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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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로나19로 요트 운항은 불가한 일이 되어 2~3월을 벌이 없이 보내다 결국 형이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출근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려면 무자격 고용인인 중개보조원보다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출근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뒤늦은 공부 시작은 밀린 강의를 따라가는 것으로도 벅찼으며 특히 5과목의 법 과목은 딴 나라말이었다. 조금 들릴만할 때서야 시험을 치르고 낙방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11월부터 박문각 공인중개사 학원에서 공부를 해서 3개월이 지났다.


  이 책에 관심이 생긴 것도 다섯 법 과목을 공부하며 법은 어떤 사고가 중심이 되는지 궁금했다(상식과 감정으로 문제를 풀다 피를 본 경험으로). 그리고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위해 쓴 교양서라 너무 어렵지 않을 듯했다.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그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저자도 참 괴짜다ㅎ).


  책은 들어가고 맺는말을 제외하면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법치주의 속에서 살아가면서 크게 법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들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또, 일본의 문제는 더더욱 모르고 있었고, 영화 속 선악 구분을 생각하며 중요 요인이 된 법들에 대해서는 정말 무관심하게 나쁜 놈, 죽일 놈을 따졌나 보다.


  지금은 그나마 가짜 뉴스 등에 대한 불신과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은 부동산 정책들도 보이고('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언을 잊을 수 없는 이유인지도),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말에는 어이가 없다. 일부 그러는 이들도 있긴 하겠지만 과연 이번 대규모 주택 가격 상승이 개업 공인중개사들이 만든 문제일지는 조금만 알아봐도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접하는 뉴스들이 참 답답하다.


  책에서 주는 질문들은 100%의 정답은 없다. 대신 독자가 해당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이라는 수식이 확실히 이해된다.


  내가 달리 생각하는 주장이 왜 타당한지도 반대 의견은 왜 그 의견대로 존중받아야 되는지도 알게 된다. 무엇이 답이라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 없는 내용 같다. 분명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기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요즘 내 주위의 답답함 때문인지 5장의 마지막 문장에 끌린다.



입바른 논의가 아니라 하찮은 인간이라도 납득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 필요한 사고, 그것이 바로 '악마의 법철학'이다.(p.157)

  

  '공리주의'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었지만 책에서 나오는 내용을 접하니 그렇게 좋게만 이어지는 것도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답을 찾으려 했으나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질문 보다 좋은 것은 없었다. 평소 크게 생각하지 않던 내용들과 질문들에 반응하면서 머리가 아프기도 했으나 정해진 답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보다는 더 생각이 자란 듯하다.


  조금은 가볍게 시작하게 되는 책이지만 읽을수록 생각할 게 더 많아지는 책이다. 현재 하는 공부가 잘 마무리된 후 다시 읽어보면 더 재미있게 다가오고, 지금의 답과 다른 답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들에 반기를 드는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법 공부를 하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사고력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과 우리 삶 속에 함께하는 법에 더 다가가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법을 잘 모르는 분들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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