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딸애도 말했겠지만, 지금은 그 신사도 글렀을 거야. 신이란 존재는 잊히면 나쁜 짓을 한다고 하니. 나도 매일 불단에서 조상님한테 절을 하고 있구먼.

남성: 하지만 마사루는… 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노인: 잘 생각해 보게. 자네도 주변에서 치켜세워주면 잘나지 않아도 그런 생각이 들 거 아닌가. 그거랑 똑같지. 다들 숭상하고, 두려워하고, 그러다 보면 신이 돼버리는 거야. 그러다 점점 잊히고. 신이건 부처님이건 귀신이건 잊히면 희미해지는 법이지. 그래서 잊힐 것 같으면 나쁜 짓을 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거야. 내 생각은 그래.

남성: 그렇습니까.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 하신 이야기는 전부 진짭니까?

노인: 무슨 뜻인가?

남성: 실은 저도 그 신사에 가봤습니다. 돌이 사라진 작은 사당도 제 눈으로 보았죠. 그 사당, 신사와 비슷할 정도로 상당히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나무를 짜서 만들었더군요. 제가 본 바로는 보이는 부분에 못도 쓰지 않았습니다. 신사 건물과 마찬가지죠. 도편수나 그쯤 되는 기술이 있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급하게 만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노인: 갑자기 뭔 소리람.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본들 나야 모르지. 부친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을 뿐이니까. 이제 됐나? 슬슬 밥 먹을 시간이구먼.

남성: 실례 많았습니다.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죽은 오자와 군을 찾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퍼뜨리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실종되었다고 하면 마음씨 착한 여러분은 열심히 읽어주시겠죠. 그렇지 않더라도 ●●●●●라고 지명을 숨기면 거기가 어딘지 추측하기 위해 계속 읽고 싶어지겠죠. SNS로 퍼뜨리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글쟁이로서, 독자를 조종하는 효과적인 정보 발신법을.

이야기 첫머리에 제가 썼던 ‘여러분이 협조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란 바로 여러분이 이 이야기를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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