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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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기자인 오수현 작가가 쓴 <스토리 클래식>은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들의 훌륭한 곡들 뿐만아니라 그들의 삶이 어떻게 작곡에 영향을 주었는지 재밌게 구성하게 있는 책입니다. 시대별로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까지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사생활을 엿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고요.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곡가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하이든입니다.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하이든은 100곡이라는 어마무시한 작품을 남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반강제적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에스테르하지 공작 집안의 전속 작곡가로서 끊임없이 작품을 남겼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모차르트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들 알다시피 요절한 그는 어릴때부터 강압적인 아버지의 훈육과 더불어 마차를 타고 유럽 일대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습니다. 작은 체구로 어른아이라는 별칭이 있는 그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등장하듯 레퀴엠을 작곡하면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이든도 그러했지만 모차르트도 아내의 낭비벽때문에 힘든 말년을 보냈는데 너무나 아쉽더라고요.

악성 베토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35년간 60번의 이사를 다녔다는 그는 층간 소음의 주범(?)이라고 불릴정도로 집에서 연주를 크게 했었습니다. 하이든이 그의 스승이기도 했는데 약간의 마찰도 있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9번 합창교향곡의 숨겨진 비밀과 더불어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곡이 슈베르트의 작품들인데 그도 친구를 잘 못 사겨 요절을 했습니다. 가곡의 왕이라고 불릴정도로 훌륭한 곡들을 많이 남겼는데 '보리수' '송어'등 인상깊은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베토벤을 워낙 좋아해서 사후에 베토벤의 무덤 옆에 나란히 묻혀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가장 근래의 작곡가인 에릭 사티나 라흐마니노프의 에피소드들도 꽤나 흥미롭웠습니다. 물론 쇼팽의 세기의 커플 이야기도 흥미로웠고요. 작곡가들의 음악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살짝이라도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너무나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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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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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벤저민 플랭클린이 200년간 미국의 정신 혹은 아메리칸 드림을 대변하고 있는 책입니다. 먼저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분은 보스턴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는 회상으로 시작합니다. 인쇄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가업을 이어받게 되는 프랭클린은 제임스 형과 함께 인쇄업을 공부합니다. 하지만 그에겐 바다를 향한 열망이 있었고 또한 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런 그의 모습이 마뜩치 않아 보였습니다.

하이틴이 된 벤저민은 집을 떠나 필라델피아로 떠나게 되고 뉴욕에서 인쇄업을 하는 분의 도움으로 다른 지역으로 왔지만 인쇄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린 프랭클린 스스로를 총독이라고 사칭하는 인물에게 런던행 추천서를 받게 되지만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환경에서도 프랭클린은 자신의 몫은 충분히 해냅니다.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프랭클린은 엄격한 부모의 지도와 동시에 가난한 삶을 동시에 견뎌내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한 동안 이신론적인 모습도 보여왔고 한편으론 채식주의자로서의 삶도 잠깐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생선구이를 목격한 프랭클린는 생선을 먹으면서 이런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피조물이 되면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다' 라고요.

어린 나이에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인생 수업을 충분히 한 프랭클린은 자신만의 철학과 계획을 만들게 됩니다. 이 내용은 2부에 실려있습니다. 그 유명한 '프랭클린 플래너'의 모태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철저한 계획 아래의 삶 그리고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려는 노력을 프랭클린 13가지 덕목과 더불어 잘 짜여진 계획표로 보여줍니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오타니 쇼헤이의 계획표가 한 동안 이슈가 되었는데 프랭클린의 계획표처럼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3부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정치 활동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필라델피아에서의 그의 모습과 책 표지에도 등장하는 '미국독립선언'의 핵심 인물로서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소액 지폐발행에도 관련되어 있을 정도로 자신의 직업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는 그야말로 미국의 정신 혹은 아메리칸 드림을 잘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독립전쟁의 역사 속을 그대로 관통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200년이 지난 현재에도 그의 정신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네요. 모든 부분을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근면함과 성실함은 어느 세대이건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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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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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김설단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무령이라는 경남 지방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이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숫자나 소제목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지 않고 요일로 챕터 제목을 지었습니다.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총 4일 간의 벌어진 이야기를 담아내고 에필로그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로 끝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가 무령으로 내려온 주인공 태수는 큰 사건없이 잔잔한 사건들만 맡아오고 있습니다. 무료한 토요일 동네에 조금 모자란 석구라는 인물이 어떤 여성을 성폭행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수와 파트너 형사가 모텔로 쳐들어갑니다. 알고보니 석구와 파트너 형사는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하기야 이 작은 도시에선 서로가 형님 아우하는 일들이 많겠죠? 아무튼 태수는 파트너 형사를 믿고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가려 합니다. 게다가 피해자 여성도 일을 크게 안 만들려고 하고요.



파트너 형사는 당직이 있다며 석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라고 태수에게 부탁합니다. 그런데 석구가 태수에게 이상한 소리를 해댑니다. 로또 번호를 찍어주는 스님이 있다는 둥.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낸 다음 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합니다. 교통사고인데요. 하필이면 군수의 딸 현주가 사고를 냈고 태수가 뒷처리를 하러 오게 됩니다. 석구를 데려다 준 것처럼 현주도 집에 데려다 주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현주의 모습이 좀 엉망입니다. 피가 묻어있고 해서 현주는 태수의 집에서 좀 씻고 가자고 합니다. 그런데 현주는 태수의 집에서 잠이 들어버리고 다음 날 아침 현주의 아버지인 군수가 태수의 집으로 와 현주를 직접 데리고 갑니다.

월요일이 되자 서울에서 고유림이라는 검사가 내려옵니다. 그리고 비공식적인 임무를 태수와 동료 형사에게 지시합니다. 그것은 사라진 황검사를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과 이름을 제외한 아무런 정보도 없고 게다가 비밀리에 찾아달라는 고검사의 지시에 형사들은 당황합니다. 막내인 태수가 이 일을 거의 홀로 떠맡게 됩니다. 그런데 태수는 직감적으로 어제 현주를 데려다 주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간 한 사내를 기억하고 그 남자가 황검사일 것 같다는 예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탐문을 통해 황검사가 묵었던 모텔을 발견하게 되고요.



화요일이 되면 고유림 검사가 왜 이 일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그녀의 목표가 무엇인지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조용했던 이 마을에서 태수는 사건을 제대로 풀어나가는 유일한 인물이 되지만 그가 원하는 결말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현직 검사 그리고 군수 등 권력자들이 개입된 사건으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중심은 여전히(?)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은 실물화폐가 아닌 비트코인 즉 암호화폐인 것이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이자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조연 캐릭터들은 스테레오 타입이라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태수라는 주인공 캐릭터는 참 신선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스스로 무령이라는 곳을 선택한 그는 이 지역 사람들에 잘 스며들려고 하는지 몰라도 어설픈 경남 사투리를 구사합니다. 하지만 꾸며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진실된 이야기를 할땐 서울말을 씁니다. 또한 무력감이 깊게 베인 인물인데 사건이 터지고 권력자들과 이 마을 사람들의 묘한 카르텔이 태수는 불편하게 느껴졌고 오히려 그가 안고 있는 무력감을 에너지틱하게 만들어버립니다. 하지만 그의 달라진 모습은 결과적으로 또 다른 무력감을 만들게 됩니다. 그것은 거대한 권력때문이었고 그는 이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여전히 통용되는 사회이고 권력자는 특히 검사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줍니다. 실제 소설속에서의 대사에서도 등장합니다. '검사는 법 위에 있다' 라고요.

스피디한 전개가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을 제대로 공부한 작가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현실감도 꽤나 있었습니다. 그의 다음 작품으 또 어떤 소재로 씌여지게 될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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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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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가장 사랑하고 존경해 맞이않는 이순신 장군의 유산 중에 하나인 <난중일기>를 드디어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순신 장군의 글을 가장 먼저 접한 것은 아마도 교과서에 실린 시조인 <한산도가>였습니다. 지금 읽어도 이렇게 멋들어지고 음율이 잘 느껴지는 이 명시조는 무인으로서 뿐만아니라 문인으로서도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이순신 장군의 문장력과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의 최고조가 바로 그의 가장 사적인 일기로 구성된 <난중일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책을 먼저 접하기 전에 430년 전 한 장군의 일기가 얼마나 흥미롭고 혹은 얼마나 어렵게 씌여졌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기의 내용을 쭉 보다보면 반복되는 키워드가 있고 그의 진심이 느껴져 감정이입이 의외로 잘 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책 표지에 <한산도가>를 읽고 그가 직접 쓴 일기를 읽어나가지 시작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부터 사망하는 노량에서의 무술년(1598)까지 7년 간의 이순신 스스로의 모습과 당시에 전쟁 상황 그리고 원균을 비롯한 주변인물에 대한 언급 등이 이 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사실 <난중일기>를 보면 생략된 부분도 있고 달랑 날씨만 적혀져 있는 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보자면 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날씨라는 것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날씨로 시작되는 일기는 원균과의 갈등 그리고 구십이 되어가시는 어머니에 대한 건강 걱정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해전에서의 전략 전술도 가끔 언급되지만 그것보다도 특히 이순신 장군의 효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진정 나라를 위하는 마음도 느껴지고요.

몰랐던 사실 중에 하나가 이순신 장군의 냉정함이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실수에 대한 처벌이 굉장했습니다. 개인의 단순한 실수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전쟁 중의 실수는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은 그에 대한 처벌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과 함께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고 특히 해전 전술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는 위대한 그야말로 위인 중에 위인은 이순신 장군의 가장 사적인 글을 읽다보니 새삼 초등학교 때까지 쓰고 말았던 일기를 다시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이 책을 덮으면서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 특히 일기는 하루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습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처럼 아주 짧더라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한 번 시도해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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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
김용택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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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집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는 김용택 시인이 뽑은 100편의 시. 정확히는 시의 한 구절을 담아내고 있는 책입니다. 사실 처음에 책을 읽을땐 조금 의아했습니다. 왜냐면 낯익은 시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시들의 한 구절만 담아내고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감상포인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를 읽다보니 1~100개의 시가 모두 나이를 나타나거나 그 나이 때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40번째 시인 '마흔'은 정확히 그 나이를 언급하면서 시인이 살아온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용택 시인은 자신이 추천하는 시의 한구절을 언급하고 바로 이어서 자신의 생각 혹은 시를 써 내려갑니다.



100개의 시구절을 모두 읽어내려가면 이 시집을 읽는 각 나이 때의 독자들마다 다른 감성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20대의 독자가 읽으면 과거보다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것이고 70대의 독자가 읽는다면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할 것이지만 그것보다 과거의 추억에 빠지거나 시인과 같은 감성을 느끼는 부분이 분명 존재할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은 국내 시뿐만 아니라 주로 영미권의 시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 차이에서 일어나는 감성도 있지만 같은 나이 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윌리엄 브레이크의 '두 번은 없다' 나 도로시 파커의 '베테랑' 같은 시 구절을 보면 잘 알수 있습니다.



한 시인의 시집이 아니라 시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을 '나이'라는 한 콘셉트로 그것도 전체 시가 아니라 한 구절만을 가지고 온 이 개성있는 시집은 여러 연령때가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에 대해 김용택 시인의 시나 생각이 더해짐과 동시에 독자도 스스로 시 구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 대한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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