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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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티스




"세상은 왜 이런 식이죠?" 자신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려고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많은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래 세상은 이런 식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 보다 냉정하고, 보는 것 보다 잔인한 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삶이다. 자신을 이해주지지 못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조용한 외침이다. 타리에이 베소스의 마티스는...




북유럽의 거장이며, 수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그리고 현대 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타리에이 베소스.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그의 이름이 이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마티스가 번역이 되어 출판이 되었다. 작가에게 따라 다니는 화려한 찬사들이 그의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지적장애인 주인공의 삶을 그린 작품이라 하여 더욱 관심이 가지게 된 책이다.




마티스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육체는 성숙한 성인의 모습으로 서른일곱의 나이지만, 그의 생각은 어린아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를 항상 보살피고 돌보아 주는 마흔 살의 올드미스 누나 헤게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예르겐 이라는 이름을 가진 벌목공과의 관계를 이야기 한다. 항상 자기만의 위해 살아 줄 것만 같았던 누나 헤게에게 새로운 삶의 목표인 동시에 연인이 예르겐의 등장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마티스에게 혼란을 주게 되고, 점점 복잡해지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마티스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




타리에이 베소스의 마티스는 세심한 인물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마티스를 중심으로 헤게, 예르겐, 안나와 잉게르 자매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 자아의 모습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하여 지는지 말하고 있다. 혼자만의 세상을 가진 마티스가 멧도요새를 만나고, 헤게와 마티스의 이름의 포플러 나무, 그리고 뱃사공 일을 통해 자신 내면의 모습을 여지없이 표현한다. 아이는 순수하다. 하지만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가 어린 아이다. 관심 받고 싶어 하고, 혼자만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모습의 마티스. 그런 이기적인 마티스가 누나의 일생을 휘저어 놓고, 구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서 무언가 변화되기를 꺼려한다. 폭풍우 치는 밤이 무섭게 느껴지듯, 고요하지 않는 인생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가끔 낯선 방문객이 삶의 모든 것을 뒤 흔들기도 한다. 내가 가진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그 방문객이 가져가듯이, 세상에는 어떤 것도 나의 것, 나의 소유는 없다.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 하고자 할 때, 욕심과 욕망이 생길 때 우리는 극단적인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결국엔 상상하지도 못 할 상황으로 내 몰리게 된다. 마치 손안에 잡지 못한 욕망을 가진 어린아이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사람은 첫 만남이 아주 중요하다. 그렇기에 처음 읽은 타리에이 베소스의 소설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도피처를 찾고 싶거나, 어린아이 같은 소유욕이 나를 감을 때 타리에이 베소스의 마티스가 생각이 날 것 같다. 세상은 왜 항상 이런 식인가에 대한 물음을 오늘도 수없이 하고 있는 나의 인생에 마티스는 좋은 친구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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