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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현대 문학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자 노벨문학상에 빛나느 <노인과 바다>는 그야말로 한 개인이 직면한 거대한 자연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정말 심플한 이야기 속에서 한 개인의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노인과 바다>를 비롯한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의 작품들에 대한 정보는 있었으나 실제 활자로 접한 것은 처음입니다. 어렸을 때 영상 매체로 본 기억이 있지만 솔직히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십 년 전쯤 아이러니하게도 헤밍웨이를 접했던 것은 우디알렌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초 그 자체의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그 땐 아직 청년의 기운이 넘치던 20,30대의 헤밍웨이 모습이었고 <노인과 바다>는 그 이후 20년 가까이 흘러 지은 소설이라 많은 변화가 있을법 한 거 같습니다.
이 소설은 노인(산티아고), 소년(마놀린), 그리고 바다와 청새치라는 키워드로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붙이자면 야구와 조 디마지오이겠죠. 외로운 바다에서 수십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한 산티아고는 마놀린과 함께 고기잡이를 하지만 마놀린도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더 이상 산티아고와 함께 고기잡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떠난 노인 산티아고는 거대한 바다 한 가운데에서 청새치를 잡게 됩니다. 그 과정이 여러 장의 묘사되어있는데 그야말로 스펙터클한 묘사입니다. 마치 그 현장을 독자가 경험하는 듯한 느낌마저 줍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상어들과의 사투도 긴장감 넘칩니다. 이미 그 땐 산티아고와 청새치는 마치 같은 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쿠바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이 노인과 자연과의 싸움은 인간이란 존재의 덧없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한 종교적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그 이유는 노인의 이름은 산티아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산티아고라는 이름은 산+티아고가 합쳐진 이름인데 산->聖(성스러울 성) , 티아고->야고보(예수의 12제자 중 가장 숭배받는 인물)입니다.(스페인의 순례길인 산티아고 길은 야고보의 시신이 매장되어 곳입니다) 성스러운 인물이 자연과 대면하는 숭고한 모습으로도 볼 수 있고 생존의 처절한 모습을 담고 있기도합니다.
엔딩에 다다르면 소년과의 재회를 하게 되는데 알 수 없는 감정의 북받침이 올라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것은 아마도 소년의 감정 상황과 비슷한 느낌을 노인의 모습을 통해서 받아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인들이 휴가철에 가장 많이 읽는다는 <백경>(모비딕)과 함께 읽으면 더욱 더 좋을 것 같은 <노인과 바다>는 반드시 <어린 왕자>처럼 반복해서 읽거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또 다른 느낌을 주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임에는 분명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