통은 오해만 키운다는 것은 직장에서나 다른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겪게 되는 문제들이 아닐까?

  여러 방법이 있더라도 결국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잘 모르겠다면 책에서 제시 되는 방법을 활용해도 되겠지만 각자의 스타일로 만들어 가면 유용할 듯하다.

  파트 2의 내용은 피하고 싶지만 단체 생활을 하면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잘 배워두고 활용 한다면 여러모로 유용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분명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하고 분쟁을 조절하는지가 사회생활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직장 생활을 해봤거나 공동체 활동을 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책이 그리 두껍지는 않으나 한 번 보고 이해하기에는 감이 안 올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읽고, 각 챕터 마지막에 '요약하자면···'을 통해 복습 및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괜히 오랜시간 해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게 아니다. 인간관계가 사실 가장 어려운 것 아닐까? 직장이나 친구, 가족 사이에서의 문제들은 알게 모르게 지금도 생겨난다.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야 할지 답답한 이들에게 오히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 두껍지 않으나 1권과 2권으로 나눠진 '로버트 볼튼의 인간관계 수업'

  인간이기에 생기게 되는 문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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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퍼펙트 바이블 - 원리와 철학으로 정복하는 비트코인의 모든 것
비제이 셀밤 지음, 장영재 옮김,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서문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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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국내 주식 시장이 나쁘지 않아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주가 조정 기간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주가 그 타이밍이었다는 게 아쉽긴 하다. 실질적인 현금이 내게 들어오진 않지만 약간의 수익률이 보이니, 자연스럽게 다른 투자처에도 관심이 생긴다. 불확실성의 시기지만, 내가 아직 손대지 못한 ‘비트코인’에 대한 궁금증이 들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직접적인 투자법이 아니라 원리와 철학부터 다룬다는 ‘비트코인 입문서’라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책은 '개요 | 왜 비트코인인가', '기술 | 비트코인의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제학 | 비트코인은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정치 | 비트코인의 지정학', '철학 | 비트코인과 자기 주권의 시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는 제목 그대로 ‘개요’다. 저자는 “왜 지금, 왜 비트코인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화폐란 무엇인지, 누가 그것의 가치를 보증하는지에 대한 탐구가 이어지고, 이후 각 부에서 다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금, 법정화폐, 비트코인이라는 세 가지 화폐 시스템을 비교하는 대목은 비트코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부에서는 ‘기술’을 다룬다. 비트코인의 신뢰는 중앙 기관이 아닌 수학적 검증과 분산된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저자는 복잡한 용어 대신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 네트워크’라는 표현으로 그 구조를 설명한다. 처음엔 블록체인이나 작업증명 같은 개념이 낯설었지만, 비유와 사례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기술적 설명 속에서도 인간적인 관점을 놓치지 않는 것 같았다.

  3부 ‘경제학’에서는 비트코인을 글로벌 자산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화폐가치 하락 같은 현실적인 문제 속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최근 몇 년간 ETF 편입과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된 배경을 분석하며,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를 얻어가고 있음을 설명한다. 읽는 동안  비트코인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경제 질서의 변화를 상징하는 실험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4부와 5부는 ‘정치’와 ‘철학’을 다룬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누가 화폐를 통제해야 하는가”, “개인은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5부 ‘비트코인과 자기 주권의 시대’에서는 철학적 깊이가 느껴졌다. 저자는 비트코인을 ‘부의 도구’가 아닌 ‘자유의 시스템’으로 바라본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내가 ‘비트코인 투자’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근시안적 접근이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결국 비트코인은 ‘돈’이 아니라 ‘철학’이자 ‘태도’였다.


  『비트코인 퍼펙트 바이블』을 읽고 나니,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비트코인을 바라보게 됐다. 처음엔 ‘비트코인 책’이라고 해서 어렵고 기술적인 내용일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논리적이고 인간 중심적이었다. 

  이 책은 단기적인 수익을 위한 투자 전략서가 아니다. 대신, 비트코인의 철학적 의미를 통해 현대 경제 시스템의 본질을 다시 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공부가 된다’는 느낌보다 ‘생각이 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또, 말 그대로 ‘바이블’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렸다. 

  비제이 셀밤은 비트코인을 기술이 아닌 철학으로, 투자가 아닌 사유로 이끈다. 책을 덮고 나면, 비트코인은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원리와 철학’이 왜 중요한지. 그 점에서 『비트코인 퍼펙트 바이블』은 비트코인 입문자뿐 아니라, 생각하는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느껴졌다.

  나처럼 비트코인이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즉각적인 비트코인 투자로 이윤을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결이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경제 시스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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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이재익 지음 / 도도서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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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로 시작하는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문득 떠오르게 하는 책 제목에 끌렸다. '지켜주었다'라는 표현까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시를 놓지 못하고는 있었음을 알기에... 이 책은 저자가 대학시절 배웠던 영시들을 우선적으로 추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대학에 가서 시를 접하며 오히려 외국시는 가까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원어 보다 번역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한국시와 다르게 다가오는 이질감과 그 스타일을 제대로 살려 쓰는 것이 힘들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직접적으로 읽고 와닿는 게 많았던 것은 많았기에 아쉬움으로 한편에 남겨둔 것 같다. 이 책은 그 아쉬운 외국시 가운데 영시에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듯했다.


  책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그래도 살 만한 인생' 크게 2부로 구성된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이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나이였기에 소개되는 시들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씁쓸함도 공감하게 된다. 저자에게 영시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그 추억과 이미지들을 아마 일을 하며 활용했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본다. 1부에서 처음 소개되는 시부터 내겐 낯설지만 '낭만주의'에 걸맞은 시라는 것은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시인의 삶이 안타깝지만 시와 시인의 삶이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았음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하우스먼의 짧은 시는 앞서 소개된 시들과 결을 달리하나 시인은 시인이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키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책에서 소개되는 시와 그의 이야기는 과거 우리에게 익숙한 '젊은 천재'의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어지는 바이런과 바이런의 딸을 보면 천재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에 세상이 급변하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한다. 저자와 다르게 워즈워스의 시에 아직 동경이 남은 것은 서울에서만 자라온 내 유년 때문일까?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서울이라 해도 시골과 비슷하게 흙을 파며 놀던 시절이 많았는데 점차 개발이 되면서 그 시절의 일들이 꿈처럼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브라우닝 부부의 사랑을 들으며 그들의 업적도 알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도 소네트지만 저자가 과거 대학에서 했다던 연극의 경험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나도 스텝이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존 던의 글을 보며 훗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제목에 영향을 준 작품에 시선이 가는 것은 아는 구절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영어와 담을 쌓은 것은 오래된 일이나 익숙한 것들에 대한 괜한 친밀감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1부의 시인들의 이름이 익숙한 것은 어디선가 그들의 작품을 접했기 때문이었음도 확인하게 된다. '낭만과 현실의 사이'는 내 인생에도 많이 적용되는 문구라 읽는 동안 더 집중했던 것 같다.

  2부는 아직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거리감을 두려 했으나 로세티의 시는 내가 좋아하던 시였기에 시대적인 설명이 앞서나 후에 소개되는 시인의 배경은 시인으로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좋은 시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비록 그 죽음은 안타깝더라도... 한국 소설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됐던 에드거 앨런 포의 명시가 제목만 익숙한 것은 그의 스타일을 내가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앞서 2부에 거리감을 두려 했던 생각은 로세티에서 무너지면서 내가 그나마 가장 많이 암송했던 영미 시인들의 시들을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 오히려 2부의 시들에 더 익숙한 현실을 만난다. 그렇기에 내가 조금은 회의적이면서도 쉽게 절망에 빠지지 않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부록으로 있던 '영미 문학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역사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워낙 역사나 세계사를 어린 시절부터 즐겼고, 작품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시대적인 배경 등도 알아두는 게 유용하기에 흥미를 더 키우며 독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나이 들어가며 메말라 가는 감성을 시가 지켜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상하게 감성이 메마른 듯한 시기 시집이 끌리는 것은 그런 이유일까? 물론, 영미시 보다는 국내시를 더 찾게 되지만... 이 계절 시와 함께 삶을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익숙한 이름의 영미 시인들의 작품을 작품과 그들의 스토리와 함께 접할 수 있었고, 내가 알지 못하던 부분까지도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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