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거함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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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로 의외의 주제였다. 보통 청소년 도서를 보면 우울하다. 자살에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기에 왜 청소년 도서는 주제가 저럴까 생각이 많았다. 물론 자살이라는 내용이 없진 않다. 그렇지만 많은 내용 중 하나일 뿐 메인 주제가 아니었다.

나의 감정을 수거할 수 있는 상자가 있다면 어떨까? 그 수거함에는 어떤 감정들이 쌓여갈까? 분명 좋은 감정들이 쌓이진 않을 것이다. 슬픔, 고통, 괴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버리는 수거함이 있다면. 그런 주제로 이 소설은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인 잎새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에 부쳐하는 아이다. 가정환경도 그러했고 교우관계도 그러했다. 그런 와중에 마음 수거함을 만난다. 마음 수거함에서 만나는 새로운 세계에서도 그 애는 쉽게 나아가지 못한다. 마음속에 늘 불안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했기에 선뜻 나아가지 못한다.

그렇게 한 걸음 성장해 가는 소설이다. 재미있었다.

"어제 잎새에게도 설명했다시피 여기는 이 세계야. 너희가넘어온 곳은 그 세계고. 이 세계는 그 세계가 멸망하는 것을막기 위해 만들어졌어. 그래서 그 세계로 마음 수거함을 보내고 있지. 마음 분류기는 마음 수거함이 거둔 마음들을 감정하고 분류하고 정제하는 기계야. 내가 일하는 공장에서 운영하는 기계가 바로 그거지."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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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 양장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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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책은 모두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에세이를 좋아한다. 에세이는 재발행된 책까지 모두 찾아보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1권도 마찬가지지만 읽고 난 후 한 페이지만 펼쳐도 그전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뭘 읽었는지 모르게 만드는 마성의 책이라 할까? 당연하게도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내가 뭘 읽었는지 모르겠다. 작곡가도 눈에 읽지 않은데 오케스트라까지 누군지 알턱이 없다. 음이 가볍고 무겁다는 의미도 잘 모르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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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끝에 있는 상담소 - 우리 모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지연 지음 / 보아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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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처음 봤을 땐 소설로 생각했다. 요즘 자주 보이는 소설의 작명과 비슷하기에 그렇게 생각했다.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것은 소설이라 칭했으나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심리 상담 책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제목은 평범한 소설인 것처럼 보이게 했으니 제목을 보고 소설이 연상되지 않는 미스매칭으로 제목을 만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하긴 [심리상담 수록집] 이렇게 지었으면 인기가 없었겠다 싶긴 하다. 그럼에도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작가도 제법 고민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책은 재미있다. 어려운 심리적 표현을 쓰지 않고 정제하여 누구나 쉽게 썼다. 다만 아쉬운 것은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묘사가 너무 부족하고 심리상담집이라 하기엔 너무 구성이 애매하다는 사실이었다. 소설이라면 좀 더 묘사가 들어가고 자연스러웠으면 한다.

"오늘 유진 선생님 말 들으면서 삶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 마음은 그 사람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거 같아요. 내담자들을 보면서 느끼거든요. 그 사람의 마음을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삶이 보여요. 마음이 망가지면 결국 삶이 망가질 수밖에 없어요. 뉴스에서도 매일 보잖아요. 마음이망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망가트리는지, 자신뿐만아니라 남의 삶도 망가트리구요. 그러니 유진 선생님 말처럼평생 마음관리 잘하고 사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또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구요. 세훈씨도 자신에게 가장좋은 선택을 하리라고 믿어요."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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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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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을 하는 이야기다. 요즘은 이런 책이 흔해서 소재만 보면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이 타임슬립의 목적이 단 하나라면 어떨까? 타임슬립이 가능하지만 단 하나를 위해서만 가능하다. 이 경우 당신의 선택은? 어떻게 보면 선택을 강요하는 이야기다. 좀 더 짓궂게 이야기하면 결말을 강요한다. 주인공도 결말을 강요받는다. 뭐 어쩌라고. 다른 선택에 대한 여지가 없다.

주인공인 나우도 그걸 안다.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의 내용이 나우의 꿈일 수도 있다. 과거는 바뀔 수 없다. 하지만 그 걸 바꾼다 생각했을 때 어떻게 될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과 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그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었다. 타임슬립을 하는 환상 소설일 수도 있고 평범한 소설일 수 있다. 그 중간 미묘한 위치에 이 소설이 서 있다.

참으로 미묘했다. 평범한 소재의 책인데 어떻게 보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저자는 어떤 의도였을까? 나우가 겪는 모든 일은 꿈일까? 아니면 어떤 절대자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었을까? 소설은 어느 정도 힌트를 준다. 지금 세상은 그분이 만든 세계다. 이렇게 바텐더는 계속 이야기를 한다. 그분이 만든 세계라고 하면 그럼 그분은 전지 전능한 신인가? 아니면 전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 신인가?

과거를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꿀 수 있을까? 그 하나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그러기에 사실 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과거를 바꾸는 기술은 나올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과거를 바꾸는 기술이 있다면 세상은 이렇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지만 미래를 가는 기술은 나오지 않을까? 난 과거를 바꾸기보다 더 나은 기술의 미래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이미 지나간 날들을 아쉬워하며 묶여 있거나, 아직 오지 않은미래를 두려워하며 걱정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요?"
바텐더가 셰이커 틴에 필터를 끼운 후 조심스레 뚜껑을 덮었다.
"아니면 양쪽 모두지요.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살지 않습니까. 결국 손님의 시간도 언제나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있을 뿐입니다."
희고 긴 손이 천천히 셰이커를 흔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없죠."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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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유희
이가라시 리쓰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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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일본의 사법 체계는 우리와 굉장히 비슷하다였다. 역시 많이 베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제법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형사사건 검찰의 승소율은 99.9%라고. 일본의 검찰은 이기는 싸움만 한다고. 그럼 거기에 부당하게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없을까? 이 책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찌 보면 사법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하겠다.

사법 시스템은 완벽하지 못하다. 그러기에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과연 그들은 구제받을 수 있을까? 저자는 등장인물 한 명의 말을 빌어 말한다. 판사는 신이 아니다. 그러기에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면 안 된다. 악질의 범죄자에게 무죄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무고한 피해자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게 된다. 그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다.

법정 용어가 현란하고 긴장을 주는 법정 스릴러 소설이었다. 과연 이 재판의 결과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결말마저 내 마음에 쏙 들었다면 만점을 줘도 손색이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결말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꼭 그렇게 끝을 내야 했을까 하는 씁쓸한 마음마저 들었다. 반전 소설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결말에 도달하게 되는 논리적 과정을 즐기는 책이기에 길게 책의 이야기를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신이라도 된 줄 아느냐고 아까 그랬지? 난 평범한 인간이야.
그래서 망설이는 거고.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려면, 확신에 가까운 심증을 형성해야 해. 입증은 거기에 다다르기 위해 필요한 사실과 논리의 축적이고, 길 안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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