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갈량, 그와 다시 마주하다 - 우리가 몰랐던 제갈량의 본모습을 마주해보는 시간
류종민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10월
평점 :
류종민 작가가 지은 <제갈량, 그와 다시 마주하다>는 삼국지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 중의 한 명인 제갈량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평가절하 혹은 평가절상 등 그에 대한 여러가지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작가는 제갈량을 통한 교훈이나 멘토로서의 그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를 비교하는 등 그에 다양한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20년전에 황석영의 번역으로 5년전쯤에 이문열의 번역으로 <삼국지연의>를 읽은적이 있는데 두 대작가의 해석도 많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조조에 대한 인물 해석이 상이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문열 작가는 항상 챕터 끝에 자신의 의견이나 <삼국지연의>가 소설이라는 점을 강조했었습니다.
소설 즉 이야기나 캐릭터를 부풀리거나 좀 더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기 위해 조미료를 더한다는 점에서 제갈량이라는 인물은 어느 인물보다도 이에 부합합니다. 많은 에피소드가 연의에서 등장하지만 이 책에선 이 점을 사실에 입각해서 냉정한 추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대표적으로 삼고초려가 있을 것입니다. 먼저 유비가 과연 아무리 유명하지만 촌구석에 있는 선비를 만나러 먼길을 세 번이나 갔을까? 라는 의문, 거꾸로 제갈량이 유비를 세 번이나 오게 만들었을까? 라는 의문. 작가는 각각 이유를 들면서 삼고초려는 실제 했을거라고 주장합니다.
제갈량은 이미 조조보다 유비를 자신의 왕으로 삼고 임관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삼국지나 연의에서 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과 유비의 생각이 같다면 유비가 과연 자신을 어느 정도 신뢰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세번이나 찾아오게 만들었다는 것도 그를 시험(?)하기 위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50개의 일화들로 구성된 이 책은 이전에 알았던 정보들도 있지만 제갈량의 유년시절이라던지 유비와의 관계, 혹은 관우,장비와의 관계 등 연의에서 극화되지 않은 점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갈량 사망 이후의 정세도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도 흥미로웠고요.
거의 이천년전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삼국지의 이야기가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의를 통한 극적인 드라마도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고 있고요. 사실에 바탕한 진실을 100프로 찾아갈 순 없겠지만 곡해된 부분은 제대로 찾아가고 부풀려진 부분은 조금 수정해야 그 인물에 대한 제대로 된 애정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제갈량에 대한 애정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커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