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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지음, 박선령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눈은 세상에 대한 정확한 시야를 제공하지 못하고,
기억은 세상을 정확히 기록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p 9
예전부터 심리학에 대해 막연한 환상과 흥미를 가지고있기는 했는데, 기회가 생겨서 이 책을 펼쳤을 때 위 문장이 눈에 바로 들어왔다. '기억은 세상을 정확히 기록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이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역시나 나에게는 감성적인 쪽으로 해석되었다. 친구들이나 책모임을 하는 후배들과 종종 하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에 그 음악을 들은 장소나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 나는 평소 여행을 같이 가는 친구가 정해져 있는 편인데, 첫 여행 이후로 우리는 꼭 음악 목록을 추려 떠난다. 아직도 yooers의 11min을 들으면 제주도 함덕 서우봉 해번이, 바닐라 어쿠스틱의 사이다를 들으면 여행 첫날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카페가 떠오른다. 그 때 제주도는 장마 기간이라 날씨가 퍽 궂은 편이었지만, 우리 기억 속 제주도는 아주 아름답다. 고로 인간의 기억이란 세상을 정확하게 기록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말.
평소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은 집중을 잘 하지 못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소개글 그대로 기발한 심리 실험을 예시로 들어놓아서 이게 뭘까 싶은 마음으로 쭉 읽어나간 것 같다.
인지 부조화는 불쾌한 감정에 속한다. 우리는 가려운 데를 긁는 것처럼, 이 불협화음을 없애야 한다는 욕구를 느낀다. 어떻게 하면 본인의 신념과 행동 사이의 모순을 없앨 수 있을까? 방법은 단순하다. 자신의 신념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이치에 맞을 때까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면 된다.
p 80
어려운 말이긴 하지만 (지금도 이해를 다 하지는 못 함) 인지 부조화는 일상 속에서도 많이 겪게 된다. 이를테면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내가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해야 조직에서 인정을 받는 일들. 나의 신념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상사에게 내키지는 않지만 웃어보이는 경우. 물론 이런 경우에 신념을 바꾸는 것은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대신, 다른 길로 돌아가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처음에는 마냥 웃으며 상황을 넘겼다면, 분위기를 보아서 한 마디쯤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치에 맞을 때까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면 된다, 라는 말이 이상하게 위로처럼 느껴졌다. 나이를 먹으면서 어릴 때 했던 행동이나 말을 떠올리며 이불을 차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내성이 많이 생겨서 이불을 차기보다 다시는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곤 한다. 그래서 전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저 말이 더 위로가 되었다. 심리학 도서에서 위로를 받을 줄이야. 그것도 심리 실험에 대해 줄줄이 늘어놓은 책에서 말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