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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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마존 올해의 책, 2014년 세뮤얼존슨 논픽션상, 코스타 문학상 ,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 이 책은 노래다, 도저히 읽기를 멈출 수 없다. 지난 10년간 읽은 책 중 최고의 명문장들이 담겨 있다(타임즈)....


인정한다. 이런 말에 내가 현혹되었다는 것을. 물론 이런 말에 내가 무심히 저항 했다고 한들 다음과 같은 말들에는 필연적으로 무너졌을 것이다. " 야생 참매를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뎌가는 과정을 솔직한 언어로 그려낸 화제작 " 이며 " 인간과 자연, 생명과 죽음, 애도와 치유가 어루어진 현재 진행형의 고전" 이라는 것 말이다. 오오오~어디 그것뿐이랴? 이것도 있다. " 이 책은 분명 자연을 이야기하는 책들의 절대 고전이 될 것이다." 라던지 " 자연에 대한 글쓰기와 개인적인 회상, 문학적 초상, 그리고 상실의 아픔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게 녹아들어 있다. 그 모든 부분이 탁월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라고...


그러니까 , 종합해 보자면,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을 동물과 함께 살면서 치유한다는 줄거리라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도 내가 딱 좋아할 수밖엔 없는 이야기일거라는 감이 왔다. 죽음에 동물에 치유라니...내가 선호하는 소재가 아닌가? 그것이 한 작품안에 줄줄이 담겨 있다는 말인데 어떻게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거기에 표지는 또 얼마나 근사해 보이던지...책이 오기까지 이런 저런 상상을 해대면서 과연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인가 설레였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좋은 책이라고 하면 분명 그에 합당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말이다.


흐미... 그런데 책을 받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한가지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봉착했으니...책이 너무 재미없어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겠는 것이다. 정말로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기에...이벤트 도서로 받은 책이기에 리뷰를 쓰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사명감이 아니라도, 잡기만 하면 어찌나 졸던지 나중에는 오기가 생길 정도였다. 내 반드시 읽고 말리라 하는... 결국 오기에 반발심에 혹시나 하는 기대에--나중에는 감동 비스드르함 것을 선사할지도 모른다는, 내지는 끝에 가서는 기적처럼 재밌어질지도 모른다는-- 내가 갖고 있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끌어모아다 읽어내긴 했는데, 읽는 내내 끔찍했다. 법서를 읽을때도 이보다는 재밌었다. 이보다는 덜 끔찍했고. 그리고 내 기억에 의하면 이보다는 더 , 훨씬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뭔가 알찬 것을 얻었다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보람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아마도 이 책은 내 취향의 책이 아닌 모양이다. 나는 이렇게 감상에 절은 , 별 줄거리 없이 하염없이 묘사만 해대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것도 우울하기 짝이 없는 톤으로 읆어대는데 두서너 문장만 읽어도 졸음이 오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방황하던 저자가 어렸을적부터 관심을 가져오던 참매를 구해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 상실의 아픔을 치유해간다는, 취지는 알겠다. 작가도 그것만으로는 별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는지 자신과 같은 처지의 과거의 작가를 찾아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풀어내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나오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매력이 없는지...나 잠이라면 충분하다 못해 넘치도록 자는데도 졸음이 왔다. 무언가 관심이 생길만한 문장이 나오면 내가 번쩍하고 눈을 떴으련만, 도무지 감겨진 눈이 떠질 생각을 않더라. 하여 필사적인 의지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을 것이 뻔한 이 책, 왜 이다지도 평이 좋은지 나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아마도 내가 보통 사람들과 취향이나 안목이 달라서 그런 것이겠지...라고 자조하면서도 씁쓸하다. 나도 이 책 좋다고 같이 거품을 물고 싶었었는데, 어떻게 그거 하나 딱딱 맞추지 못하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참 나...동물을 다룬 책인데도 내가 호감을 표할 길이 없다니. 내 살다 살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 최고의 명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내가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 저자의 표현력이 좋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서도, 그것이 심금을 울리냐는 문제라면 전혀 아니올시다여서 도대체 뭐가 명문장이라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아버지를 잃은 애도 부분에 관해서는, 이 정도 가지고 뭘...나는 더한 것도 겪었고 봤고 들었다. 길들이기 힘들다는 참매는, 뭐, 책 하나를 다 읽고 났는데도 참매에 대한 매력을 알지 못하겠으니,  동물 하나하나를 개인적으로 들여다 봤을때 매력을 못찾을만한 개체는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저자의 잘못이 크지 싶다. 거기에 저자 본인이 자신은 비주류라고 한탄하던데, 그것만큼 나와 닮은 부분도 없는데도 결국 그녀에게 공감이나 연대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해석하는 것들에서도 참신함이나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이 책을 덮고나니 놀라움만 남았다.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 어디가 재밌다는 것인데요? 진짜로 재밌다고 느끼셨나요? 라고 하나하나 붙잡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졸지 않고 완독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겠구만, 앞에 나온 찬사들은 과연 뭐란 말인가 싶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확실히 난 어딘가 이상한 것은 아닐까, 저의기 걱정스럽다. 중간은 아니라도 평균치 근처 어디쯤이라고 내내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아마도 내가 어디쯤 있는지는 난 평생 알길이 없겠지? 이래저래 심난한 독서였다.


추신--맘 같아서 비추천작으로 넣고 싶지만, 애매작으로 넣습니다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것 외엔 문장이나 표현력이 엉망이라고 할만한 책은 아니었거든요. 저와 취향이 다르신 분들은 어쩜 굉장히 좋아하실지도. 하니 평소 저와 취향이 다르셨던 분들은 기뻐해 주시길. 당신에게 딱 맞는 책이 나왔답니다. 다만, 불면증에 매우 효과가 좋을지도 모른다는 건 제가 드린 팁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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