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동의보감 1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표만석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가장 공감하는 문장 중에 하나가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아무리 젊고 예뻐도, 아무리 가진 것이 많다고 해도 건강을 잃어버리면 그 나머지가  소용없게 된다는 의미의 말.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게되니 이 말에 정말 뼈 속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깊이 공감을 하면서도 막상 건강을 챙기는 일에는 매 순간 소홀하게 되는 것 같다. 머리와 가슴에선 그 중요성을 충분히 새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현실에선 까먹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아무리 반성을 해도 모자랄 일이다. 

 동의보감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의학서이다. 물론 그 내용을 하나하나 알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2009년, 또 하나의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바로 우리의 의학서인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에 선정된 것이다. 이는 의학서적으로는 최초가 된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이 책은 이 경사스러운 일을 기념하기 위해  KBS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낸 것이다. 다큐를 방송에서 보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워낙에 비몽사몽이었기에 그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책으로 보게 된다면 좀 더 자세히, 차분히 볼 수 있을까 싶은 기대를 갖고 보게 되었다. 

 『동의보감』은 선조 30년(1597) 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 허준(1546∼1615) 선생이 선조의 명을 받아 중국과 우리나라의 의학서적을 하나로 모아 편집에 착수하여 광해군 3년(1611)에 완성하고 광해군 5년(1613)에 간행한 의학서적이다. 이는 총 25권 25책으로 목활자로 발행하였다.              - 출처 : 문화재청 사이트 - 

 
 사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동의보감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누가 썼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그럼에도 정말 놀라웠던 것은 아직까지도 동의보감 25권 전권을 한글로 풀어낸 책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어린아이도 이처럼 놀라지는 않았으리라.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책 속에서는 동의보감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방을 통해서  병을 치료해 하고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가 나오기도 하고, 동의보감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조금씩 소개가 되어있기도 하다. 책 속에서도 ’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처럼 양방에서 이미 죽음을 선고 받았던 사람들이 한방에 의해서 병의 진행을 늦추고, 조금씩 치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정말 신기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방이 기적을 일으키는 의학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효과를 100%로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줘야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좀 이상하다 싶은 점이 하나 있었다. 양방에선 혹은 한방에선, 왜그리 자신들의 의견만을  고집하려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가.  다른나라의 경우 피튀기는 싸움까지 부르는 종교적인 갈등도 없는 나라이거늘. 이상하게도 의학이란 분야에선 양보가 좀처럼 힘든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이해와 양보의  교류가 아주 끊겨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니만큼 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 치료법을 서로 나누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방을 공부하시는분이 MRI같은 의료기기를 이용하거나, 양방을 공부하시는 분이 침이나 뜸과 같은 한의학에 대해서 연구를 하신다거나 하는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선 이와같은 교류가 정말 반갑지 않을까?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의학만을 지키지 않고, 환자를 위해서,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 의사분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약간은 난이도가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의학관련 도서였기에 소설책 읽듯이 빨리 읽어나갈 수는 없을테니까. 
그런데 정말이지 소설책을 읽는 속도와 비슷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는 즐거움 또한 여느 재미있는 소설책 못지 않았고. 
다양한 사례와 쉬운 설명으로 책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고, 유용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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