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는 누구를 사랑하지도, 누구로부터 사랑 받을 수도 없다.

자유에는 항상 피의 냄새가 수반된다. 그 까닭은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의 곁에 항상 이를방해하는 자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독재를 겪어보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억압과 폭정에 관한 역사를 케케묵은 것으로 간주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무릇 민주주의는 마치 어떤 선한 싹과 마찬가지로 매우 유약한 무엇이다. 그것은 라보에티의 비유를 도입하자면 세밀하게 보살피지 않을 경우, 금방 시들어버린다.

한마디로 인간은 얼마든지 어느 단체 혹은 어느 이데올로기에 의해 남용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간이 자발적으로 권력이나 단체에 복종하려는 성향에 대해항상 경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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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가니스탄인이 지은 최초의 영어소설. 매일 조금씩 읽다가 하루 그냥 밤새서 읽게 된 책! 덮기가 힘들었다ㅜㅜ

UN이 매년 측정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늘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아마 올해도 제일 밑바닥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솔직히 우리나라 순위도 잘 모르는데 다른 나라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상 현실을 체험하듯 이 나라를 여행하고 온 것 같아 관심이 간다.

그래서 막 짓기는 했지만..이 책을 6행시로 남겨봐야겠다.^^

‘아’ 름답고 리얼한 막장 스토리로
‘프’ 리덤(자유)의 가치를 상기시키고
‘가’ 슴 깊이 공감의 전율을 느끼게 하며
‘니’ 모를 찾아서를 보듯 모험과 가족애를 발견할 수 있고
‘스’ 스로 과연 내 삶은 떳떳한 지 반추해보게 하는
‘탄’ 탄하고 감동적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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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가인가보다. 비유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다.

네 아버지에 대해 묻더구나. 네 아버지 소식을 전해주자 하산이 얼굴을 손에 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날 밤 내내 하산은 어린애처럼 울었다.

알리의 무표정한 얼굴을 떠올려보려고 했다. 정말로 그의 평온한 눈을 그려보려 했지만 시간은 탐욕스럽게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때로 시간은, 저 혼자서 모든 세세한 사항들을 훔쳐가버린다.

"왜요? 제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어요? 서른여덟 살을 먹고 난이제야 비로소 내 삶이 모두 빌어먹을 엄청난 거짓말이었다는것을 알았는데요. 무슨 말로 이 상황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하나도 없다고요."

라힘 칸이 밝힌 사실 때문에 상황이완전히 바뀌었다. 1975년 겨울보다 훨씬 전인, 노래하던 하자라유모가 내게 젖을 먹여주던 그때부터 내 모든 삶이 거짓말과 배신, 비밀의 순환이었음이 드러났다.
"다시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라고 그가 말했었다. 그 순환을 끊어버릴 방법.

"저게 진짜 아프가니스탄이에요, 선생님. 저게 내가 알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라고요. 당신요? 이곳에서 당신은 항상 관광객이었어요. 당신이 그것을 몰랐을 뿐이죠."

그날 아침 일찍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나는 26년 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일을 했다. 매트리스 밑에 구겨진 돈을 한 움큼 집어넣어둔 것이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늙은 귀신은 어떻게 됐지?" -눈 사이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다리가 차가워지면서 마비가 되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각자에게 합당한 대가를 치른 거라고만말해둡시다."

내가 알고 있었다는 그 동안의 네 추측이 옳았다. 나는 알고있었다. 그 일이 일어난 직후에 하산이 나한테 이야기를 해주었다. 너는 잘못을 저질렀다, 아미르 잔. 그러나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너도 어렸다는 것을 잊지 마라. 불안한 어린아이였다.

사실은 속죄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죄책감 때문에 선에 이르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속죄일것이다, 아미르 잔,

그의 몸을 끌어당겨 꼭 안고서 세상이 너에게 가혹하게 대한것이지 네가 세상에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머리가 들어올려졌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너를 위해서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해주마."
나는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소랍이 조용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틀린 말이다. 조용함은평화와 평온함을 의미한다. 조용함이란 삶에 대한 볼륨 스위치를 줄이는 것이다.
침묵은 버튼을 눌러서 삶을 완전히 꺼버리는 것이다.
소랍의 침묵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자진해서 지키는 침묵이나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주장을 나타내려는 항의자들의 침묵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두운 곳에 숨어서 온몸을 어둠으로 돌돌 감고 있는 사람의 침묵이었다.

소랍의 방문을 닫으면서 용서라는 것이 그런 식으로 싹트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다음 한밤중에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닐까?

하산의 아들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아메리카로 데려온 것이다. 그를 확실성의 혼란으로부터 들어올려서 불확실성의 혼란속에 떨어뜨렸다.

내가 오마르 파이살 변호사를 만날 때까지만 해도 소랍의 눈에서 실낱같은 희망의 빛이 수줍은 손님처럼 자리 잡기 시작했었다. 이제는 그 빛이 사라져버렸다. 손님이 도망쳐버렸다. 언제쯤 그 빛이 되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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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다는 연인이 오길 기다리면서 지새는 별빛 하나 없는 밤을 의미했다. 소라야 타헤리를 만난 후 내게는 매일 밤이 옐다가 되었다.

소라야. 공주 같은 내 보물. 옐다다음 날 뜨는 아침 해 같은 그녀

코란 구절이 방 안에 울려 퍼지고 있을 때 바바가 발루치스탄에서 검은 곰과 씨름을 했다는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바바는평생 동안 곰들과 씨름했다. 젊어서 아내를 잃고 혼자 아들을 키웠고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왔다. 가난과 모욕을 경험했고 결국에는 도저히 자기 힘으로는 물리칠 수 없는 곰을 만났다. 그러나그때에도 그는 자기가 원하는 조건을 내세우며 져주었다.

잠든 소라야 옆에 누워 있으면 바람결에 미닫이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와 마당에서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때면 소라야의 자궁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 공허함은 살아 숨 쉬는 생물 같았다. 그 공허함이 우리의 결혼생활 속으로, 우리의 웃음 속으로, 우리가 나누는 사랑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밤늦게 어두운 방에서 공허함이 소라야에게서 떠올라 우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자는 것 같았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처럼.

"오너라, 다시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그의 끝없는 검은 눈, 그것이 우리 사이에 무언의 비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했던가. 지금은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게 되었다. 지나간 시절 내내 내 의심이 옳았다. 그가 아세프와 연, 돈과 번개 모양의 바늘이 달린 시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 줄곧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전염병을 피하듯이 상투적인 표현을 피하라." 시 있다.
그런 다음 그는 자기가 한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학생들도 선생님과 함께 웃었지만 나는 상투적인 표현이 부당하게 매도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다. 상투적인 표현이너무나 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투적인 표현이들어간 말은 상투적인 표현이라는 그 말의 본질 때문에 그 정확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방 안의 코끼리(무시할 수 없는 현실)‘ 라는 표현을 예로 들어보자. 라힘 칸과의 재회 첫 순간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할 말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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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미국이 과거를 묻을 수 있는 곳이었다.
바바에게 미국은, 과거를 애도해야 하는 곳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러시아군이 쳐들어오기 훨씬 전에, 마을이 소각되고 학교가 파괴되기 훨씬 전에, 죽음의 씨앗처럼 지뢰가 설치되고 아이들이 돌무덤에 묻히기 훨씬 전에, 카불은 이미 내게유령의 도시가 되었다. 카불은 언청이 귀신들의 도시였다.

미국은 달랐다. 미국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은 채 노호하며 흐르는 강과 같았다. 이 강물에 들어가서 내 죄를 바닥에 떨어뜨려버리고 강물을 따라 먼 곳으로 실려갈 수 있었다. 유령도, 추억도, 죄도 없는 곳으로. 그 때문에 나는 미국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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