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뮤지션 요조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라디오에 나와서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지었냐는 물음에 <인간 실격>의 오바 요조를 언급했고 자신과 닮아 있다라고 해서 지었다라는 답을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알게 된 <인간 실격>은 10년 전쯤에 한 번 접해보고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읽고 그런 생각을 해보았는데 jd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이 떠올랐습니다. 혹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과 흡사한 거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비관주의적이고 염세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캐릭터로서 오바 요조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그 매력인 퇴폐적인 것과 동시에 무언가 보호 욕구가 생기는 캐릭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머릿말과 후기, 그리고 그 중간 세 번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머릿말과 후기 쓴 사람이 이 작품을 탄생시킨 소설 속의 인물이자 요조가 마담에게 남기고 간 세 장의 사진과 수기를 받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는 충격적인 이 사진때문에 글을 읽기 시작했고 출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유년기->학생시절->만화가(화가)시절로 이어지는 요조의 삶은 그야말로 스펙터클합니다. 어릴때는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익살'이었습니다. 어떠한 상황이든 익살로서 그 상황을 헤쳐나가고 심지어 학교에서 인기마저 얻게 됩니다.

하지만 잘못 만난 친구때문에 요조의 삶은 엉망진창이 됩니다. 다케시즈라는 인물은 그나마 요조의 인생에서 긍정적인 의미의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호리키라는 인물에 의해서 그는 10대 후반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고 맙니다. 그 이후엔 출판사에 다니는 시즈코, 담배가게 아가씨 요리코와는 결혼을 하지만 알코올 중독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와중 요리코의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약국부인의 도움으로 위기를 잘 헤쳐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르핀 중독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한 동안 인연을 끊고 있었던 가족이 찾아와 아버지의 비보를 알리고 자신을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 데리고 가지만 사실 그 병원은 정신병원이었습니다.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방식이었죠. 그 순간 요조는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사소설의 대표격인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의 요조가 바로 자신임과 다름 없습니다. 그의 인생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요조는 그의 페르소나나 마찬가지입니다. 수차례의 자살시도, 그리고 약물중독 등 요조는 다자이 오사무의 삶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오히려 다자이 오사무의 실제 삶이 더 스펙터클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인간 실격>을 마치고 연재 중이었던 <굿바이>라는 작품을 남기고 그 때 사귀던 연인과 동반자살합니다.

일본 전후 세대 작가 중 대표격인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요조라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고 당시 도쿄의 모습과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어떤 성향의 작품일지 한 번 찾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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