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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재미 - 수와 도형, 논리의 놀이터
박종하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수학의 재미
수학. 그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학창 시절 영어와 함께 용호상박을 이루면서 나의 머리를 박박 쥐어뜯게 했던 그 과목. 필수 과목임에도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나중에 이르러서는 숫자만 봐도 멀미를 해 버리게 만든 그 지긋지긋한 과목이 바로 수학이다. 그런데 그 수학이 대학시절과 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례 발목을 잡게 만든다. 전공과목인 역학부터 수학의 논리와 겹쳐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 뒤 늦은 후회이지만 그 시절 나는 왜 수학을 싫어하고 미워하기만 했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서 부모가 되고 보니 아이가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특히 영어는 물론이지만 수학도 잘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자녀가 있는 어느 부모라도 다 가지고 있을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하지만 오늘 아이의 수학 성적표는 말이 아니고, 부모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져만 간다. 그런데 이러한 수학의 본질적 문제점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책 표지에 있는 문구처럼, 수학은 계산의 도구가 아니라 생각의 도구라는 가장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묵과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성적에 대한 심한 압박감이 수학이라는 학문에 재미를 잃어버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아내는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 원장이다. 덕분에 초등학생들의 수학 문제집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문제 수준이 나의 초등학교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문명의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아이들에게 요구하게 되는 것도 많아지는 것 같다. 수학의 재미다라는 트렌드를 가지고 랜덤 하우스에서 책을 출판했다. 박종하, 송명진님의 독특한 수학의 철학을 여기서 엿 볼 수 있다. 수학을 재미없어 하는 딸아이를 위해서 아빠, 엄마가 머리를 맞대고 집필을 하였다고 한다. 수학을 전공한 두 분의 딸이 수학을 재미없어 한다니 이것이 웬 말이랴. 그리하여 야심차게 만든 책이 바로 수학의 재미이다.
일본 모 회사의 게임기가 우리나라를 휩쓸었다. 그런데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것은 재미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수학이라는 것에 재미를 좀 더하여 줄 수는 없을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학의 재미 책 속을 잠시 들여다보기로 하자.
이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나뉜다. 먼저 수와 도형, 그리고 생각의 도구, 수학의 즐거움, 논리와 직관으로 구성이 되며, 여러 가지 재미있는 수학 퍼즐과 문제들로 수학의 재미가 어떠한 것인지 가르쳐 준다. 마치 게임기를 가지고 게임을 하듯 한장 한장 풀어 나가는 재미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피타고라스, 데카르트, 피보나치 등 많은 수학자들이 즐기면서 만든 수학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음이 가장 좋았다.
파트 1에서는 그림과 숫자를 연계한 수학의 재미이다. 암기위주의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방식에서 벗어나 그림과 각종 도형으로 표현함으로써 이해에 재미를 더하여 준다.
파트 2에서는 수학에 적용된 많은 법칙과 원리가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묶음과 단위,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했던 동양 팔괘에 관한 설명, 숫자 카드 마술과 비둘기 집 원리 등을 통해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파트 3에서는 피보나치수열을 가지고 마술 같은 수학의 재미를 더하고, 숫자로 만들어진 숫자 피라미드는 평소에 지루하게 느껴졌던 수학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여준다.
파트 4에서는 직관의 오류와 참과 거짓에 대한 논리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 확률을 통한 여러 가지 논리적 수학의 재미가 실생활에서 굉장한 도움을 줄 수학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한권의 책으로 수학의 천재가 된다거나, 수학 성적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평생 꼬리처럼 따라다닐 지루한 수학에 대하여, 좀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고, 수학에 대한 열등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직 수학이라는 학문이 겁이 나고 머리를 복잡하게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수학의 재미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하여준 수학의 재미에 감사함을 느낀다. 작게는 초등학생부터 크게는 지루한 일상에 머리를 조금 써 보고 싶은 많은 어른들에게 랜덤 하우스의 수학의 재미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