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 - 세상 끝에 내몰린 사람들, 독서로 치유하다
앤 기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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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 생애 최초로 긴 바다 항해를 마치고 돌아왔다. 통영에서 시작해 인천 앞바다까지 700km가 넘는 거리를 28피트 세일링 요트로 항해하게 될 줄 올해 초까지도 알지 못했다. 슬픔도 그런 것 같다. 언젠가 마주하게 될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기에 단언하기 어려운 일. 친했던 동생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를 경험했고, 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여전히 갖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 책을 통해 어떻게 슬픔이라는 넓고 넓은 바다를 건너게 되는지 책에서 만나게 된다. 그 때문인지 항해 중 만난 무서운 역조류가 생각나듯 무거운 분위기는 피할 수 없었다. 슬픔의 모습은 그렇게 분위기로도 전해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열두 달 치유의 여정 속 만나게 되는 책들은 읽어본 책도 읽어보지 않은 책들도 있었다. 다만, 다가가는 느낌이 내가 과거 읽었던 기분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독서 치유에 대해 들어는 봤으나 독서클럽에서 슬픔을 공유하고 치유해 나가는 내용을 담은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어둠의 무게가 점차 줄어드는 느낌은 그믐이 지나 보름으로 변해가는 달의 모습이 떠올랐고, 12월 말 크리스마스의 이미지가 생각났다. 
  책을 읽으며 독서클럽에 가입해 책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내면 내게도 다른 치유의 시간이 되지는 않을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과거 부정적인 기억이 남아 있기에 쉽사리 독서클럽에 다가가긴 어려울 것 같다. 책 속에서 만난 프랑스 샹송 가수의 요트 세계 일주 계획은 지난주 마친 남서해 항해를 떠올리며 이상과 현실의 온도차를 떠올리게 했다.
  슬픔이라는 바다, 함께 공유한 이들과 한 배를 타고 건너가고 있었기에 그 넓은 시공간을 항해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책을 통해 독서 치유와 관련해 다른 책들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에 익숙해지기란 어렵다. 그러나 떠나간 이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볍지 않지만 슬픔을 건너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에세이라 전하며 리뷰를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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