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순간들
박성환 지음 / 꿈의지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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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서점을 특별히 찾진 않는다. 지인이 책방 마니아라 그 덕에 몇 곳의 독립서점을 가본 것과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를 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버킷리스트에 내 책을 내는 게 있어 독립출판물에는 관심이 있다. 지인인 세희 씨가 독립출판물로 책을 낸 후 정식 발매로 현재까지 베스트셀러로 이어가는 것을 봤기에 독립출판물에 관심을 더 갖게 된다. 이 책도 세희 씨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처럼 독립출판물로 먼저 출간이 되고 입소문을 타고 정식 출간된 책이란 얘기를 들어 읽게 됐다.


  제목과 소재가 끌리는 내용이다. '처음'에 대한 기억과 『초보의 순간들』이란 책 제목이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분량도 적고 책 판형도 작아 휴대하며 읽기 좋았다. 에세이가 많이 나오는 요즘 '처음'에 대한 기억이란 소재로 만들어진 책이니 독립출판물로 출간이 된 후 출판사 편집자들이 탐낼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글도 부담 없이 읽히는 것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글들 속에서 나만의 '처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저자와 다르게 현재의 주소지에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다. 하지만 서울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가 사는 동네도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러 변화를 겪어왔다.


  저자 보다 나이가 많기에 내 어린 시절이 현재의 시골 못지않은 환경을 가지며 뛰어놀았던 기억이 난다. 땅강아지를 잡고 철길 옆 풀밭에서 전쟁놀이를 하고, 비가 오면 올챙이, 물방개, 달팽이 등을 잡으러 다니던 시절들... 여전히 생태환경이 어느 정도 비슷한 샛강생태공원은 어린 시절의 흔적을 조금은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당시에는 그런 공원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고 인도나 자전거 도로도 없었다).


  저자의 각 글의 원래 제목이 볼드 처리되어 문장 시작 전에 나오는 것 같다. 독립출판에서 정식 등록 책으로 만들어지며 각 글에 지금의 제목이 붙었지만 원제가 부제처럼 함께하고 있다(내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다 각 글의 '첫' 제목이니 '처음'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는 책에서 놓칠 수 없었으리라.


  처음에 대한 기억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들도 있기에 떠올리게 되는 게 아닐까? 저자의 처음에 대한 내 기억들도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자 저자의 글을 읽어보며 잊고 지냈던 첫걸음의 순간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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