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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 - 책 읽고, 놀고, 대학도 가고, 일석삼조 독서토론기
조원진.김양우 지음 / 삼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
별 다른 세상에 산다는 것. 그리고 별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별 다른 생각을 하고 별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떡 공장에서 떡을 찍어 내듯이 똑 같은 방식과, 똑 같은 생각과 똑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의 어릴 적 모습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공부가 하기 싫어서 도망가고 싶었던 모습. 닭장 같이 찌는 교실에서 졸음을 참느라 하루하루 전쟁을 벌여야 했던 그 나날들. 그렇게 살아온 우리가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똑 같은 삶을 살기를 강요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놀면서 대학을 간다고? 거짓말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어느 누가 고교시절 놀면서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말인가? 아 천재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축구 선수중 박주영 선수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천재는 가만히 있어도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천재가 아니라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가봐. 사람들이 나를 천재라고 하는데 이렇게 노력하는 천재가 있나요? 저는 그냥 경기를 즐겁게 즐길 뿐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프랑스에 있는 지금도 저는 같습니다. 다른 것이라고는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죠. 그런데 여기 책도 읽고, 놀면서 명문대학에 간 친구들이 있다. 과연 그들은 천재인가?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전국 수석을 차지한 한 친구에게 신문사에서 전국 수석을 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대 전국 수석을 차지한 친구가 하는 이야기가 저는 학교 교과 수업을 철저하게 했을 뿐입니다. 이럴 때는 그냥 하하하 웃어 주고 싶다. 요즘 시대에 이런 말이 웬 말이냐. 요즘은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뛰어난 재능의 유전 그리고 마지막에 엄마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예전엔 스스로의 노력으로 공부를 잘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원진, 양우, 종일, 은호, 준기 이렇게 다섯 친구가 모여 대학 논술도 준비할 겸 책 나눔도 가질 겸 해서 만든 모임이 노란잠수함이다. 참 모임 이름이 왜 노란잠수함이냐고? 그건 모임 이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진군과 양우군이 책장에 있는 비틀즈의 앨범 제목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 비틀즈를 안다는 것도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논술을 대비한 모임이 목적이었지만 그들이 모임 속에서 그들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점차 그들만의 책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지금 그들은 한국에서 제일간다는 SKY중 S대와 Y대에 재학 중이다. 누구나 선망할 법한 그런 곳에 가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했을까? 다 같이 모이기도 힘들었다는 그들의 말에 이 모임의 소중함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간다. 그들은 첫 번째 항해로 앨빈 토플러의 제 3물결부터 시작을 하고 열 다섯 번째인 마지막 모임에서는 길에서 만난 세상을 토론하게 된다. 제 3물결, 슬로 라이프, 오즈의 마법사, 동물농장, 서부전선 이상 없다, 선물, 경제 너머를 꿈꾸다,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앵무새 죽이기, 처절한 정원, 유일한 평전, 반자본주의 선언, 어둠의 저편, 대담, 국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길에서 만난 세상까지 책들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그들이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문학 소년의 시기. 그들은 윤오영의 양잠설을 비유하며 자신들이 처한 문소의 시기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문소의 시기는 청신하게 머리에 들어오고 독서를 많이 하는 시기이리라.(P65) 그렇다. 그들은 문소의 시기로써 그들의 포부는 부풀대로 부풀고 재주는 빛날 대로 빛날 시기인데 우리는 그들의 문소의 시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많은 아이들이 입시로 힘들어 한다. 그들에게 노란잠수함은 큰 돌파구가 되어 주지는 못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들만의 삶에 조그마한 추억이 되어 줄 것이다. 무엇이 목적인지 모르고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 하는 많이 친구들이 한번쯤은 읽어 보아야 할 그들만의 성장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