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었다.
반전이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스포 없이 읽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내용을 모르고 읽으면 중후반부터 빠져들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공허함 속에서 방향을 찾고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추적하던 저자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릴적부터 자연 탐구를 좋아했던 소년, 스탠포드 초대 총장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했던 사람 조던. 자신이 붙인 물고기의 이름이 자연의 분노에 산산조각이 난 때에도 비늘에 이름표를 꿰며 의지를 다졌던 사람.
그의 자기확신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자연의 질서에 대한 집착도 낳게 되었다.
그는 물고기들의 아버지였고, 동시에 우생학의 아버지였다.
그에 따르면 자연의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은 사라졌어야 했고, 더이상 번식해서는 안 됐다. 그의 우생학은 미국을 잔인한 수용소로 만들었다. 어린 소녀를 데려가 난임 시술을 자행하고(불법은 용납할 수 없어 난임시술을 합법으로 만들었다) ‘쓸모 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쉽게 빼앗았다.
그런 그에게 자연이 준 처벌은 그 견고한 자기확신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것. 바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포유류, 양서류는 있지만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평생 어류를 탐구하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했던, 동시에 경이롭지 못한 것들을 합법적으로 없애는 데 앞장섰던 조던에게 자연은 그 확신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추적하며 저자가 얻은 깨달음은 결국 자유함이었다. 방향이라는 것, 공허함을 채울, 내가 가야만 하는 방향은 없다는 것.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그저 해나가면 된다는 것.
이 책은 한 사람의 전기이면서, 관찰기이면서, 성찰문 같기도 수필 같기도 고백록같기도 하다. 두 사람의 인생을 한 책에 담아낸 특별하고 재미난 책이다. 왜 유명한지 알겠는 책이었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