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 대화로 만나는 가톨릭 교리 산책
박도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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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군대 신앙이다. 모태신앙이냐는 말을 듣지만 현실은 군 시절 세례를 받았다. 입대 때부터 가톨릭 신앙에 관심을 뒀고, 종교행사도 꾸준히 갔으나 세례는 상병 육 호봉 때야 받았으니... 군대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지금 육군 복무 기간이 18개월 정도 군 생활이라 하니 전역할 때 받은 것이다.

  군 입대 즈음에서야 천주교에 대해 알았다. 교수님께 입대 인사를 가던 때 신학교에 입학한다던 선배 형이 있었는데(지금은 수원교구에서 주임 신부님으로 계심) 그때까지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었다. 실제 세례를 위한 집체교육을 2박 3일간 받으며 세례를 받았으나 전역 후 찾아뵌 군종신부님께서는 너희는 제대로 받았다며 인정을 해주셨을 정도였다. 그때 들은 얘기로는 당시에 신학생이 많아 2박 3일의 집체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정말 스케줄 표대로 교리, 성가, 교리, 성가 저녁에는 예수님 비디오 시청, 주요기도문 암기, 찰고, 교리 시험을 다 봤으니... 군대에서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집체교육을 받아 받은 세례라 그런지 현재까지도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미사도 계속 드리고 있을 테지만 기저질환 환자에 70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기에 그 미사는 못 드린지 오래다.

  전역 후 복학 전 처음 찾은 성당에서 교적을 만들고 부모님 몰래 미사를 드리며 청년 활동을 시작했다(부모님께서는 불교 신자시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다 복학으로 자주 미사를 못 나가다 냉담을 하게 되다 형 결혼 후 정식으로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 미사를 드리며 활동을 제대로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다. 이 책과의 첫 만남도 그 활동을 정식으로 시작하던 당시였다.

  모든 공부는 일단 책으로 먼저 접하기 때문에 가톨릭 활동에서도 군대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더 책을 찾아봤다. 전례부 활동을 하면서 전례에 대해서도 다양한 책들을 찾아보며 최대한 교육은 다 받았던 것 같다. 당시에 이 책은 세례를 받은 후라 끌리지 않았다. 당시 표지 디자인의 영향도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때는 제목은 궁금했으나 디자인은 솔직히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에 책을 읽으며 오래전에 쓰인 책이라는 것은 책에서 만나는 용어들을 보며 알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송 군이 내가 아는 동생의 이름과 같다는 것이었다. 그 동생은 여전히 성당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에 더 또렷하게 이름이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부님을 비신자가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나?라는 의문도 갖게 된다. 나도 청년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신부님과 연락을 하며 지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그런 부분은 의구심이 생겼으나 쓰인 시기가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일이라 당시에는 가능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 생각해 그냥 넘어가게 된다.

  문답식의 구성이라 어렵지 않게 읽히나 기본 지식이 없는 이들에게는 많이 생소한 내용들이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표지 디자인의 변경이 일단 책의 위화감을 많이 상쇄시켜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하는 여정으로 예비신자 교리 봉사도 했었는데 그럴 때 참고하기에도 좋은 내용의 책이라 생각한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고, 예비신자들이 충분히 물어볼만한 질문들도 많기에 공부하려는 봉사자들에게도 유익한 책이라 생각된다. 또, 신자 재교육 차원의 내용으로도 좋다(함께하는 여정도 그런 측면으로도 괜찮았으니...).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면 그 교재로 괜찮을 내용의 책이라 생각된다. 혼자 읽어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고, 특히 비대면이 시대에 정말 적합한 책이라 여겨진다(이미 대면해서 물어볼만한 내용은 대부분 물어보고 대답이 되어 있기에...).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도 500페이지가 넘지만 비신자 청년과 가톨릭 신부의 문답식 교리라 급하게 서두르며 읽지 않는다면 잊고 지냈던 교리를 어렵지 않게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세례를 받은 후 미사만 드리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며 교리는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전염병으로 신앙생활이 어려운 이들이 이 시기를 맞아 다시금 신앙의 기본을 되새기기 좋은 책이었다. 딱딱한 정통 교리서 보다 집에 소장하고 읽기 좋을 책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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