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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모토키 마사히로 외, 타키타 요지로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첼리스트 다이고는 갑작스런 악단의 해체로 백수가 된다. 자신의 재능으로는 더이상의 음악은 무리라고 판단한 그는 막막한 마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새로운 직업을 찾던 중 그는 우연히 신문에서 고액의 연봉을 준다는 광고를 발견하게 된다.나이 무관, 신입 환영, 일하는 시간 널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다 여행사라는 말에 그는 기대를 안고 면접을 보러 간다. 사장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합격을 외치고, 그가 가지고 간 이력서에는 곁눈질도 하지 않는다. 공채 1기라면서 마구 마구 띄워주는 사장과 직원, 다이고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불안해진다.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사장은 그에게 돈을 쥐어 주면서 괜찮을 거라고 그를 다독이는데, 과연 그는 이 직장에 적응할 수 있을까? 과연 어떤 직장이길래 날고 긴다는 사람도 구직하기가 어렵다는 지금, 이렇게 덥썩 그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일까? 궁금해할 사이도 없이 그는 첫번째 일에 나서게 되는데...
납관이라는 생소한 일본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던 영화다. 납관이란 시신을 관에 모시기 이전에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인을 마지막으로 닦아주고 옷을 입혀주며 인사를 하게 해주는 일본 특유의 장례 절차. 처음엔 다이고와 마찬가지로 왜 이런게 필요할까 싶었는데, 그 절차의 과정을 지켜보니 이해가 갔다. 인사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다보니, 마지막 배웅을 허술하게 넘길리는 없었던 것이다. 평생 시체나 장례를 본 적 없다고 질색하던 다이고 역시 사장이 정성스럽게 고인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유족들이 위로를 받는다는것과, 그것이 망자를 존중하는 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다. 그런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보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로, 그걸 설명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일본영화인만큼 말도 별로 없고, 사건들도 등장인물들도 별로 없는데, 설득하는 면에서는 군더더기 없다. 이런걸 경제적이라고 해야 하나? 느긋한듯 보이지만 실은 낭비되는 장면이 하나도 없이 주제를 향해 달려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 절제력은 우리나라 연출가들도 배우면 좋을 듯...감동적인 수작으로, 인생에 대해 생각할 거릴 준다는 점에서 매우 괜찮은 영화였다.