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해력이 필요하다. 금융재교육이 필요하다. 돈을 벌기가 매우 어렵다는 메지를 알아야 하지만 그것은 잘 전해지지 않는다. 금융이해력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영국에는 독립재정상감사가 있어 금융 상품에 관한 컨설팅을 해준다. 잘 모르는 소비자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고 비슷하게 재무상담사나 재무설계사라는 이름으로 있다. 그러나 그들은 대개 특정 금융회서에 속해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만을 생각해서 형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회사에 속하지 않은 독립재정상담사이다. 현재 미국, 영국, 홍콩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의뢰인과 전문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를 보장하는 여러 자격 조건과 선관 의무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것이 잘 갖춰져있지 않다. (선관주의의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
-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금융소비자이다. 투자자는 언제든 돈을 잃을 수도 있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비자는 상품 구매 시 문제가 있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는 표현이다. 현재 적용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금융상품 구매자가 투자자가 아닌 소비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2013년 8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이 출범했지만 애초 예상했던 규모보다 훨씬 축소되었고 그 운영 기간도 우선은 2년 정도로 한시적으로 운영될 뿐이다. 뿐만 아니라 예산의 문제도 있다.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의 예산은 금융감독원의 예산을 나눠갖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예산의 대부분이 감독의 대상인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p.184)˝
금융이해력이 갖춰지지 않은 채 순진무구하게 소비한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하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삶의 기반을 잃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잘 몰랐던 스스로에게 돌린다. 이러한 행태는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는가,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판매자에게 있는가.
˝오늘날 많은 사람이 금융계의 윤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 관념이 전혀 없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오로지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한다고요. 의사들이하는 히포크라테스선서가 금융권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은행가가 되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죠.˝
불량 식품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불량 금융상품은 온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가정파괴범이자 사회악이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요구해도 된다. 금융상품 판매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달라, 모르겠으니 다시 설명해 달라‘, ’이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