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리에이트로 시작하는 아이패드 드로잉 - 데일리 디지털 드로잉부터 굿즈 제작까지
수지(허수정) 지음 / 책밥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겐 아이패드가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고 예정대로 일이 바빴으면 지금 즈음에는 원래 있어도 있을 아이패드. 하지만 일은 다 취소가 됐고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 자발적 자가격리 같은 칩거 생활을 하는 중이다.


  내가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은 이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프로크리에이트. 어쩌다 보니 지난해 말 간단한 드로잉 미션을 수행하며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떨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림 그리기도 은근히 문구류 장비병이 생기는 일이라 다른 방법을 알아보다 알게 된 프로그램이다.

  아이패드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지인의 활용을 보며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변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아이펜슬 사용 등에 대해 괜찮은지 물어보며 마음에 두지만 역시나 경제적인 부담감이 있기에 일이 풀리면 사려 했던 아이패드. 코로나19와 함께 멀어져 가는 듯싶었다. 그래도 미련은 채워야 했고, 서점에 최근 들어 프로크리에이트 드로잉 책들이 꾸준히 나오기에 접하게 된 책이다. 실습의 아쉬움은 있으나 책 읽기에 좋은 시기라 무작정 읽었다.

  책은 총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이패드 드로잉을 위한 준비물'은 다 없는 상태로 시작했다. 잠시 지인들에게 빌려서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눈과 상상력으로 대신하려 한다. 아이폰 3GS 이후 IOS와 거리감도 있기에 오히려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이패드 드로잉, 무작정 시작하기'에서 프로크리에이트의 기본적인 툴과 인터페이스, 기본 제스처를 다룬다. '이 책을 보는 방법'은 사진 및 여러 실습 위주의 서적에 꼭 나오는 부분인데 의외로 안 읽고 넘어가면 나중에 헤매니 꼭 읽어보자!

  파트 1은 '가볍게 쓱, 소품 그리며 툴 익히기'로 일단 그리며 시작한다! 전에 일반 손그림 드로잉 서적은 물론 뭐든 실습 위주의 책들은 직접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말 드로잉 책을 읽으며 책의 그림을 따라서 그리는 것만으로도 주위에서 그래도 점점 나아진다는 얘길 들었으니 연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프로 크리에이트의 툴을 사용하며 가볍게 낙서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잘못 그려도 지우는 게 쉬우니 걱정이 적다. 툴 익히기와 손 풀기에 정말 괜찮은 부분 같다. 내가 종종 내 폰인 노트에서 손글씨를 쓰던 거에 비하면 더 자연스러운 느낌?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자를 봤기 때문에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이미지가 그려진다. 직접 종이에 그리던 드로잉 때와 다르게 레이어 적용이 가능하니 실수해도 다 지울 필요가 없다. 진도도 종이에 그리던 드로잉 책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종이 손실이 없고, 지우개 똥이 걸릴 일도 없다. 대부분의 기능을 이 파트에서 다루기에 가장 두껍고 이런 것도 되는지는 몰랐는데 알면 알수록 끌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쓰고 있는 손글씨 쓰기도 이 앱으로 하면 충분할 것 같다.

  파트 2는 '일상을 작품으로, 사진 활용하기'다. 제목을 보며 과거 웹디자인을 배울 때 그림을 잘 못 그려서 사진을 때려 박거나 그 베이스로 작업을 하던 게 떠오른다. 포토샵도 잘 활용하지 않지만 아는 지인이 그림을 그리던 게 이런 방법이었구나 하는 것도 보인다. 먹지에 대고 그리던 때를 떠올린다고 할까? 사진과 직접 그리는 그림을 합성하는 것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유료 앱이라 엄청나게 기능이 많아 제대로만 활용하면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파트 3 '한 단계 더, 깊이 있게 배우기'로 책에서 보이는 그림이 앞서 나오던 그림들과 느낌이 다르다. 브러시 커스터마이징은 물론 다양한 툴을 활용해 원근을 표현하고 여러 가지 1점에서 3점까지 투시 원근법을 활용한 예제를 만날 수 있다.

  파트 4 '플러스알파, 디지털 드로잉 세상 넓히기'에서는 실용적인 내용을 만난다. 처음 만나는 '도장 브러시 만들기'는 역시나 손글씨 쓸 때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 이미 만들어 둔 내 도장을 찍어 브러시화 시킬 수도 있을 듯싶다. '픽셀 유동화 활용하기', '네온사인 만들기', '움직이는 GIF 만들기', '애니메이션 만들기' 등은 여러 분야에 활용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파트 5 '내가 그린 그림으로 굿즈 만들기'. 정말 실질적인 돈이 되는 내용들이라 여겨진다. 독립서점들이나 작은 카페들에서도 굿즈를 많이 만드는데 이 앱에서 보다 쉽게 만드는 방법들을 다룬다. 이모티콘에도 활용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파트 6 '발전된 스킬을 위해, 프로 크리에이트 파헤치기' 무협 소설에서 보면 내공이 받쳐줘야 상승 무공으로 가는 길이 수월하듯 이 파트도 그런 역할을 한다. 기본이라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내용을 보다 디테일하게 파고 들어간다.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과 모르고 사용하는 것의 차이는 결국 어느 단계에서 드러나는데 그때를 위해 내공 다지기의 공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아이패드가 없는 게 아쉽다. 프로크리에이트를 사용하는 지인이 책이 탐난다고 할 때 나는 그분이 사용하는 아이패드가 탐났다. 서로 바라는 게 다르지만 실제는 같을지도 모른다. 과거 '가라지 밴드'라는 작곡 앱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드로잉 앱에 관심이 간다. 확실한 것은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좋은 것은 많은 이들에게 좋게 보인다는 것! 아이패드로 드로잉을 하려는 이들에게 정말 유용한 프로그램이라 투자가 아깝지 않을 앱이라 전하고 싶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분에게 배우길 바란다. 그게 안 된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게 정말 돈 아깝지 않게 아이패드 드로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프로크리에이트를 배우려 하는 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배우기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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