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보름달문고 23
김려령 지음, 노석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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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공개 입양한 유명연예인들이  아이와 함께 나와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며 환하게 웃던 사진들이 생각났다.
그때 그 사진속의 아이들도 웃고 있었던가!

며칠전 본 사진
유명 사진작가가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사진전..
그 사진속에서도 유명연예인들이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기들을 안고 있었다.
아기들은 발가벗겨져 있었다. 그날 아기들은 춥지 않았을까!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는 공개입양된 하늘이의 이야기이다
모두의 눈에 좋은 부모님을 만나 한없이 행복하게 보이는 하늘이...그러나 정작 하늘이는 행복하지 않다..
그런 하늘이가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가슴으로만 낳은 아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눈물이 났다.
가슴이 먹먹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옆에서 3살난 딸래미가 "엄마 울지마"라며 달려와 와락 안겨 운다..
딸아이의 눈물이 없었다면 나는 밤새도록 먹먹한 가슴으로 울었을지도 모른다.. 

공개입양의 활성화....
우습다. 그러면 그 공개입양된 아이의 인권은 무엇이 되는가
버려진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다며 키우는 부모는 천사가 된다
그리고 그 천사부모에게 가슴으로 낳아진 아이는 천애 고아에서 부모 잘만나 호강하는 운좋은 아이가 된다..
주홍글씨처럼 평생을 입양아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혈연적이고 자식욕심이 남다른 나라에서 입야아로 산다는건 너무 가혹한 짐이다..

비공개입양
나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부모가 당연히 친부모인줄 알았는데 어느날 나는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아니라 데려다 키운 그야말로 가슴으로 낳은 자식임을 알게 된다
하늘이 노랗다. 모든것이 혼란스럽다...
내가 데려다 키워달라고 한것도 아니다...지금까지의 서운했던 일들이 역시나 내가 친자식이 아니였기 때문이라 자학한다..

그러나 나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
일부러 굳이 "널 데려다 키웠다"며 말할 이유도 없다.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그래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하늘이 노랗다 하더라도 ...
가슴으로 낳은 아이 혹은 배 아파 낳은 아이라도 모두 저마다의 고통의 짐을 짊어지고 스스로 아파하며 성숙하는거라 믿기에...

입양에 대한 이야기지만
입양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혹시 아이를 내가 만든 틀속에 가두어 키우지는 않았는지
그 틀속에 맞추려고 아이를 더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나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인양 인형의 집속에 아이를 가두어 두지는 않았는지..... 

겨울바람이 춥다.
헤쳐진 옷깃 사이로 겨울바람을 맞으며 가는 소년의 옷섶을 여며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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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처 2007-12-2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막 리뷰를 쓰려는 참이었습니다.
책 만큼이나 좋은 리뷰를 써 주신것 감사합니다.
어제 새벽에 읽었던 책의 감동이 되살아 나네요. ^^

참나무 2007-12-2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족함이 많은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