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대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었는데, 소진이나 장의같이 권세를 끼고 이익을 좇은 자와 노중련이나 추양처럼 권력과 부를 경시하고 명예를 높이 여긴 자이다.  - P545

노중련은 선비로서 본분을 지킨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서 청빈한 삶을 살아가려고 했다.  - P545

추양도 널리 고금의 충신과 간신, 어리석은 군주와 현명한 군주의 삶을 비교함으로써 참된 의로움을 추구하는 선비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 P545

"천하에서 선비가 귀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다른 사람의 근심을 덜어주고 재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다툼을 풀어 주고도 (보상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령 보상을 받으려는 자가 있다면 이것은 장사꾼의 행위이니 저 노중련은 차마 할 수 없습니다." -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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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두 뭔가에 조종당하고 있는 존재니까.”

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전 9권
유가와 마나부, 구사나기 슌페이

1. 탐정 갈릴레오-9.27.讀
2. 예지몽-9.28.讀
3. 용의자 X의 헌신-旣讀
4. 성녀의 구제
5. 갈릴레오의 고뇌
6. 한여름밤의 방정식-旣讀
7. 허상의 어릿광대
8. 금단의 마술
9. 침묵의 퍼레이드

역시 윌라 무료기간(2주)을 이용하여
그동안 안 읽었던 갈릴레오 시리즈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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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4
p.219~220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5
p.13~14

사람은 사람, 나는 나, 
어찌됐든 내가 가는 길을 나는 간다
(人は人吾はわれ也とにかくに吾行く道を吾は行なり).

철학의 길에서
은각사 답사는 필연적으로 ‘철학의 길‘로 이어진다. 비와호(琵琶湖) 소수(疏水) 수로를 따라 남쪽으로 2킬로미터 떨어진 남선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일본 근대 철학자인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  1870-1945)가 즐겨 산책하던 곳이라고 하여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본래 철학의 길이라고 하면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네카어 강변의 ‘철학자의 길‘이 원조다.

벤치마킹의 귀재인 일본은 1968년에 이 길을 정비하면서 ‘철학의 길‘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였고 물가에는 어느 독지가가 기증한 벚꽃을 심었다. 그 나무가 제법 크게 자라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의 명소로 이름이 났고, 여름엔 반딧불이 모여들어 열대야의 피서처로 유명하다. 젊은 아베크족과 관광객들이 붐비면서 주변 주택가에 끽다점과 부티크숍이 들어차 더 이상 철학의 길다운 분위기는 없지만 그래도 주변의 상점과 집들이 깔끔하고 근처에는 법연원(法然院), 영관당(永觀堂),  냐쿠오지  신사(若王子神), 노무라(野村) 미술관 등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어 산책길로는  그만이다. 그리고 철학의 길이라는 넉 자로  인하여 들떠 있는 사람의 발길에 적당한 사색의 무게를 실어준다. 길 중간에는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의 비가 있는데 이렇게 쓰여  있다.

사람은 사람, 나는 나, 
어찌됐든 내가 가는 길을 나는 간다
(人は人吾はわれ也とにかくに吾行く道を吾は行なり).

니시다 기타로는 가나자와(金澤)  제4고등학교 출신으로 동급생인 스즈키  다이세쓰와는 이인삼각의 벗이자 동료였다. 다이세쓰가 서구에 일본의 선을 전파한 것에 반하여 기타로는 “선(善)의 연구”라는 명저를 펴내어 서구 철학의 일본 토착화에 기여했다.

[사진1] ‘철학의 길‘ 표지석  비와호 수로를 따라 남쪽으로 2킬로미터 떨어진 남선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일본 근대 철학자인 니시다 기타로가 즐겨 산책하던 곳이라고 하여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진2] ‘철학의 길‘ 물가에는 어느 독지가가 기증한 벚꽃을 심었는데, 그 나무가 제법 크게 자라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의 명소로 이름이 났고, 여름엔 반딧불이 모여들어  열대야의 피서처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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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그의 눈길이 세미더블 침대에서 멈추었다. 그 위에서는 그가 오매불망 꿈꾸었던 아가씨가 부드러운 이불에 감싸인 채 잠들어 있었다. - P-1

레이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고운 자태. 그의 마음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 P-1

"몸은 별로 피곤하지 않아. 그냥 마음이 내키지가 않아.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일을 할 때는 조금이라도 무슨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 P-1

"자네가 아직도 사람다워 보이는 건 형사 경력이 얼얼마 안 되었기 때문이야. 이런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점점 인간적인 것이 사라져 버려. 우리 계장을 보면 알지." - P-1

"옛날에 그런 대사가 꽤 유행했던 적이 있었지. 그대와 나는 하나가 될 운명이라는 거. 절대로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말이야. 요즘 세상에 그런 구식 대사를 읊는 인간이 있다니."

"1914년 어느 날, 발칸 반도의 한 사제가 꿈을 꾸었지. 자신의 서재 테이블에 검은 봉투의 편지가 놓여 있는 꿈이었어."

"그 편지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대공에게서 온 것인데, 내용은 자신과 아내는 사라예보에서 정치 범죄에 희생되었다는 것이었어. 다음 날 이 사제는 사라예보에서 대공 부부가 암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

"왜 그 아이가 그런 짓을……. 그렇게 착한 아이가."

범죄자의 가족은 다들 그렇게 말하지요, 라는 말을 구사나기는 삼켜 버렸다.

"아주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 주고 싶지만, 생각해 보니 그건 마땅히 자네 일을 한 것뿐이야."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어. 윗사람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지, 오래된 기록을 일일이 뒤졌지, 그게 보통 일인 줄 알아?"

"그 모든 게 자네를 위한 일인데 뭘. 그건 그렇고, 어땠어?"

"교통사고가 일어났던 당시의 일을 조사하는 것. 여자 애의 아버지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 가능한 한 자세히 조사해. 아마 모리사키 레이미라는 이름이 나올 거야."

"신코짱은 그 인형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부인도 아시겠지요. 그래요. 레이미, 라는 이름. 그리고 그 애는 레이미짱에게도 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사쿠라이가 아니에요, 그건. 신코짱에게 레이미짱은 매주 찾아오는 상냥한 아주머니의 아이였으니까요. 모리사키 레이미, 인형의 이름은 그렇게 완성된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사카기 주변에 모리사키 유미코의 불륜 상대가 존재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초등학생이 어른 남자와 친하게 지낼 기회는 별로 없어. 같이 노는 친구의 아버지, 그게 타당한 선일 거야."

"사카기는 지금도 자신이 왜 모리사키 레이미라는 이름을 꿈에서 보았는지 몰라. 인형 하나에 얽힌 추억이 자신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말이야."

"인간은 모두 뭔가에 조종당하고 있는 존재니까."

나가이 기요미는 노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레몬처럼 선명한 노란색. 기요미가 좋아하는 색이다. 커피숍은 넓으면서도 붐볐지만 그 선명한 색채 덕분에 호소다니 다다오는 바로 그녀를 알아보았다.

첫 데이트 때 그녀는 그즈음 사진에 푹 빠져 있다는 말을 했었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사진을 몇 장 보여 주기도 했다. 나름대로 깨끗하게 잘 찍은 것이긴 했지만 이렇다 할 특징은 찾아볼 수 없는 사진이었다. 패션 감각으로 셔터를 누르는 것이라고 호소다니는 생각했다. 언젠가는 개인전을 열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꿈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자네의 정말 나쁜 버릇이 뭔 줄 알아? 가장 중요한 것을 맨 나중에 이야기한다는 거야. 그 말을 빨리 했더라면 다른 답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문명의 이기에 너무 의존하면 인간성이 퇴보하고 말 거야."

조간신문에는 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었다. 구사나기 는 종이 팩에 든 우유를 스트로로 빨아들이면서 스포츠난을 살펴보았다. 그가 응원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9회 말에 역전패했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조간신문을 덮었다.

진저리를 치면서 쓰레기를 주워 들고 좁은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불을 늘 깔아 두는 통에 바닥에는 발 디딜 틈도 없다. 이래서는 애인이 생긴들 데려올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서글퍼졌다.

유가와는 유리 막대기를 가리켰다. 빨갛게 달아올라 빛을 내던 유리 막대기는 이윽고 스스로의 열에 녹아 버렸다. 그러자 전구의 불도 꺼졌다.

"마지막에는 자신을 파멸시키고 마는군."

"폴터가이스트는 독일말로 ‘시끄러운 영’이란 뜻이야. 가구 따위가 제멋대로 움직이고 방 전체가 마구 흔들리는 것은 영이 소란을 피우기 때문인데, 사실은 자네가 더 소란스러워."

"아주 좋아. 예상대로야. 조건이 잘 들어맞아. 낡은 건축 자재에다 집의 구조, 모든 게 이상적이야."

괴현상이 일어나기에,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물체에는 제각기 고유 진동수라는 게 있어. 어떤 물체에 가해진 힘의 진동수가 그것과 일치하는 경우 그 물체는 격렬하게 흔들리게 돼. 그것이 바로 공진 현상이지. 어떤 원인으로 이 맨홀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는 바람에 공진 현상이 일어났을 거야."

그 원인이란 지면에 어떤 힘이 가해지는 것이라고 유가와는 추리했다. 예를 들면 구덩이를 파는 것이라고.

식탁에는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반찬이 올라와 있었다. 세이코는 고기반찬을 잘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아서다. 미네무라 히데카즈가 담백한 백포도주를 가져온 것도 그녀의 그런 취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오키는 그의 그런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구석구석 신경을 써 주고 섬세하다. 기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지, 라는 건가. 그래서 신비주의 사건 담당 구사나기 형사가 불려 나온 게로군."

"자네가 마음에 걸리고 안 걸리고는 자유지만 나까지 끌어들이는 건 곤란해. 학생들의 말도 안 되는 리포트를 채점하느라 바쁜 몸이니까."

"자네에게 과학적인 진리라는 말을 들으면, 21세기에 희망을 걸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니 참 신기하기도 하지."

"예지몽이란 확률의 결과라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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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벽돌담이 저택의 주위를 빙 둘러 있지만 그걸 넘는 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남자는 차를 타고 왔다. 집에서 사용하는 경트럭이다. 짐칸에 오르니 가볍게 담에 발을 걸칠 수 있었다. 그렇게 안으로 뛰어내렸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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