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비춰볼 때 이렇게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나서 듣게 될 상대방의 반응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유형이다.

두 번째 유형은 자폐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기억 및 그 결과물을 활용하는 인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과연 인간답게 생존하고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공감, 마음이론과 같은 타인에 대한 이해, 소통 등의 중요성은 사회생활의 필요성이 없이 개별적인 인지 기능만이 강조되며 개발되고 있는 지금의 인공지능보다 사람의 뇌가 발휘하는 자연지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뇌는 매우 오래전에 단순한 세포에서 매우 복잡한 장기로 진화했는데, 진화의 과정에서 방향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어떻게 하면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이다.

절차적 학습과 기억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처럼 잦은 빈도로 해마를 비롯한 내측측두엽의 영역들을 사용한다면 기억의 노화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열심히 학습하고 기억하는 일을 나이가 들더라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뇌를 계속 쓰는 것이 학습과 기억의 노화를 더디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학습해야 할 정보는 종류가 다양하므로 우리 뇌에는 종류별로 학습 및 기억을 관장하는 시스템이 따로 있다. 뇌세포들은 서로 긴밀하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적 네트워크 혹은 신경망을 이루는데, 이 신경망의 위치와 기능 역시 학습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이세돌을 이겼던 알파고 역시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을 쓰면서 이세돌을 상대했다. 컴퓨터는 이세돌처럼 바둑을 두러 집에서 대국장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대국이 끝나고 집에 갈 필요도 없다. 이동할 필요도 없고 잠을 잘 필요도 없고 오로지 바둑이라는 게임만을 위해 그 엄청난 자원을 쓴 알파고를 상대로 1.5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를 가진 인간의 뇌 하나가 홀로 그토록 선전했다는 것 자체를 오히려 경이롭게 여겨야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와 마들렌 과자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건은 바로 일화기억의 전형적인 인출 형태 중 하나이다.

우리 뇌에 다양한 기억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그 진정한 출발점은 해마 연구였다. 해마는 우리가 매일매일 평생 겪는 일을 차곡차곡 기록하고 저장한다. 사건을 기억하고, 길을 기억하고, 이러한 기억을 토대로 의사결정에도 관여한다. 해마의 작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면 뇌의 학습과 기억의 미스터리가 풀릴 것이며, 뇌 지능의 정수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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