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새로운 체제에서 맡아야 할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통해 적극적인 자유를 더 많이 얻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개인은 그에게 안전감과 소속감을 주었던 관계에서도 해방된다. 그는이제 인간이 중심이었던 폐쇄된 세계에서 살지 않는다. 세계는 무한해진 동시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폐쇄된 세계에서그가 차지했던 고정된 자리를 잃고, 그에 따라 자신의 삶의 의미에대한 해답도 잃어버린다. 그 결과 자기 자신과 삶의 목적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힌다. 강력하고 초인간적인 자본과 시장이 그를 위협한다. 이제 모든 사람이 잠재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는 적대적이고 소원해졌다.

‘양심‘이란 인간이 스스로 자기 마음속에 앉혀놓은 노예 감독에 불과하다. 양심은 인간이 자신의 것이라 믿는소망이나 목표에 따라 행동하도록 몰아세우지만, 사실 그 소망이나목표는 외부의 사회적 요구가 내면화한 것이다.

사람은 가학적이거나 피학적인 어느 한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생 관계의 능동적인 쪽과 수동적인 쪽 사이를 진자처럼 끊임없이 오가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순간에 어느 쪽이 작용하는지를 알아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어느 경우에나 개성과 자유는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권위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공공연한 권위 대신 ‘익명의 권위가 지배한다. 그것은 상식과 과학, 정신 건강, 정상성, 여론 등으로 가장하고 있다. 그것은 자명하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부드러운 설득 외에는 어떤 압력도 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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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기술적 조숙과 감정적 퇴보 사이의 괴리로 말미암아 자신을 파괴할 위기에 놓인 인류는 그 위기에서 어떻게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우리의 사회생활에서 가장 본질적인 사실들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인식은 우리가돌이킬 수 없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것을 막아주고, 객관성과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조금이나마 높여준다.

하지만 이 중대한 순간, 조금만 통찰력-객관성을 강화하면 인류의 생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이유 때문에 과학적이고 역동적인 사회심리학의 발달이 매우 중요하다.

주제를 간단히 요약하면, 근대인은 개인에게 안전을 보장해주는동시에 개인을 속박하던 전(前) 개인주의 사회의 굴레에서는 자유로워졌지만, 개인적 자아의 실현, 즉 개인의 지적·감정적 감각적 잠재력의 표현이라는 적극적 의미에서의 자유는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

우리가 자유의 인간적 측면, 복종에 대한 동경, 권력에 대한 욕망을 고찰할 때 제기되는 두드러진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경험으로서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에 대한 갈망은 인간 본성에 고유한 것인가? 그 갈망은 인간이 살고 있는 문화와는 관계없이 누구나똑같이 경험하는 것인가, 아니면 특정한 사회에서 도달한 개인주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자유는 외부의 압박이 없는 것만을 의미하는가, 또는 무언가의 ‘존재‘도 의미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존재‘는 무엇인가? 사회에서 자유를 갈망하게 만드는 사회적·경제적 요인들은 무엇인가? 등

사회는 개인을 억압하는 기능만이 아니라 물론 그 기능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창조적인 기능도 갖고 있다. 인간의 본성, 열정과 불안은 문화적 산물이다. 사실 인간 자체가 인류의 부단한 노력이 낳은가장 중요한 창조물이자 성취이고, 그 기록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어딘가에 ‘소속‘ 하고자 하는 욕구를 그토록 강력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주관적인 자의식, 다시 말하면 인간이 자신을 자연이나 타인과는 다른 별개의 실체로 의식하는 사고 능력이다.

그는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으면, 그의 삶이 어떤 의미와 방향도 갖지 않으면, 자신이 한낱 티끌처럼 느껴질 것이고, 개인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느낌에 압도당하고 말 것이다. 그의 삶에 의미와 방향을 줄 어떤 체제와도 자신을 결부시킬 수없을 것이고, 의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 의심은 결국 그의 행동 능력, 즉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마비시킬 것이다.

이 책의 주요 주제는 인간이 타인이나 자연과의 원초적 일체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자유를 얻으면 얻을수록, 인간이 ‘개인‘이 되면 될수록, 자발적인 사랑과 생산적인 일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결합시키거나 아니면 자신의 자유와 개체적자아의 본래 모습을 파괴하는 끈으로 세계와 자신을 묶어서 일종의 안전보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개체화 과정 전체가 의존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상황이 방금 말한 의미에서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지 못하면,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그때까지 그들에게 안도감을 주었던 기본적인 관계를 단절당하면, 이 불균형 때문에 자유는 견딜 수 없는 부담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자유는 의심과동일해지고, 의미와 방향을 잃은 삶과 동일해진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이나 세계와의 관계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더라도 불안을 없애주겠다고 약속하면, 자유에서 벗어나 그 관계 속으로 도피하거나 복종으로 도피하려는 강력한 경향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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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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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호세이니의 데뷔 작품 ‘연을 쫓는 아이’의 여성 버젼.

처음에 두 책을 동시에 빌리려다가 데뷔작부터 일단 보고 결정하겠다며 돌려놨는데.. 이 책의 존재를 그 사이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뭔가 ‘연을 쫓는 아이’처럼 아주 재밌는 소설이 읽고 싶어요~한 순간 다시 발견하게 된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5!!
난 호세이니 작품을 늦게 만났지만 지금이라도 만나게 된 게 참 고마울 따름이다.
평소 새벽까지 영화보다 잠드는 걸 좋아하는 데 이런 나의 취향도 날이 새도록 독서에 빠지게 바꾼데엔 그의 완벽한 이야기꾼 재능이 일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여성들의 삶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재조명하고 감동적인 휴머니즘을 담아낸 도서.
읽다보면 가슴이 참 아리면서 ‘이건 허구야~’하며 그냥 지나치려해도 워낙 박진감 넘치고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상상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처절한 모습을 그려냈지만 그 안에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인간의 선악과 사랑, 사회의 힘 등을 잘 융합한 점이 훌륭하다.

한번쯤 꼭 만나보길 추천하는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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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10 0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아이 (연을 쫓는아이)를 작년에 만나고 너무 감격했습니다. 나머지 두권의 책도 구입하고 아껴두었습니다. 너무 좋을 것 같아서.....

Dubussy 2021-01-10 12:08   좋아요 1 | URL
맞아요..저도 세번째 책은 아껴놨다 보려고요ㅎㅎ연아이 못지않게 분명 좋아하실거에요^^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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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더 된 책이지만, 술술 읽다보면 힐링된다.
주옥같은 표현도 많고 자존감을 덩달아 높여주는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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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는 나이 드는 것이 정말 하나도 두렵지않다는 말인가? 그럴 리가 있나. 나도 사람인데. 내가 정말로 무섭고 두려워하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후지게 나이 먹는 것이다.
내가 절대로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지 하는 모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왕년에는‘을 말머리 삼아 옛날 이야기를 하고또 하는 사람, 자기 생각과 경험이 세상 전부이고 진리라고 믿는 사람이다.

또 하나는 자기 손에 있는 것을 쥐고만 있는 시람이다. 나이 들수록 움켜쥐고 베풀지 못하는 사람은 추하고 초라하여 딱해보인다. 명색이 구호팀장이었는데, 그렇게 나이 들면 절대로 안 된다. 그래서 난 주자학파가 될 생각이다. 내가 가진 경험이든 돈이든 시간이든 에너지든 기꺼이, 아낌없이 나눠 주자‘는 주자학파! 내가 생각해도 멋진 이름이다. 이 일을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지는 좀더 고민해볼 작정이다.

나는 인생은 상대평가에 의한 선발고사가 아니라 절대평가에 따른 자격고사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선발고사란 무엇인가. 아무리 열심히 실력을 갈고닦으며 노력해도 한 사람만 자기보다 잘하는사람이 나타나면 떨어지고 마는 경쟁 구조의 시험이다. 인생에서의성공이 이런 거라면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은 몇몇 뛰어난 사람들에게 늘 패배할 수밖에 없다.
반면 절대평가에 따른 자격 고사는 어느 수준만 해내면 누구든통과다. 이 자격고사는 인생을 진지하게 살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누구나 합격이고 그러므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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