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사비엔 클레멘트 그림, 이병진 옮김 / 세용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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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머거리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에밀리요가 이웃에 사는 하비에르 아저씨를 통해 이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배워가는 사연을 섬세하고 시적으로 그린 고요한 바다...
제목과 에밀리요가 물새한마리를 손끝에 앉히고 평화롭게 앉아있는 표지그림에서 부터 온화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처음에 이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참 먹먹해졌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나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자주 만났는데
그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것은 가끔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뿐이였다.
그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소외되고 무시되는 우리사회의 외곽지대에 있었다.
그러나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그들에게서도 "사랑"을 보았다.
작은 친절에 눈빛에 환하게 웃어주던 그들의 얼굴이 이책을 읽으면서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에밀리요도 가족 특히 아버지로부터 무시받고 버림받은 아이다.
그러나 에밀리요의 곁엔 아버지같고 친구같은 하비에르 아저씨가 있다 .
하비에르 아저씨는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에밀리요에게 세상이자 세상을 알게 해준 선생님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어루만져주고 헤아려준다는것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되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의 에밀리요였으며 누군가의 하비에르 아저씨가 되어주고 싶다... 
먹먹한 가슴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이
마지막장을 덮으면서는 환함과 희망으로 바뀌었다. 

책 사이사이에 그려진 아름다운 삽화들이 이책의 따뜻함을 더한다.
어려움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에밀리요와
세상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따뜻함으로 감싸안는 하비에르 아저씨 같은 사람들로 인해 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하고 따뜻해지나보다..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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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발의 병아리 눈높이 그림상자 2
이토 히로시 그림, 미즈타니 쇼조 글 / 대교출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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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황금발의 병아리가 우리 집에 온날
아! 세상에 무슨 이런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있담하며 피식 웃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주먹만한 병아리가 사자와 늑대를 그리고 강물을 한입에 꿀꺽 삼킵니다.
스페인내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이 이야기는
황금발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웃나라 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병아리가 함께 길을 가다 지친 늑대, 사자 그리고 강물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힘을 발휘해 길을 떠나며 그들의 도움과 자신의 용기로 이웃나라 왕에게 용서를 받아내고 자신의 한쪽 다리를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저의 피식한 웃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너무나 재미나 했습니다.
책에 담긴 어떤 뜻보다는 그림이 그려진대로 글이 쓰여진 대로만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습성상 이책은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병아리의 기상천외한 모험이 아이들의 눈높이랑 꼭 맞았나 봅니다
특히 자신보다 덩치가 큰 늑대와 사자를 꿀꺽 삼켜서 함께 데리고 가는 부분에서 아이들은 환호했습니다.
다소 감정적이고 빼앗고 응징하는등 무거운 부분도 있으나 이 부분들도 이책을 함께 읽는 매개자(엄마)의 역할에 따라 용기있고 따뜻한 병아리로 그려질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과 연계해서 스페인내전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해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꼭 전쟁까지가 아니라면 친구와의 놀이나 사귐에서도 이책을 적용시켜보는건 어떨까요.
저는 이유없이 남의 물건을 빼앗는 행동은 나쁜행동이며 힘들다고 포기하기보다는 용기를 가지고 용감하게 도전해보자며 이책이 주는 메시지를 은근히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유아가 보기에 적당한 글씨크기며 글밥
거기다 반복된 어조를 사용해 아이들의 흥미를 더 유발한 점
"꿀꺽 삼겼습니다" 같은 경우는 곡선으로 글자를 배열함으로써 구성면에서도 신선함으로 다가옵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황금발 병아리의 다리가 주황이라는 점이네요.
2002년에 나온점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되나 혹시 개정판이 나온다면 황금발 병아리의 한쪽 다리는 번쩍 번쩍 빛나는 황금색으로 칠해주세요.
무지개물고기의 반짝이는 비늘처럼 황금발의 병아리에게도 황금발을 찾아주세요.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인데
아이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곧 저희집으로 들어올 예정인 책입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책이라 저도 사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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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지구를 지켜요! 세상을 읽는 입체북
엠마 브라운존 지음, 고수미 옮김 / 미세기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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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내 손으로 지구를 지켜요라는 책이 올거야, 그럼 우리 재밌는 책놀이(독후활동)하자"
약간의 호들갑스러움을 썩어 아이들에게 이 말을 날리자
조카 정민(6살)이는 "내손으로 어떻게 지구를 지켜요"하며 피식 웃었다..
아...그러게 내손으로 어떻게 지구를 지킨단 말인가....
그러나 정민이와 나의 그런 의문은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가 우리집에 오면서 한꺼번에 씻어졌다.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는 미세기의 '세상을 입는 입체북'시리즈이다.
시리즈의 전작들에서 재미와 지식의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나는
미세기의입체북이라 그 재미는 벌써 따놓은 당상이고 제목은 뭔가 다분히 학습적인 이책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는 위험에 빠진 아름다운 지구를 아름답게 살릴수 있는 개인의 생활습관과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들춰보기 형식으로 책에 난 구멍들을 살짝 들어올리면 지구의 오염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서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페이지에는 '지구지킴이 놀이'라는 주사위놀이판을 두어 책을 읽는것에만 머물지 않고 책놀이를 통해 다시 한번 책이야기를 펼쳐볼수 있게 해두었다.
특히 주사위와 주사위말들을 정리할수 있는 책에 붙어있는 작은 지갑주머니는 이 책이 얼마나 세심하게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큰일났다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를 읽고 난 우리 아이들
이젠 엄마차를 타지 않겠단다. 걸어다니겠다고 한다. 자전거를 사달라고 한다. 음식찌꺼기를 나무밑에 묻겠다며 음식물쓰레기통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가로막는다.
머리가 아프다..그러고보니 내가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었구나.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까운곳에 갈땐 걸어서 가자, 집에서도 내복위에 옷 하나씩 더 입고 보일러 조금 줄이자, 음식찌꺼기는 아저씨들이 가져가서 나무에게 줄 영양분으로 만들어줄거야.... 

오늘도 우리집에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아이들의 책놀이가 시작되었다...
특히 태안앞바다의 기름유출사고를 온국민이 환경오염를 깊이 직시하고 있는터라
이번주 책놀이의 주제로 미세기의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로 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지구의 오염원인과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담고 있는 책 "내손으로 지구를 지켜요"
아이들과 함께 위험에 빠진 아름다운 지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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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싸우면 나는 어떡해요
브리기테 베니거 지음, 김서정 옮김,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 그린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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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싸웠을때
아니 꼭 싸웠다기 보다는 언성을 높였울때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이였던가를 생각해본다.
그때 아이들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눈치를 보다 울거나 혹은 목소리 높은 어느 한쪽을 때렸던것 같다.
그리고 불안하고 무서웠을 것이다.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알았으면서도 내 안의 화 때문에 나를 억누르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왔다 

이책은 엄마 아빠의 싸움이 잦은 토비가 또 싸우고 있는 엄마 아빠를 피해 이웃집 푼타 아줌마네로 잠시 들어간다.
엄마 아빠의 싸움으로 힘들어하는 토비에게 푼타 아줌마는 이런 얘기를 해준다
"세상에 싸움이 있을수는 없단다"
"사람들이 어떤 때는 자기를 보호하기도 해야 하고, 어떤 때는 자기 생각을 말하기도 해야 하고, 또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도 해야 하거든. 그럴 때는 싸운게 좋을 수도 있어"
푼타아줌마는 덜 익은 사과를 예로 들어가며 엄마 아빠의 마음과 토비의 위치등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덧붙여 이 책은 이런 좋은 글뿐 아니라 다소 산만스럽고 특이한 그림을 보는 재미도 더한다.
엄마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음악을
아빠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숫자를 넣어 남녀가 다르다는 메세지도 던지고 있다.
좋은 글과 함께 특이한 그림까지 살펴본다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될 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부의 싸움도 우리아이들의 마음도 이런것이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비의 마음도 푼타아줌마의 말도 너무나 공감이 가서 몇번이나 책을 되짚어 읽었다.
결혼 6년차
신혼때의 그 아웅다웅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이해하게 되고 혹은 포기하게 되면서 싸움보다는 웃음으로 대화로 풀어내게 되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가끔 언성을 높일때가 있는데 그러고 나면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그래, 그사람 쪽에서는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는데'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생각자체가 다르다는걸, 보는 방향 또한 다르다는걸 이제 알만큼 알았으면서도 문득 문득 내안에서 일어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그럴땐 순간의 화라 아이들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푼타 아줌마가 조근조근 이야기 해주는 어른들의 세계를 토비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모두 이해했을까..
어른들의 세계
혹은 부부싸움을 참으로 알맞고 편안하게 풀어낸 이야기다.
부모의 부부싸움 앞에서 움추려들거나 불안해 하는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로 친구와의 충돌이 잦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내 안의 화를 누르지 못하고 아이들 앞에서 가끔 언성을 높이는 나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면 세상은 좀 더 편안하고 아늑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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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찼잖아! - 뿔리와 개구쟁이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정연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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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꽉 찼다"는 말일까요..
눈을 한쪽으로 치켜 모은 주인공 뿔리가 줄무늬 수영복을 입고 뾰루뚱한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이빙을 즐기는 생쥐와는 달리
뿔리는 다이빙이 무섭기만 합니다..
후다닥 집으로 가고 싶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습니다...
주춤주춤하며 친구들의 다이빙 장면을 지켜보는 뿔리
하하하..또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자꾸만 우리 아이의 모습과 겹쳐지는 뿔리의 저 안절부절함... 

겁이 많은 우리 아이는 늦게까지 미끄럼틀 위를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무서워서 그러지"하고 물으면 "아니라"고 생짜를 부렸습니다..
저도 또래에 비해 너무 겁이 많은 아들이 걱정이였는데 네살을 넘기니 이젠 올라가지 말래도 올라갑니다..
역시 아이들은 다 "때"가 있나 봅니다..

다리를 펴거나, 벌리거나
팔을 펴거나, 벌리거나
무릎을 구부리거나, 벌리거나
각각의 포즈로 다이빙하는 친구들을 뿔리는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고 부러움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친구의 새로운 장난감이나 캐릭터인형을 보면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고 부럽게 바라보던 우리 아이들 그러다가 엄마에게 또 생짜를 부렸습니다.. 

이제 마지막 뿔리의 차례
아직도 겁먹은 듯한 표정의 뿔리는 다이빙대에 올라가나 그만 덩치 큰 코끼리가 먼저 와 수영장 속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수영장은 꽉 차고 뿔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돌아갑니다..

뿔리의 저 회심의 미소...그러나 조금 아쉬움도 있었을것입니다..
아마 뿔리가 약간의 두려움을 뒤고 하고 다이빙을 해보았다면
뿔리는 모든 면에서 조금더 용감한 아이가 될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뿔리에겐 아직 그"때"가 아닌셈이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처음 만나는 모든 일에 두려움이 앞섭니다.
이런 두려움앞에 맞선 아이들 어서 해보라 채근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격려로 용기를 북돋워주고
아이가 스스로 할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주어야 겠습니다...
엄마의 욕심이 아이스스로 다가갈수 있는 상황을 놓치게 하고 더 큰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겠습니다..

짧은 동화책인데 어쩜 이리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잘 다뤘을까요...
아이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이해할수 있는 참 예쁜 동화책입니다.
뿔리와 친구들의 시선, 몸짓, 표정들을 잘 살펴보시면 책 읽는 즐거움이 더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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