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 입장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

젠더 문제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얼만큼 맞는 거고 또 얼만큼 틀린 말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옛날에는 차별이 있었지만 오늘만큼 심하지는 않다”, “불평등이 없지는 않지만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볼 수도 없다” 등등… 그렇지만 평등이란 하나밖에 없고 불평등은 그 나머지를 전부 포괄한다고 책은 짚고 있다.

물론 예전보다 꾸준히 평등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말하다보면 이 사실이 흐릿하게 되기 때문에 이 점을 항상 짚어두고 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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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에 관한 주제를 놓고 더 잘 대화하고 싶어서 선택했다. 가볍게 읽으면서 여러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다.

0. 당신에게는 대답할 의무가 없다.
젠더 이슈와 관해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내 기준 전부 남자였다)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꽤 자주 있었다. 분명 차별은 존재하고 이를 정상화하자는 것이 기본권 차원에서 당연한 건데 이것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고민하다가 서로 생각의 차이만을 어영부영 인정하는 듯한 말들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첫 번째 장이 참 위로가 됐다. 감성적인 글은 절대 아니었지만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답하는 것은 결국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일종의 감정노동이기에, 모든 질문에 내가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해하려는 사람’보다 ‘이해시켜달라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짚은 점도 좋았다. 이해시키려는 사람보다 이해하려는 사람의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말들을 통해 어딘가 갖고 있던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실 나도 이 주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계속 읽어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해해보고자 한다.

사회에 차별이 존재하므로, 우리는 크고 작은 부당함을 겪었을 겁니다. 물론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성으로 살아가는걸 만족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좋아하니까요. 그러나 그와 별개로 차별은 분명 존재합니다. 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고, 다른 여성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고, 모두가 거의 예외 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었으니까요. 그러나 피부로 겪은 경험이 무시당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런 순간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일이 지금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남성에 의해서 주로 생겨납니다. 그때 남성은
‘내가 보기엔 아닌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동시에 가장 의미가 없습니다.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아래라 생겨나는 불평등이라는 주제에서, 남성이라는 성별을 가진 채로는 영영 당사자가 될 수 없으니까요. 본인이 직접 느낄 수 없으니, 일부러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은 한 혼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당신은 볼 수밖에 없는 문제를 자신은 볼 수 없다고 자기 입으로 밝혔음에도, 공신력을 얻는 쪽은 상대입니다. 내 경험의 정당성마저 남성이 결정하는 겁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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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을 붙잡고 천천히 읽은 책이다.

여러 재판들, 법원의 모습들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서민의 삶과 맞닿은 재판들을 볼 때 몰입이 훨 잘 됐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느려진 듯하다. 그렇지만 한 권을 다 떼니 기분이 좋다. 뭐라도 머릿속에 남겨두고자 접어둔 페이지를 정리해본다.

- 엄벌주의에 비해 범죄율을 낮추는 데 보다 효과적인 것은 오히려 ‘필벌주의’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이다.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할 뿐더러 완벽한 통제로 인한 시민의 고통이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데스노트와 같은 만화적 상상력은 필벌주의, 엄벌주의로 손쉽게 범죄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러는 상상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만화의 결말도 그렇듯 인간사는 그리 단순 명쾌하지는 못한 것 같다.

- 물질적인 부가 인간의 가치까지 결정해버리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사람들은 부의 피라미드 위로 올라가기만을 희망합니다.
아파트 평수 늘리기, 서울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한 걸음씩 이사가기, 자동차 배기량 늘리기가 한 인간의 자아성장인 시대.
그나마 다들 조금씩이라도 사다리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고속 성장기에는 마약처럼 그 가속도에 취해 버티지만, 그 속도가더뎌진 후에는 자신의 인생 자체가 실패인 것 같은 좌절감과 분노만이 남게 됩니다.
=> 아이러니하다. 공감이 정말 되면서도 글쓴이가 권력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는 판사라는 점에 참 묘한 기분을 갖게 했다. 그렇다고 권력이 없는 자, 가난한 자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한다면(이렇게 수려하고 다듬어진 표현이 아닐 확률이 더 크지만) 이만큼의 힘을 갖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맞는 거고 공감 가는데 뭔가 씁쓸하다. 근데 사실 그 아이러니함에 나도 포함되어 있기도 한 게 또 이상하다.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 다음 부분은 좀 길어서 아래 밑줄긋기로 넣어본다. 끝!

하지만 사회에서의 문제들은 모르겠으면 아직 결론을 내릴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매사에 꼭 선명한 결론을 내리려고 무리하는 것은 오만인 동시에 무지입니다. 근거 없는 확신을유포하는 것은 무지를 넘어선 범죄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 P150

소영웅주의와 귀차니즘이 판치는 사회는 어떤 면에서 독재국가보다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후자에 존재하던 자생적인 비판적 지성이라는 희망이 전자에서는 고사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막강한 거대담론에도 아랑곳없이 모든 것을 의심하는것이 과학자의 할 일이라면서, 과학 자체의 방법만으로 검토하고논의했던 무명의 과학자들이야말로 우리를 질식하지 않게 해주는 지성의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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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으로 같이 읽은 책이다.
삶이 곧 예배라는 말을 많이 하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지 저자의 일상을 바탕으로 소개해주는 책이다.
에세이 형식이어서 읽기 쉽고 와닿는 것도 꽤 있었다.
가볍게 읽으면서 작은 통찰을 얻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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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수가 들려주는 문화 갈등 이야기

표지가 강렬해서 뽑아 들었는데 꽤 유용한 책이었다.
특히 앞 부분은 젠더 갈등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논거를 들어 설명해줄 때 꼭 필요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인종차별, 성차별을 일삼는 사람들과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기후 위기에 무관심하고 심지어 거짓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논박할 수 있는 논리와 사례를 제공한다.

챕터4정도까지 읽었는데, 젠더 갈등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근데 졸려서 다음에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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