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서적 합일과는 대조적으로 성숙한 ‘사랑‘은 ‘자신의 통합성‘, 곧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의 합일‘이다. 사랑은 인간에게 능동적인 힘이다. 곧 인간을 동료에게서 분리하는 벽을 허물어버리는 힘, 인간을 타인과 결합하는 힘이다.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분리감을 극복하게 하면서도 각자에게 각자의 특성을 허용하고 자신의 통합성을 유지시킨다. 사랑에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 P38
만일 사랑의 세 번째 요소인 ‘존경‘이 없다면, 책임은 쉽게 지배와 소유로 타락할 것이다. 존경은 두려움이나 외경은 아니다. 존경은 이 말의 어원(respicere=바라보다)에 따르면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다. 존경은 다른사람이 그 나름대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다. 이와같이 존경은 착취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바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란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그(또는 그녀)와 일체감을 느끼지만 이는 ‘있는 그대로의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이지, 내가 이용할 대상으로서 나에게 필요한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은아니다.
‘내‘가 독립을 성취할 때에만, 다시 말하면 목발 없이, 곧 남을 지배하거나 착취하지 않아도 서서 걸을 수 있을 때에만 존경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해서 성립될 수 있다. 프랑스의 옛 노래처럼 ‘사랑은 자유의 소산‘이며 결코 지배의 소산이 아니다. -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