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찼잖아! - 뿔리와 개구쟁이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정연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도대체 뭐가 '꽉 찼다"는 말일까요..
눈을 한쪽으로 치켜 모은 주인공 뿔리가 줄무늬 수영복을 입고 뾰루뚱한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이빙을 즐기는 생쥐와는 달리
뿔리는 다이빙이 무섭기만 합니다..
후다닥 집으로 가고 싶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습니다...
주춤주춤하며 친구들의 다이빙 장면을 지켜보는 뿔리
하하하..또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자꾸만 우리 아이의 모습과 겹쳐지는 뿔리의 저 안절부절함... 

겁이 많은 우리 아이는 늦게까지 미끄럼틀 위를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무서워서 그러지"하고 물으면 "아니라"고 생짜를 부렸습니다..
저도 또래에 비해 너무 겁이 많은 아들이 걱정이였는데 네살을 넘기니 이젠 올라가지 말래도 올라갑니다..
역시 아이들은 다 "때"가 있나 봅니다..

다리를 펴거나, 벌리거나
팔을 펴거나, 벌리거나
무릎을 구부리거나, 벌리거나
각각의 포즈로 다이빙하는 친구들을 뿔리는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고 부러움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친구의 새로운 장난감이나 캐릭터인형을 보면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고 부럽게 바라보던 우리 아이들 그러다가 엄마에게 또 생짜를 부렸습니다.. 

이제 마지막 뿔리의 차례
아직도 겁먹은 듯한 표정의 뿔리는 다이빙대에 올라가나 그만 덩치 큰 코끼리가 먼저 와 수영장 속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수영장은 꽉 차고 뿔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돌아갑니다..

뿔리의 저 회심의 미소...그러나 조금 아쉬움도 있었을것입니다..
아마 뿔리가 약간의 두려움을 뒤고 하고 다이빙을 해보았다면
뿔리는 모든 면에서 조금더 용감한 아이가 될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뿔리에겐 아직 그"때"가 아닌셈이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처음 만나는 모든 일에 두려움이 앞섭니다.
이런 두려움앞에 맞선 아이들 어서 해보라 채근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격려로 용기를 북돋워주고
아이가 스스로 할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주어야 겠습니다...
엄마의 욕심이 아이스스로 다가갈수 있는 상황을 놓치게 하고 더 큰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겠습니다..

짧은 동화책인데 어쩜 이리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잘 다뤘을까요...
아이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이해할수 있는 참 예쁜 동화책입니다.
뿔리와 친구들의 시선, 몸짓, 표정들을 잘 살펴보시면 책 읽는 즐거움이 더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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